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개종과 기독교의 성장 결국 기독교의 발흥에 관한 모든 물음은 하나로 수렴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어떻게 로마제국 변방에서 시작된 미약하고 이름 없는 메시아 운동이 고전시대 이방 종교를 밀어내고 서구 문명의 지배적 신앙으로 자리매김했을까? 하나의 물음이지만 답은 여러 갈래로 도출되어야 한다. 단 하나의 요소가 기독교의 승리를 이끌어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후속 장에서 기독교의 발흥이 왜 일어났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그 과정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그러나 본 장에서는 이제까지보다는 더 정확한 방식으로 질문을 상정하려고 할 것이다. 첫째, 기독교의 발흥이라는 위업을 보다 분명히 파악하기 위해 성장의 산술을 탐구할 것이다. 기독교 운동의 역사가 허락한 이정표대로 확장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성장률은 어느 정도일까? 기독교가 이토록 급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규모의 집단 개종(conversion)이 있어야만 했을까? 사도행전이 입증하고 유세비우스부터 램지 맥멀른까지 모든 역사학자들이 믿는 바는 대규모의 집단 개종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나는 먼저 기독교의 발흥을 보여주는 개연성 있는 성장곡선을 정립한 후 사람들이 새로운 종교로 개종하는 프로세스에 관한 사회학적 지식을 검토할 것이다. 검토 목적은 기독교인과 주변 그레코-로만 사회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일정한 요구조건을 유추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한 적실한 정보가 부재한 상태에서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사회과학 이론들을 사용하는 것의 타당성을 논하며 본 장을 맺을 것이다. 이 책은 역사와 사회과학 두 가지를 모두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비전문가인 청중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이 작업 방식은 초기 교회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에게는 사회과학에 온전한 접근성을 허용하고 사회과학자들에게는 생소한 역사나 텍스트 문헌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시작하기 전에 “기독교의 발흥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다소 신성 모독적이지 않는가?”에 관한 나름의 해명을 하는 게 적절할 듯하다. 예컨대 내가 기독교의 발흥이 우월한 출산력과 풍부한 여성 잉여인구로 족외혼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면, 거룩한 위업을 세속적인 원인으로 환원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성에 관해 무엇을 믿든 믿지 않든, 이 세상이 아직까지 기독교화하지 않은 것을 보면 하나님은 세상을 자연스레 기독교화 하도록 만들지 않으신 것이 자명하다. 도리어 신약성서는 신앙을 전파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회술한다. 인간의 언어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탐색에는 어떤 신성모독적 요소도 개입되지 않는다. 더욱이 나는 기독교의 발흥을 순전히 ‘물질적인’ 또는 사회적인 요인으로만 환원시키지 않는다. 교리가 성공의 관건이다. 기독교 성공의 핵심 요소는 ‘교인들이 무엇을 믿었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