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오래 전에는 미처 철이 없어 그럴 줄 몰랐다.
그러나 차츰 가슴 속에 쌓이는 것이 많아지면서 부터는......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급기야는... 알면서도 애써 그 두려움들을 외면하려 했었다.
잃는다는 것...
예전에는 있던 그러나 지금은 없어진 것들을 그리워하게 된다는 것......
그 것이 얼마나 낱낱이 입에 담지 못하는 슬픔과 아픔인 것을 누가 모르리...???
다만 우리 모두 알면서 침묵하고 살아 갈 뿐이다.
우리네 인생에 있어 세상 모든 것이 꼭 오고 가는 것은 아닐 터......
때때로는 애당초 오지 않는 것도 있고
한 번 왔다가는 가지 않고 곁에 머무는 것도 있으며
그렇게 왔다가 홀연히 가버리면... 두 번 다시 영원히 오지 않는 것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아니 내가 진실로 목말라하고 그리워하는 것들은......
그 어떤 피안(彼岸)의 세계에 있는 어렵고 귀한 것들이 아닌
그동안 그저 다른 이들처럼 내가 가지고 있던 것에 불과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네 일상(日常) 속에 있었고... 우리의 주위에 널부러져 있었던......
나는 오늘도...
그 상실(喪失)의 나락 끝에 서서......
지나간 모든 것들을 그리워 한다.
그리고... 목말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