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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청량산 산행 및 청량사 순례 ① 慶北 奉化 淸凉山 山行 及 淸凉寺 巡禮 一
-청량폭포(淸凉瀑布)에서 장인봉(丈人峰)까지-
지난 5월 29일, 경북 청도의 운문사와 사리암 그리고 경남 밀양의 표충사 순례의 향운(香韻) 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산수산악회의 산행에 따라나섰습니다. 가 보고 싶던 경 북 봉화의 청량산 산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공지를 하지 않고 조용히 다녀오고자 했습니다. 경관은 빼어나나 산행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입니다.
45인승 버스가 빈 자리 없이 꽉 차고도 모자라 보조의자 2개를 추가하여 7시 1분 신사역을 출발했으니 청량산의 인기를 짐작할 만합니다. 영동고속도로로 달리다가 원주에서 중앙고 속도로로 바꾸어 타고 목적지 봉화에 도착했을 때는 10시 38분이 되었습니다. 약 3시간 40 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청량산 탐방로
이 안내도는 하산 지점인 입석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산행 들머리는 좌측 청량폭포가 있는 빨간선부터 시작하여 그 빨간선을 따라 우측 밑의 입석까지 일주하는 탐방로입니다.
탐방로는 현위치 청량폭포 - 두들마을 - 안부삼거리 - 장인봉 - 전망대 - 장인봉 - 안부삼 거리 - 선학봉 - 하늘다리 - 자란봉 - 뒷실고개 - 연적봉 - 탁필봉 - 보살봉(자소봉) - 김생 굴 - 청량사 - 어풍대 - 총명수 - 응진전 - 입석까지입니다.
봉화읍에서 약 60리 정도 떨어진 곳에 솟아있는 청량산은 퇴계 이황(退溪李滉) 선생이 공부 하면서 청량산인(淸凉山人)이라 할 정도로 많은 정을 쏟았던 산입니다. 이 산은 봉우리가 36개나 될 정도로 많은데 그 중 우리는 장인봉을 비롯 여러 봉우리를 탐방하게 됩니다. 특 히 연화봉 아래 자리한 청량사, 금탑봉 아래에 자리한 응진전을 다시 참배하게 되어 마음이 경쾌하였습니다.
청량폭포
이 청량폭포가 절벽 위의 소나무에서 깎아지를 듯한 절벽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볼만하여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한 명소였습니다. 그래서 자연적 폭포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ㅎㅎㅎ
여기가 산행 들머리입니다.
10시 49분, 드디어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600m 쯤 가면 두들마을이라 하니 산 중 턱에 마을이 있는가 봅니다. 바로 비탈길이 시작됩니다. 날씨는 맑아 햇볕도 만만치 않습 니다.
산행을 시작합니다.
앞의 전경도 범상치 않습니다.
이황(李滉) 선생의 한시가 걸려 있네요.
환가(還家)
이황(李滉)
遊山何所得 유산하소득 산을 유람하며 무엇을 얻었나 如農自有秋 여농자유추 농부에게 가을 수확이 있는 듯하네. 歸來舊書室 귀래구서실 전에 있던 서실로 돌아와 靜對香烟浮 정대향연부 조용히 향연을 마주 했네. 猶堪作山人 유감작산인 그래도 산사람이 되어서 幸無塵世憂 행무진세우 요행히 속세의 우환을 당하지 말았으면
이 시를 읽으니 산을 찾는 나그네의 심정을 잘 알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속은 지금도 아웅 다웅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칫하면 우환을 당하기 쉽지요. 특히 벼슬하는 사람 들은...
11시 이곳을 통과합니다.
하늘다리가 청량산의 명소 중의 명소라고 하는데... 1.5km 남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안부 삼거리에서 장인봉에 올랐다가 되돌아 나와 가야 하기에 2.2km 정도 남은 것입니다.
오르고 또 오릅니다. 땀이 뚝뚝뚝...
이 산에는 계단이 참 많습니다.
두들마을입니다.
이제 600m 올라온 셈입니다. ^^
산기슭에 벌통이 보입니다.
올라오세요!
11시 8분 이 지점을 통과합니다.
고광나무꽃이 아릅답습니다.
11시 15분,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배가 고프다고 해서 때는 되지 않았지만 점심을 먹기 로 했습니다. 허기사 아침을 5시에 먹었으니 배가 고플만합니다. 새벽에 가친께서 마침 일 어나셔서 아침을 드시겠느냐고 하니 드시겠다고 하셔서 함께 들고 나왔었습니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가친께서 아침을 드신 예는 없었습니다. 늘 챙겨 놓고 기침하시면 드시게끔 했 는데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각자 싸온 도시락을 들었는데 힘들었던 만큼 꿀맛이 따로 없었습니다. 보화님이 콩고기를 반찬으로 만들어 오셨고 비니초는 풋고추와 김치, 연근 등을 준비해 왔습니다. 다른 분들은 고기 등을 잔뜩 싸오는데 우리는 늘 이렇게 채식 식단입니다. 남들은 막걸리나 소주 등을 마시며 풍류를 즐기지만 우리는 식후 커피 한 잔으로 운치를 즐깁니다.
