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임윤재(76년생. 더바스켓)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다르다는 시간의 매서움이 뼈에 시리는 중년부에서도 늙었다는 45세를 넘긴 나이에 루챌 우승과 이어진 소프모어 대회에서 역대 최초의 연속 우승을 이끌어 낸 선수가 임윤재입니다. 지나고 보면 좋은 나이인데 30대들 앞에서 나이든 척 하느라 +1점 없으면 농구 못한다는 중년들이 많은데 임윤재는 46세의 나이에 청년부의 운동능력과 활동량을 가진 선수들을 상대로 패싱과 돌파 그리고 3점과 미들등 포가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다채로운 활약을 보여주며 모두를 놀래켰습니다. 임윤재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것일까요?
루챌과 소프를 연속 우승시켰던 임윤재는 중년부 대회에서도 경기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승시켜 더바스켓의 너무도 늦은 전성기를 견인했습니다.현재 모 대기업 건설사 부장님으로 근무중이어서 더욱 더 놀라게 합니다. 20대의 임윤재가 엄청난 음주가무로 필자를 놀라게 했다면 40대의 임윤재는 노력과 열정으로 필자를 경악케 했습니다. 마왕이라 불렸던 김명근(73년생)이 최강전에서 46세 당시 결승까지 이끌었던 모습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궁금합니다. 누가 더 청년부의 중년 끝판왕일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2.이창민(화우)
화우는 감독인 이성희가 육아에 전념하면서 그리고 소프모어 이상권에서 벌어지는 스카웃 대전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화우는 전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선수시절 뛰어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다이내믹한 농구를 보여주었던 한정훈을 영입했지만 소프모어에 출전한 가드중 역대급 체중량을 보여주면서 야투외에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고 장신센터 차다훈이 가세했지만 아직은 설익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외의 멤버들이 노쇠화와 기량 그리고 경험등에서 타팀에 밀리는 상황을 이창민은 가공할 야투와 돌파 그리고 센스넘치는 수비등을 앞세워 팀을 결국 최강전에 진출시켰습니다. 상대팀 가드들에게는 악몽을 반대로 팀원들에게는 너무도 든든한 기량을 보여주면서 내외곽을 휘저으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모습은 해설진들을 득음의 경지로 끌어올리며 mad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선출답지 않게 학업에도 열심히 하면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학위까지 노리고 있어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미국유학을 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이창민은 학업도 농구도 승자로 보고 있습니다. 상대팀 감독으로 이 선수를 만나면 악몽이죠.
3.유경식(팀이천)
유경식은 형인 유광식과 더불어 선출입니다. 그런데 형제가 너무도 다릅니다. 형이 능글맞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영리한 장신가드라면 유경식은 엄청난 스피드에 뛰어난 돌파 여기에 마무리와 체력등으로 피지컬을 앞세우는 전형입니다.
이 선수 처음 동호회에 등장했을 때 봤었는데 드릴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막았는데도 뚫고 들어온다고 할까요? 모 이런....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 보고 있으면 시원시원하더라구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최근 팀이천에서 다시 모습을 보였는데 상대편에게 악몽같은 직접접촉자를 안겨 원성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그 스스로는 엄청난 에너지와 득점력으로 두각을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4.조용준(업템포)
몸좋고 운동능력좋고 잘생겼고 개인기 좋은 선수가 조용준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4차원의 면모를 보여주며 형들이 이 선수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왜 그래~! 하는 말들을 주로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슈가와 스포 사이 그리고 런앤건과 탄탄한 수비등을 두루 보여주면서도 한끝을 못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다소 서두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기량이 출중한 선출들이 많은 업템포로 이적하면서 포가에 자리해 처음에는 옷에 맞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전과는 다르더라구요. 한단계 성장했다고 할까? 센터를 잘 살리는데다 돌파 후 내어주는 킥아웃 패스와 정교한 야투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또래들이 에이징커브로 꺽여질 때 이를 슬기로운 가드생활로 극복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5.오승훈(DFL)
오승훈은 대단합니다. 농구실력뿐만이 아니라 투지나 농구열정은 작은 신장과는 전혀 맞지 않는 대단한 화력과 범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예인이라 부상에 위험이 있는 플레이는 자제하는 편이긴 해도 그래고 엄청나게 싸움닭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플레이는 영리하고 아기자기하면서 송곳같은데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피지컬로 상대를 제압하는 하드웨어적인 가드는 아니지만 코트를 넓게 쓰고 챤스마다 나오는 패스와 정교한 야투 그리고 상대의 길을 보고 끊어내는 스틸능력등 소프트웨어가 대단히 뛰어납니다.
비선출최강전에서도 자신이 뛰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경기장에 와 벤치를 보며 팀원들을 독려하는 모습은 놀라웠습니다. 원팀이구나 싶었고 덕분에 팀이 더욱 더 강해보이더군요.
6. 김찬(괴짜가족)
김찬은 뭐랄까? 대기만성형의 극치라고 해야하나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을 싹수부터 달랐다고 하는 느낌이었는데 이 선수 한라산한라봉이라는 웃자고 만든 것 같은 팀명으로 고등부 시절 대회에 나왔을 때 중간 정도의 실력이었습니다. 신장이 작고 운동능력이 좋지도 않으며 빠르기는 하나 슛이 없고 수비는 좋으나 사이즈에서 오는 열악함이 강점을 가리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패싱능력은 좋았지만 패스만 하다보니 한계치가 명확했죠.
용인대 시절 대학부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못하며 후배인 강윤구와 더불어 고만고만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실한 크리스챤답게 임윤재와 정반대의 바른 생활 사나이에 열정을 10여년 이상 끊임없이 보여주더니 작년 하반기부터 뭔가 개안한 느낌이었습니다. 꽤 하는데 하는 느낌에서 잘한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교한 야투와 사이를 파고드는 돌파 그리고 핸들링이 안정적이 됐고 덕분에 강점이었던 패스는 더더욱 좋아져 갑자기 한단계 이상을 건너 뛴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팀의 경기력이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대단했습니다. 수많은 재능을 가진 유망주들이 나태와 생업으로 사라진 상황에서 오랜기간 끊임없이 농구를 사랑하고 즐기며 노력한 대가를 이제서야 받는 거 같아 짠하면서도 감동적입니다.
조금한다고 건방떠는 유망주들을 많이 봤는데 겸손하고 끊임없는 노력이 어떻게 선수를 변모시켰는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칭찬합니다~~!!
7.장영한(SSBC)
요즘 키는 작은데 플레이는 포워드성 농구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대학부나 젊은 층에 대단히 많습니다. 가드라고 부르고 포워드라 칭하는데 그 정도로 요즘 영건들에 쓸만한 포가가 없습니다. 그런데 장영한은 체대도 아닌데 젊은 층에서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중에 가장 눈에 띈 선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면서도 간간히 보여주는 킬패스와 코트 전체를 아우르는 시야 그리고 누구나 떨리는 고비처에서 흔들리지 않고 팀을 이끌며 팀의 최강전행을 견인했습니다.
사실 공교롭게도 비선출 가드난이 엄청나다는 동호회에서 동갑내기 가드군에서 이의성과 오경석 그리고 장영한 3인방은 각기 다른 색깔로 포가에서 타세대보다 한수위의 기량을 보여주었는데 가장 포가에 근접한 선수이며 다른 두 선수가 스피드와 개인기를 기반으로 한다면 이 선수 시야와 안정감 그리고 경기를 읽어내는 능력으로 개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동갑내기 두 선수가 듀얼가드라면 정통포가로 보고 있는 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