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으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수배된 20대 용의자가 묘지 근처에 부상 당한 모습으로 발견돼 경찰에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의 경마 해설위원 존 헌트의 아내인 캐롤 헌트(61)와 두 딸, 한나(28)와 루이스(25)는 전날 오후 7시쯤 허트퍼드셔주 부쉬의 애슐린 클로즈에 있는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가 즉각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아 경찰의 추격을 받던 카일 클리퍼드(26)는 다음날 노스 런던의 라벤더 힐 묘지 근처에서 다친 채로 발견됐다. 이 묘지는 세 모녀가 살해된 곳으로부터 동쪽으로 52km쯤 떨어진 곳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무장한 경찰들이 묘지에 도착하는 모습도 포착됐고, 경찰은 묘지를 봉쇄했으며 응급 헬리콥터가 대기 중인 모습도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경찰은 2년 전 군에서 전역한 용의자 클리퍼드가 부상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도 경관들은 "어떤 총격도 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 가족을 잘 아는 여성 루이사(36)는 이들이 "늘 다른 이를 위해 시간을 쓰는 친절하고 친근하며 상냥한" 사람들이었다고 묘사했다. 루이사는 루이스가 3년 동안 운영해 온 반려견 그루밍(grooming) 사업의 고객이었다며 "바라건대 세 모녀는 희생자보다 멋지고 열심히 일하며 친절한 여성들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BBC는 피해자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존 헌트 동료들, 루이스의 친구, 프로축구 스타 마이클 오언의 슬픔과 충격을 절절이 전했다.
베드퍼드셔주와 캠브리지셔주, 허트퍼드셔주 연합 범죄수사단의 저스틴 젠킨스는 "희생자 가족에게 믿기 힘든 어려운 시기가 계속되고 있으니 우리는 사생활을 존중할 것을 요청드린다"면서 "이번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으며 아직 희생자들의 공식 신원 확인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간 데일리 메일과 다른 매체들은 존 헌트가 런던 남부 링필드 파크 경주코스에서 리포트를 마친 뒤 9일 이른 저녁 집에 돌아와 아내와 두 딸의 주검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와 세 피해 여성의 관계에 대해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으나 현지 매체들은 클리퍼드가 한 딸의 옛 남자친구라고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