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 미로(Joan Miró)의 그림은 캔버스를 맘대로 가로지르며 춤추는 기발한 팔래트와 상상력으로 예술 세계를 빛내 주었다. 1893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는 그는 1907년부터 1910년까지 왕립 산 호르게 미술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의 예술적 여정을 시작했다. 그의 가문의 근간이 금세공사 혈통과 깊은 관련이 있음으로 해서, 미로는 창의성과 손재주(craftsmanship)가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세계로 어쩌면 필연적인 운명으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초기에 집안 내력의 영향은 그에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관을 갖는 토대를 제공했고, 이런 예술관이 그에게 예술적 표현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경력을 쌓게 만들어 주었다. 미로의 경력은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격동의 사회·정치적 변화의 영향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되었는데...
미로의 초기 작품들은 야수파(fauvism)와 입체파(cuvism)의 경향을 보였으나, 그것은 그를 뚜렷이 드러나게 하는 초현실(surreal)로 이끄는 중력 작용의 역할을 수행했다. 1920년 파리 여행은 그에게 일대 전환점을 제공했는데, 거기서 그는 당시 대단한 유행을 타고 있었던 초현실주의 운동과 피카소(Pablo Picasso)나 마숑(André Masson) 같은 당대 거장들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이로부터 미로는 개인적, 미술적 대장정의 모험(Odyssey)에 나서게 되었으며, 기발함, 상징주의, 그리고 고향 카탈루냐 지방의 뿌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하게 되었다.
1. The Farm
「농장(The farm)」(1921~1922)이란 제목의 이 그림은 화가 미로가 일상의 모습을 특수한 모습으로 변형시키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증거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이 걸작은 어린 시절 카탈로니아 지방 몽로이그에 살았던 미로의 추억을 주마등(kaleidoscopic memoir)처럼 보여주고 있다. 미로가 우리들을 자신의 세계로 초대한 그곳에는 온갖 다양한 색상들의 무리 한가운데에서 돼지와 닭들이 춤을 추면서 평범한 일상을 꿈같은 정경 속으로 바꾸어 놓는다.
2. Harlequin’s Carnival
할리퀸은 보통 다이아몬드 무늬의 옷을 입고 이탈리아 희극에 등장하는 인물의 상징이니, 굳이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삐에로'를 생각하면 되긋지? 화가 미로의 시각적 화려함의 극치를 표현한 그림「할리퀸 카니발(Harlequin's Carnival)」(1924~1925)은 우리들을 어느 서커스 공연장 한가운데로 왈칵 밀어넣어 버리고 만다. 이 그림은 색채와 형태의 도가니이고, 광대와 곡예사들은 순간의 파노라마 속에서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춤을 춘다. 미로의 붓은 캔버스를 환희와 자발성의 영혼을 사로잡게 하는 역동적인 축제의 장으로 변화시키는 요술 지팡이다.
3. The Tilled Field
「경작지(The Tilled Field)」(1923~1924)란 작품은 미로의 실험적 놀이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초현실주의적 언어의 초석을 다지면서 다양한 형태와 색채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캔버스는 상징과 형태의 기발한 모자이크이가 되고, 훗날 그 세계를 탐구하라고 우리들을 초대할 환상적인 세계로 이끄는 선도자가 된다.
4. The Hunter(Catalan Landscape)
「사냥꾼」(1923~1924) 그림에서 미로는 카탈로니아 지방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우리들을 안내한다. 대담한 붓 터치와 흙빛 색채가 시각적 서사를 창조하고, 불가사의한 사냥꾼은 이 매혹적인 구성에 신비의 기운을 더해 준다. 그림은 마치 화가가 자신이 탐색하고 있는 고향의 중심부로 우리들을 이끌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5. Woman and Birds in the Night
「밤중의 여인과 새들(Woman and birds in the night)」(1945)이란 그림은 작가의 신비적이고 우주적인 영역에 대하여 깊이 빠져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과 천상 간의 연관성에 대한 시적 탐구라 할 수 있는데...천상의 모습들과 꿈같은 분위기는 우리들로 하여금 밤 하늘의 신비를 여행하는 화가 미로와 함께하도록 손짓하고 있다. 미로의 작품들 가운데 이 작품과 같은 제목의 그림이 몇 점 더 있는데, 그의 그림들 속에 나오는 여인들은 우주의 원형을 상징한다고 한다.
