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여행] 술빚는 큰기와집 해헌고택(海軒古宅)과 袂別(몌별)...........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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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여행] 술빚는 큰기와집 해헌고택(海軒古宅)과 袂別(몌별)...........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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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오늘부로 봉화 1차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그동안 봉화에 12일을 머무르면서 많은곳을 돌아 보았다.
오늘 밤은 서울에서 봉화땅으로 내려와 첩첩산중 계곡 낙락장송(落落長松) 그늘 아래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를
외치면서 살고있는 죽마고우와 함께 회포를 풀고 내일 일찍 서울로 올라 가리라 마음 먹고 이번 봉화 여행의
마침표를 찍을 고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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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 일정의 마지막 여행지 해헌고택을 친구와 함께 찾아 나선다. 사실 여기는 7월중에 다녀 온 곳이긴 하
나. 그동안 동선따라 미루다 보니 마지막 타임에 올리게 되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마침 서울에서 알고 지냈
던 지인이 봉화에 살고 있다며 커피나 한잔 마시고 가자는 친구의 권유에 따라 들렀던 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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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에 익어가는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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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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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맞아 주시는 주인장의 안내에 따라 집으로 들어간다. 먼저 차나 한잔 하시라며 권하는 주인장의 안내에
따라 안채 거실에 자리를 잡는다. 자연 스럽게도 거실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들 주고 받다보니 옛 이야기가 나
오게 되고 더불어서 해헌고택에 대한 내력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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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언론사에 근무 하기도 하였고 또한 인사동에서 옛 고서등을 취급도 하고 하여 한문학에 대한 학식(學識)
과 식견(識見)이 상당히 깊다는 것도 알게 되어 유랑자는 봉화 여행기를 쓰면서 일부 한시에 대해서 도움을 청
해 받기도 한 분이다. 그러다가 술에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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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고택 사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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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각설하고 유랑자는 집 구경을 해 본다. 고택의 나라 고택의 고을답게 봉화는 물론 안동, 영주 등은 우리나
라 선비문화가 보전되고 있는 ‘한국 정신 문화의 수도’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스스로 그렇게 표방하고 있는 지
역이 봉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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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호면에서 큰 기와집으로 불리는 이 해헌고택은 2수 3산이 감싸안은 양택(陽宅)의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
으로 1884년 구한말 때 풍수역학에 조예가 깊었던 안동인 수헌 김병집공께서 지나가다가 ' 저기에 내 자손 중
한 집은 살리리라' 고 한 혼자 말을 처 질인 경주 군수로 있던 권상문공이 듣고는 갑신년에 경주 동헌 설계도를
그대로 반영해 지은 93칸 짜리로 봉화군 지방문화재로 지정한 전통 한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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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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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안채의 화재로 말미암아 반소된것을 지금의 주인인 김세현 씨의 고조 해헌 김석규 공이 정묘년(1927년)에
중수하여, 6대가 이어서 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내용이다. 해헌고택의 지난간 역사를 돌이켜보면 일제 강
점기에는 이 집에서 해헌 공의 주관으로 매년 봄,가을로 시회를 열어 수많은 시인묵객들과 과객들이 이 집에서
묵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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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헌의 후손들은 춘궁기(春窮期)엔 소작인(小作人)들의 생계까지 염려했을 정도로 화진공과 영한공의 너
그럽고도 후한 인심으로 말미암아 6.25전란때 지주(地主)로서의 참화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암튼 이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고택을 2004년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라져 감을 아쉬워한 김의동 옹께서 고택을 체험하
고자 하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전통 한옥 체험 공간으로 개조하여 숙박을 할 수 있는 6개의 방을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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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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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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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에는 욕조가 딸린 화장실, 에어컨, 난방 시설 등이 마련하여 일반에게 개방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고색창연(古色蒼然)한 옛 모습은 많이 변형 되었고 일부 현대식풍이 가미된 고택이라 할수 있겠다.
