[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요한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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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21/사순 제4주간 화요일/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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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복음 5장 1-16절
“건강해지고 싶으냐?”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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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카의 은총
유다인들의 축제는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 구원 사건을 기념하는 파스카 축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눈먼 이, 다리 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 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여전히 “많이 누워” 있기에 파스카 축제는 아직 완전하지 않습니다. 눈먼 이는 약속된 땅을 바라보지 않는 이들, 다리 저는 이는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이들,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는 삶이 피폐한 이들을 말합니다.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은 40년이 걸린 파스카를 경험하지 못한 채, 고통을 하소연하면서도, 그 고통에 익숙해진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건강해지고 싶으냐?” 물으시고,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과거의 고통에 매어 있지 말라는 겁니다. “네 들것을 들어라.” 어두웠던 과거가 주님의 은총으로 변화되었음을 항상 기억하라는 겁니다. “걸어가거라.” 은총의 힘으로 하느님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라는 겁니다. 주님께서는 파스카 신비를 완수하러 오셨습니다. 그분께서 이루신 파스카의 은총이 우리를 새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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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재 미카엘 신부(부산대교구)
생활성서 2023년 3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