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 <수인선 코스>
1. 서해랑길은 해남 땅끝에서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한반도 남한 영역의 서쪽 해안을 중심으로 걷는 길이다. 이 길은 삼면으로 둘러싸인 한반도 바다의 경계 서쪽을 탐사한다. 한반도의 바다와 그 바다와 동거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동쪽에는 ‘해파랑길’이, 남쪽에는 ‘남파랑길’이 있다. 개인적으로 해파랑길은 대략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완보했고, 현재는 ‘서해랑길’을 따라 걷고 있다. 서해랑길 완보가 끝나면 ‘남파랑길’ 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2. 서해랑길은 이제까지 강화도에서 평택항까지 걸었다. 오늘은 서해랑 코스 중에서 빠진 부분을 걷기로 했다. 인천역에서 소래포구 사이에 있는 수인선 역들을 지나는 길이다. 이 코스에는 인천의 중구,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가 있으며 인천의 오래된 지역과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지역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인천역에는 인천의 랜드마크인 ‘차이나 타운’이 자리잡고 있으며 주변에는 자유공원과 월미도가 있다. 이 곳은 최근 방문했기 때문에 인천역 다음 수인선 ‘신포역’에서 답사를 시작했다.
3. 답사는 서해랑길 코스를 고집하지 않았다. 인천 서해랑길 코스를 따라 가다보면 자주 흔들리고 방향을 잃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답사는 큰 길을 따라 방향을 보고 신포 지구에서 역을 따라 걸었다. 그 사이에는 ‘숭의역’, ‘인하대역’, ‘송도역’, ‘연수역’, ‘원인재역’이 있었고, 가천대학교와 인하대학교를 볼 수 있었다. 장소의 특징과 의미는 그 곳에 있는 건물을 통해 부각된다. 대학은 그 지역의 안정성을 확보해주는 묘한 매력을 주는 건물이다. ‘스타벅스’가 생기면 그 주변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말처럼, 대학의 존재는 그 지역의 품위를 인정하게 만든다. 낡고 오래된 느낌의 신포역에서 이동할수록 점점 세력되고 개발된 인천의 모습으로 변모한다. 인하대 주변의 아파트 군락이 주는 현대적 감각과 연수구 송도자유무역 지역의 화려함처럼 이 곳은 현재 인천의 가장 발전되고 있는 구역임에 틀림없다. 여기저기서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주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건설되는 아파트들, 최근 아파트 하락에서 감지되듯이,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지역에 대한 욕망과 투기꾼들이 만들어낸 불안이 2021년 주택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다. 그 결과 영끌로 무리하게 대출을 한 사람들이 고통에 빠지고, 현재 건설 중인 수많은 아파트들은 결국 공급과잉의 문제로 우리에게 재앙처럼 닥칠지 모르는 것이다.
4. 3시간 정도 걸어 원인재역과 연수역까지 이동했다. 소래포구역까지는 약 8km가 남았다는 표지가 보인다. 오늘의 목적은 소래까지 완보하는 것이 아니라 수인선 역를 답사하고 그 지역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하지는 않기로 했다. 연수역에서 수인선 전철을 이용하여 소래포구역까지 이동했다. 역 앞에 ‘수인선’의 역사를 알리는 돌표지석이 보인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인천과 수원 사이를 운행했던 수인선을 이용하여 소래포구의 신선한 해산물을 사러왔고 분위기를 즐겼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그곳에서 낭만적인 협궤열차는 사라졌고 한동안 이 구간은 멈췄지만, 다시 현대식 전철로 부활한 것이다. 수인선의 가장 중요했고 기억이 남았던 역은 ‘소래포구역’이었다.
5. 소래포구 앞 어둠과 함께 바닷물이 밀려온다. 소래포구와 시흥시 사이를 흐르는 물은 바닷물이다. 낮에 썰물로 빠져나간 물은 밤이 되면 다시 밀물로 돌아온다. 그 광경을 소래포구의 어둠과 어둠을 압도하는 수많은 아파트에서 뿜어내는 빛을 배경으로 하여 바라본다. 수도권에서 물과 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이다.
(* 최근 답사를 통해 확인한, 물과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수도권 장소 몇 곳을 정리해 본다.-인천 소래포구/김포 전류리 포구/김포 대명항/아라뱃길-정서진 인천항/시흥 오이도 박물관/가평 자라섬 선착장/파주 황포돛배선착장)
첫댓글 - 두 발로 걷는 뚜벅이의 발걸음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