주인장인 김세헌 선생님의 말씀은 민박도 하고 집을 관리 하려면 어쩔수 었는 상황이라 모기장과 샷시문에 유
리도 달게 되었다며 푸념또한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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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일부를 빼 놓고는 내부는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예스러운 한옥풍을 제대로 느
낄수 있었다. 그리고 서두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선주'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 해헌고택 입구에서 안내판에
‘해헌고택 봉화 선주라는 간판’을 보았다. 선주(仙酒)이게 무순 뜻일까? 그렇다면 술의 역사가 있는 집이라는 것
이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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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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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후 중건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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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를 벽돌로 이어낸 다용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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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고택’에서 대대손손 이어지고 있는 ‘봉화 선주’에 대한 이야기는 어떠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해헌고택의 대대로 내려오는 명주인 봉화선주는 오가피를 주원료로 만드는 전통주인데, 이 술이 만들어지게 된
연원은 선조들이 개최했던 ‘시회’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인생 낙 중에 하나는 ‘시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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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이 정자에 둘러앉아 술 한 잔 나눠 마시며, 시회를 주최한 좌장이 던진 시제에 맞춰 차례차례 즉석 시를
지어 감상을 나누는 시회에는 초대자가 마련한 개다리소반에 술과 안주가 올라가는 게 기본. 해헌고택의 ‘봉화
선주’는 바로 그 시회에 제공된 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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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의 주도는 40도. 손님들은 도착과 함께 그 술을 석잔 내리 마신후 정신이 얼근해진 상태에서 시를 짓게 되
는데, 희한하게도 선주를 마시고 나면 시가 술술 나온다고 했고, 그래서 이름도 신선 선(仙)자를 따, ‘선주’가 되
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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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제비 둥지와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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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 선생은 그 옛날에 ‘선주’ 만드는 레시피를 남겼는데, 시회에서 사용된 이력과 깊은 술맛이 유명해 지면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는 물론 ‘증보산림경제’7권, 역주방문, 규합총서, ‘임원16지’, ‘농정회요’ 등 고문서에 등
장하는 명주 반열에 올랐다. ‘해헌유고’에는 ‘강림대에 모여 지은 시들’이라는 시회편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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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공이 가까운 선비들을 청량산 입구에 있었다는 ‘강림대’에 초대해서 연 시회에서 나눈 시들을 모은 페이지
이다. 해헌을 포함한 11명의 선비가 나눈 시를 읽다보면 당시 흥겹고 즐거운 풍경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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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택에서 자연을 벗 삼아 가시오가피의 깊은 향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흥취는 배가 된다. 해헌고택
은 예약을 해야 방문 가능하고, 봉화선주는 판매도 하고 있으며 직접 봉화선주를 빚어 볼 수 있는 체험도 준비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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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들이대니까 초상권 침해라며 2마리는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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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도 아주 가끔 제비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제비집 안에 새끼 제비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딱히 없을 겁니다. 처마 밑 제비집
에서 어미가 먹이를 갖다 주기 기다리는 입 벌린 새끼 제비들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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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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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해헌고택은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대로를 담고 있다. 안채 창을 열면 고택 뒤의 태백산 자락과 멋
스럽게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넓은 대청마루가 있어 많은 이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기
에 좋다. 주변 경관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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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남산의 진달래가 만발하고 여름에는 황우산의 운해가 장관을 이룬다. 이처럼 맑은 자연 속에 있는 해헌
고택은 큰 기와집의 넉넉한 품속에서 봉화선주 한잔 기울이며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인만큼 봉화 여행
시 한번쯤 들러 하룻밤 유숙(留宿)하면서 봉화선주를 인생 술잔에 담아 마시면서 한잔의 취기에 시한수 나눌만
한 고택이 아닌가 싶어 소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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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나팔꽃 꽃말 : 기쁨. 덧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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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에 대한 설화
옛날에 한 화공이 아름답고 마음씨 고운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다. 화공의 아내의 아름다운 미모가 이웃마을까지 소문날 정도였는데
