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11곳 ‘우크라 재건’ 참여… 대통령실 “66조원 규모”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사업 추진
尹 “폴란드와 협력, 민간 적극지원”
대통령실 “재건사업 총 2000조이상”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바르샤바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7.14. 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해 “우리는 6·25전쟁 후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국가를 재건한 경험이 있는 나라”라며 “우리 경험과 지원이 전후 복구와 재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재건 공사를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를 당초 거론하던 액수(약 1200조 원)를 훌쩍 뛰어넘는 ‘2000조 원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9월 한-폴란드 차관급 협의체 구성을 통해 공동 사업을 본격적으로 발굴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한국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규모는 5월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에 따른 200억 달러(약 25조 원) 재건 프로젝트와 32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의 민간 주도 사업 등 520억 달러(약 66조 원)다.
윤 대통령은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기업인들과 만나 “재건 참여는 해외 인프라 수주 측면에서도 중요한 기회”라며 “정부는 민간이 주도적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HD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로템, 수출입은행 등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인 11개 기업·기관이 참석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13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을 위한 전방위 지원에 본격 착수한다”며 “한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부 간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3각 협력 체계가 완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진행된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인들에게 “우크라이나 재건은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며 “전후 복구 사업에 한국과 폴란드가 함께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포럼에 참여한 양국 350여 명은 신산업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양해각서(MOU) 33건을 체결했다.
삼성물산 “우크라 도시 재건 참여” 현대건설 “소형 원전 추진”
우크라 재건 참여, 민관협력 논의
네이버 “AI 등 바탕 디지털 재건”
“우크라 리빌딩 넘어 뉴빌딩 추진
韓, 폴란드와 3각 협력체계 완성”
“우크라이나 진출 초기인 만큼 사업 기회 확대를 위해 현지 정보 수집과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14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간이 주도적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재건 사업 참여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금융 세제 지원을 비롯한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최인접국이자 재건 사업 진출의 허브인 폴란드에서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 3각 협력 완성”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HD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로템, 유신엔지니어링, 네이버,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해외건설협회, 수출입은행 등 도시 재건 사업에 필수적인 11개 기업·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민간 주도의 재건사업은 소형 모듈 원전(SMR), 공항 재건, 건설기계, 철도차량, 정보기술(IT) 등 32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리비우시와 협력해 스마트시티 등 현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원자력청과 협력해 3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SMR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향후 5년간 예상 수요인 건설 장비 1만4000대의 40%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의 디지털 재건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로봇 친화형 빌딩인 제2사옥 ‘1784’를 통해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클라우드·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사옥에 구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마친 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3.07.14. 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정부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와 정부의 재건 시장 진출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원 장관은 5월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의 올렉산드라 아자르키나 차관을 만나 재건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13일 체결된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를 두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3각 협력 체계가 완성됐다”고 평가한 데는 이런 이유가 깔려 있다.
정부는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을 신속히 구성하고 공적개발원조(ODA)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금융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통상 3년이 걸리는 ODA·EDCF 절차를 대폭 단축해 신속한 사업 참여를 돕겠다는 것이다.
● “2000조 이상 규모 공사 경제사업 추정”
우크라이나가 5월 정부 간 협력 창구를 통해 우리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20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5000여 개 재건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재건 사업 규모는 더 커진다. 정부는 학교·주택·병원 등 긴급시설 복구를 위해 모듈러 건축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파괴된 카호우카 댐에 대해서도 인도적 지원과 더불어 수자원 인프라 재건에 대한 기술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첨단교통체계, 스마트물관리 등 다양한 사업을 선점하는 의미에서 키이우와 우만에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도 진행된다.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전체에서 2000조 원 이상의 공사와 경제 사업이 수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피해를 복구하는 ‘리빌딩’을 넘어,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뉴빌딩’을 추진 중”이라며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다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의 기술과 경험이 재건에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바르샤바=장관석 기자, 정순구 기자, 남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