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서 부침개 부칠 건데 올래?”
아저씨 옷 구매를 장순자 선생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하셨고, 그에 관한 의논을 통화로 함께 하던 중에 장순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저씨께선 좋다고 하시며 점심을 조금만 드시겠다고 하셨다. 옷은 목요일에 함께 사러 가기로 했다.
아저씨와 함께 장순자 선생님 댁으로 향했다.
“맥주 마실까?”
“아저씨 맥주 한 잔 하시고 싶으세요?”
“응”
아저씨께서 맥주 한 잔 하시고 싶다고 하셨다. 초대 받아 가시는 만큼 빈 손 보단 뭐라도 사서 가시는 게 어떤지 여쭸고, 아저씨께서는 맥주를 사 가신다고 하셨다. 장순자 선생님도 맥주를 좋아하시니 딱 좋은 선물인 것 같았다.
장순자 선생님 댁에 가는 길, 부침개 부치는 냄새가 아파트 단지 내에 은은하게 퍼졌다. 왜 그런가 했더니 선생님께서는 문을 활짝 열어두고 전을 부치고 계셨다.
“안녕하세유~!”
아저씨께서 구입하신 맥주를 손에 들고 인사하셨다. 선생님 댁에는 세 분이 더 계셨다. 전 부치는 날이기에 이 곳 저 곳에서 모이신 것 같았다.
“여기는 예전에 노래교실 다녔는데 지금은 안 다녀 그리고 여기는...”
장순자 선생님께서 그 곳에 계신 분들을 아저씨께 소개해 주셨다.
“여기는 내가 노래교실에서 좋아하는 동생이야~”
선생님께서는 마찬가지로 아저씨를 다른 분들에게 소개해 주셨다. 아저씨와 거기 계신 분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셨다.
장순자 선생님은 부침개를 부치셨고, 다른 한 분은 콩물을 가져오셨기에 콩국수도 있었고, 아저씨는 맥주를 사 가셨다. 장순자 선생님은 빈손으로 오지 뭘 이런 걸 사왔냐고 하셨지만 맥주를 보시곤 미소를 보이셨다.
선생님께서 미리 준비하신 막걸리가 있었지만 아저씨는 맥주를 드셨다. 아저씨 옆에 앉으셔서 부침개를 잘라 주시는 장순자 선생님과 맛있게 드시는 아저씨의 모습이 참 정겨웠다.
아저씨는 맥주와 부침개를 깔끔하게 다 드시곤, 신나셨는지 노래를 부르셨다. 거기 계신 분들은 모두 아저씨를 보시곤 즐거워하셨다. 한 분은 따로 노래를 틀어주기도 하셨다.
두 분은 거실 쇼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셨다. 자연스레 목요일에 옷을 어디로 사러 갈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한 분께서는 옷 가게를 추천해 주시기도 하셨다.
“바지가 길면 내가 잘라 줄 테니까 이쁜 옷 사러 가자”
아저씨에게 맞는 옷이 있을까에 대한 걱정에 선생님께서는 아저씨를 안심 시켜 주셨다.
“이거 싸 갈까?”
부침개가 맛있으셨는지 남아있는 부침개를 보시곤 직원에게 물으셨다. 직원은 선생님께 여쭤보시는 게 어떠신지 말씀 드렸다.
“이거 싸 줘유!”
“싸 줘? 아이고 당연하지~ 김치도 싸 줄까?”
장순자 선생님은 아저씨의 부탁에 기분이 좋으셨는지 부침개, 빵, 김치를 봉투에 담아주셨다.
아저씨는 검은 봉투를 챙기신 뒤에 인사를 나누셨다. 장순자 선생님께서는 목요일에 보자고 하시며 아저씨를 배웅해 주셨다.
초대해 주신 장순자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자연스럽고 평범한 두 분의 관계에 감동과 보람을 느낀 시간이었다.
2024년 7월 9일 화요일 최승호
시설 입주자가 이렇게 둘레 사람과 어울려 사는 삶이 당연한 일인데... 왜 이리 가슴 설레고 뭉클할까요? 아저씨께서 장순자 선생님께 초대 받아 가신다는 이야기 듣고 나서 이 글을 읽으니 사회사업가로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 납니다.
고맙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