이 소문을 듣고 이웃마을을 다스리는 원님은 욕심을 내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행을 저지르는 원님
이었는데 그 화공의 아내의 를 취하기 위해 죄를 뒤집어 씌워 잡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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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도 모르고 잡혀온 아내에게 못된 원님은 자신에게 시집을 오면 죄를 용서해 주고 호의호식하면서 잘살게 해주겠다며 유혹을 했는
데 아내는 꿈쩍도 하지 않고, 차라리 옥에 갇혀 지내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데 아내를 기다리다 지친
화공은 자신이 그린 그림
을 아내가 갇혀있는 감옥 창가에 묻어 두고, 죽고 말았다. 화공이 죽은 후 그림을 묻었던 곳에서 한줄기 덩쿨이 올라와 나팔모양에 꽃을
피웠다. 그 꽃은 나팔 꽃이었다. 아내는 그 꽃이 남편인 화공의 영혼이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 설화가 전해지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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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나팔꽃 꽃말 ; 그리움, 기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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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를 떠나면서
첩첩산중 봉화땅! 계곡을 오르던 바람도 힘겨워 쉬어가고, 산을 넘던 구름도 쉬어가고, 기적도 쉬어가는 봉화
땅, 퇴계 이황선생이 그림속으로 들어간다는 백두대간 태백산의 12고봉 물줄기를 따라 봉화의 깊은 숲에 흐르
는 계곡은 물이 맑고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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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목어가 팔딱팔딱 춤을 추는 곳, 한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로 계곡만 한 곳이 있을까. 숲은 더 짙어지고,
물은 더 차가워진 봉화의 산골짜기로 물소리와 바람을 맞으러 떠났다가 유랑자는 청정 봉화의 매력에 빠져 꼬
박 12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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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 인이다를 외치며 봉화땅에 살고있는 소나무향 그윽한 길을 친구와 산책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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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물, 계곡, 바람, 춘양목과 고택외 먹거리로 봉화의 특산물은 역시 봉화 은어와 한약우, 그리고 봉화 송이
다. 특히 가을이면 미식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찾는 가을 송이. 송이는 경북의 영덕, 울진, 청송 등 여러 곳에
서 많이 나지만 그래도 여전히 봉화송이를 최고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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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는 깨끗한 물과 공기,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송이발생면적 약 1930ha에 연간 80여톤
의 송이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15%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봉화송이는 태백산 자락의 마사토 토양에서 자라
다른 지역 송이보다 수분 함량이 적고 향이 뛰어나다. 그래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고 쫄깃쫄깃해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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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클릭요. 모닥불은 산불나지 않게 방화수칙 지켜 가면서 안전하게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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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1차 봉화 여행을 끝내고 떠나면서, 그동안 이곳이 관광지로 주목받지 못한 것이 어쩌면 다행이란 생
각이 들었다. 조악한 간판이 달린 펜션이 없고, 바가지를 씌우려는 상인도 없고, 다음 관광객을 받기 위해 서둘
러 내치는 민박집 주인도 없으니. 산좋고 물좋고 인심까지 좋은 봉화 만약 어딘가에 시간이 느리게 가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봉화이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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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서 봉화의 1차 여행을 끝내고 유랑자는 칭구와 더불어 袂別(몌별)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밤새 모닥불 피
워놓고 술한잔에 깊은 우정을 나누며 그렇게 잠이 들었다. 유랑자는 이튼날 새벽 댓바람에 바람처럼 서둘러 서
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몇일을 쉬었을까, 봉화여행 2차는 1차 여행기 쓰는 동안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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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클릭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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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 여행기 이어보기
https://cafe.daum.net/b2345/9toB/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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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명호면 양지마을길 20
(지번)명호면 도천리 265
선주 구매및 (고택체험)연락처 :054-672-1007 대표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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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보고갑니다
감사 합니다.
9월의 시작 멋진 출발이시길 바래 봅니다.
유랑자님
최근 여러일로 카페못들어왔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이거 너무
시원섭섭합니다
산골오지 골짜기를 찾아서 이렇게 멋지게 기행하고 탐방하고 저보다더 훨씬많이알고
샅샅이 알려주셔서 감사드리며
벌써 2차여행시작하셨다니
올가을엔 송이채취도하시고 멋도보고 올가을은 봉화에서
보내시면 좋겠고
다음탐방기대해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봉화가 이렇게 까지 깊은 계곡만큼이나
볼거리 또한 깊은 곳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암튼 이놈의 오지랍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화여행은 계속 진행형 입니다.
암튼 봉화를 90여곳 정도는 소개해야 이 유랑자의
봉화 여행은 끝이 날것 같습니다. ㅎㅎ
이제 2차 여행기를 올릴 것인데 계속 함께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원유랑자 ㅎㅎ
늘 감사히 잘보고있고
아무튼 서두르지마시고 건강 안전 유의하시며 탐방하시길
기원합니다^^
@charliepark 감사 합니다.
그렇잔아도 여행이란 안전이 최고지요
당연 몸관리.하면서 하고 있답니다.
감사 합니다.
멋진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