6. Painting (Blue Star)
화가 미로는 1927년에 그린 이 작품「Painting(Blue Star)」을 통해 채색 기술의 완성을 선언한다. 그림에서 섬세한 선형(線形)들이 광활한 청색의 하늘을 떠다니고 있는데, 이러한 푸르름은 화가가 꿈과 연결시킨 것이기도 하다. 미로는 무의식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 같은 형태의 자동적 기법을 사용하여 상상을 창조한 최초의 화가였다고 하더만...
이 그림은 2012년 경매에서 무려 2,350만 달러에 팔림으로서 그때까지 거래된 미로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값의 그림이었다네. 근디 그림의 제목을 우리 말로 뭐로 붙여야 하나? 회화에 문외한인 내가 굳이 이름을 붙이면「푸른 별 그리기(Painting Blue Star)」라 하면 어떨까 하지만...옛말에 무식하면 용감하단 말도 있으니, 쩝!
7. The Gold of the Azure
그림의 제목을 해석하려 할 때면 언제나 심한 좌절을 느끼는 건 내게만 주어진 짐인가? 이 그림의 제목만 해도 그렇다. 그림으로 제목을 유추해 보려니 머리가 뽀개질 듯하고, 제목에 들어있는 명사 두 개도 모두 색깔을 나타내니 도대체 무슨 뜻이란 건지...'하늘색'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영어 단어 'azure'는 그 어원을 라틴어, 아랍어 등에 두고 있는데, 어원에서 말하는 의미는 '맑고 푸른 하늘'을 가리킨다네. 해서리 이 그림의 제목을「맑고 푸른 하늘의 황금빛(The Gold of the Azure)」(1967) 정도로 보면 난해한 추상화와 배배 꼬인 제목이 일순간에 이해가 되는데, 나만 그런가?
이 그림은 화가의 무한한 창의성과 혁신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증거로 자리매김되고 있다고 하며, 황금빛과 청색의 풍부한 색조가 조화로운 작품을 창조하면서 감상하는 우리들에게 안온함과 일순 넋을 잃는 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평도 있더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보기엔 뭐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
8. Dutch Interior I
「네덜란드 가정의 실내 I(Dutch Interior I)」(1928)는 미로가 17세기 때 어느 화가(가Hendrick Martensz Sorgh)가 실내에서 류트를 켜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그림의 복사본을 보고 만든 작품이라는데... 그의 여느 작품들이 그렇듯 기하학적 모양들과 기발한 형태들의 조합이 일상의 모습을 특별한 모습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마치 미로가 과거 이상한 나라(wonderland)에서 실내 장식가로 활동한 전력이 있고, 그림은 그의 활동의 결과물인 것처럼 색채와 상상력이 요동치고 있다. 이 그림은 원화와 비교하여 특히 악기 류트와 남자의 머리, 그리고 주름장식의 칼라를 강조한 데 비해, 다른 요소들은 대부분 사소하게 취급하고 있는 게 특징인 듯 보인다.
9. The Smile of the Flamboyant Wings
흐음,「화려한 날개들의 미소(the Smile of the Flamboyant Wings)」라... 이 번역이 맞는 걸까 고민하다 문득 그림을 보면 나도 모르게 씨익 소리없는 웃음이 나오니... 그림은 무채색에 가깝게 지극히 중립적 배경과는 대조적으로 구불구불한 선들, 기하학적 모양들, 그리고 강렬한 색채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의 조합을 지배하는 것은 크고 붉은 원인데, 그것은 태양과 같은 존재로서 강렬한 열기와 에너지의 감각을 발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림은 마치 작가 미로가 즐거움을 캔버스에 담아 벽에 걺으로써 그림을 보는 우리들에게 전염성이 강한 생의 축제를 맘껏 누리도록 초대하는 것 같다.
10. The Escape Ladder
독일 점령군이 프랑스를 위협하자 미로는 가족들을 피난처로 마요르카 섬의 팔마에 있는 친척 집에 데리고 갔는데, 거기서 생활하던 1941년부터 1942년에 걸쳐 그려진 그림들이 '별자리 그림 연작( Constellations series)이었다는구만 글쎄. 23편의 연작 가운데「도피의 사다리(The escape ladder)」는 그 중 두번째 작품으로 원제는 'L'echelle de l'évasion'인데, 그림에서 급강하하는 새들은 스페인 하늘을 뒤덮은 폭격기를 상징하고 사다리는 그런 절체절명의 위험에서 탈출하려는 화가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