11시 40분,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산악회 회원들이 다 지나간지 꽤 오래되어 자취가 없었지 만 저들도 점심을 먹을 때가 있을 것이니 염려는 없었습니다. ^^
점심을 먹었으니 또 오르고...
1.5km 올라온 안부삼거리입니다.
12시 15분, 이곳에 도착했는데 좌측으로 가면 하늘다리요, 우측으로 가면 장인봉입니다. 청량산 최고봉인 장인봉(丈人峰)으로 갑니다.
이 고개에 시 한수가 걸려 있으니 잠시 쉬어 갑니다.
서증청량승정안(書贈淸凉僧正安)
구봉령(具鳳齡)
淸凉西面丈人峰 청량서면장인봉 청량산 서쪽에는 장인봉이 있는데 石室煙霞閉半空 석실연하폐반공 석실의 뿌연 노을 하늘 반쯤 덮었네. 乘興擬尋春壑去 승흥의심춘학거 흥이 나 봄 계곡 찾아가려 하였더니 一江流水落花紅 일강유수낙화홍 한 강물 온통 붉은 꽃이 흘러가네.
구봉령(具鳳齡 1526~1586)은 조선전기의 문인으로 자는 경서(景瑞), 호는 백담(栢潭)입니 다. 일찍이 퇴계 문하에서 수학하여 기대승(奇大升)과 더불어 쌍벽을 이룰 정도로 훌륭한 문인이라 합니다.
장인봉으로 오르는 철계단
철계단을 다 오르니 장인봉이 멀지 않습니다.
청량산 장인봉(丈人峰) 해발 870m.
12시 30분, 드디어 청량산 최고봉인 장인봉에 도착했습니다. 고작 해발 870m지만 최고봉 에 도착했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장인(丈人)이란 대장부란 뜻이니 사나이봉이라 하겠 습니다. 이 봉우리가 씩씩하게 보였나 봅니다. 주세붕(周世鵬) 선생이 풍기군수로 있을 때 청량산을 유람하며 유명한 12봉우리의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이 장인봉은 원 래 대봉(大峰)이라 불렸는데, 중국 태산(泰山)의 장악(丈岳)을 모방하여 명명(命名)했다고 합 니다. 장인 봉(丈人峰)이란 글씨는 해동서성(海東書聖)이라 불리는 신라의 김생(金生) 스님 의 필체를 집자(集字)해서 새겼다고 써있네요. 장인봉 정상석에서
정상석 뒷면
登淸凉頂 등청량정 청량산 정상에 올라
주세붕(周世鵬)
我登淸凉頂 아등청량정 청량산 꼭대기에 올라 兩手擎靑天 양수경청천 두 손으로 푸른 하늘을 떠받치니 白日正臨頭 백일정임두 햇빛은 머리 위에 비추고 銀漢流耳邊 은한유이변 별빛은 귓전에 흐르네. 俯視大瀛海 부시대영해 아래로 구름바다를 굽어보니 有懷何綿綿 유회하면면 감회가 끝이 없구나. 更思駕黃鶴 갱사가황학 다시 황학을 타고 遊向三山嶺 유향삼산령 신선세계로 가고 싶네.
☞ 주세붕(周世鵬) 1495년(연산군1) ~1554년(명종9). 조선 중기의 문신. 성리학자. 본관은 상주(尙州), 자는 경유(景游), 호는 신재(愼齋)ㆍ남고(南皐)ㆍ무릉도인(武陵道人)ㆍ 손옹(孫翁). 풍기군수로 있을 때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을 건립.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 저것이 낙동강 줄기.
정상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전망대인데 저만 후닥닥 내려와서 담은 것입니다. 또 다른 모습. 지나온 두들마을도 보입니다.
우뚝 솟은 암봉도 장관이었습니다.
☞ 청량산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하늘다리는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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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삐 사시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_()_
일요일에는 늘 이렇게 바쁩니다. 함께하실 날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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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집니다
오를 때는 땀을 많이 흘렸지만 오르고 나니 청량한 바람이 불어 청량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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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봉인 장인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멋졌습니다.
두들마을 사진이 안보이네요. 저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제가 올라서서 본 것처럼 현기증이 나네요.


오르는 길이 다소 힘들다고 하지만 오르고 나면 다 잊고 맙니다. 청량 그대로입니다.
저 정도를 가지고 무슨 현기증이 납니까
장인봉에서 주세붕의 시 한편을 읊조리는 백우님의 여유로운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번에 청량산을 다녀오면서 역사적 많은 인물을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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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112봉의 이름을 주세붕 선생이 명명한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주세붕 선생의 감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작년부터 벼르고 벼르던 곳입니다. 갔다오고 나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민원이 해결되었으니 어디로 지팡를 짚으시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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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은 글자 그대로 청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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