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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동아 2005년 10월호
[스타 건강학]
지난9월 초 서울 상암동 난지한강공원에서 오유경 아나운서(35)를 만났을 때 회색 운동복 차림의 그는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인터뷰 이틀 전인 9월3일 한국방송대상에서 아나운서 부문 올해의 방송인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생로병사의 비밀’이 반응이 좋았던데다 남자 아나운서를 제치고 시사 프로그램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메인 앵커를 맡아 여자 아나운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큰 상을 받게 됐어요.” 2002년 방송을 시작한 ‘생로병사의 비밀’은 첨단 의학정보를 통해 실용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걷기와 반신욕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등 숱한 화제를 낳았다. 프로그램 시작 때부터 현재까지 진행을 맡고 있는 그는 진행자로서의 책임감 때문에라도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건강 프로를 진행하는 제가 자칫 관리를 잘못해서 과로나 병으로 쓰러진다면 프로그램 자체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뱃살이 나오는 것도 건강의 적신호라고 하니까 몸매 관리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요.”
Health Secret 다섯 살배기 딸을 둔 주부이기도 한 그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족과 자신의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고 한다. 특히 그는 약이나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음식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쁜 걸 알게 되니까 요리를 할 때 소금, 설탕, 지방은 되도록이면 최소한만 쓰려고 노력해요. 세계건강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은 5g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15g 이상 섭취한다고 하더군요. 특히 찌개의 경우 간을 세게 하니까 소금 섭취가 많아질 수밖에 없대요. 저는 음식을 조리할 때 처음부터 소금을 넣지 않고 다 조리한 다음 조금씩 뿌려 먹거나 찍어 먹어요. 또 한국 사람들은 국을 먹어야 든든하다고 하는데 사실 영양가는 건더기에 많다고 해요. 국물에는 염분만 잔뜩 들어 있는 셈이죠. 그래서 아이에게 억지로 국이나 찌개를 먹도록 강요하지 않아요.” 딸 진이는 그를 닮아서인지 약간 마른 편이라고 한다. 처음엔 ‘몸이 약한 게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덩치 큰 아이들보다 오히려 건강하다고 한다. “처음엔 과자나 인스턴트 음식을 무조건 못 먹게 했는데 아이가 유아원에 다니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니 그게 불가능해지더라고요. 아예 못 먹게 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과자를 주더라도 봉지째 주지 않고 조금씩 덜어서 맛만 보도록 했죠. 그랬더니 아이가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면 잘 맞지 않는지 혓바늘이 돋아요.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적응하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계속)
[스타 건강학]
과자나 인스턴트 음식 대신 그가 선택한 간식은 과일과 감자, 고구마 등 자연식들이다.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면 꼭 과일을 먹게 해요. 아침에 과일주스 한 잔을 먹이고 낮에도 아이가 유아원에서 돌아오면 점심 전에 물 한 잔과 과일을 꼭 챙겨 먹여요. 과일은 하루 5회 정도 나눠 먹는 게 가장 좋다고 하는데 그건 좀 힘들고 하루 3회 정도는 먹이려고 노력하죠. 특히 영양소가 가장 많다는 키위는 매일 하루에 하나 정도 먹이고요.” 오유경씨 가족의 식단은 국 한 그릇에 나물류와 생선구이 정도로 소찬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진이가 가끔 반찬 투정을 해 고기를 먹기도 하는데 이때는 반드시 야채와 함께 먹이고 야채에 ‘아삭이’(양상추), ‘푸름이’(오이) 등의 이름을 붙여 아이의 흥미를 유발한다고.
Life style 그는 ‘생로병사의 비밀’ 외에 매일 밤 12시5분에 시작해 40분간 방영되는 시사 프로그램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진행도 맡고 있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사실 하루 2시간 정도밖에 얼굴을 볼 수가 없어요. 한창 엄마를 많이 찾을 시기인데…. 아이에게 많이 미안하죠. 그래서 오랫동안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대신 같이 있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또 아이와의 약속은 꼭 지키려고 애쓰죠. 다행히 아이가 엄마가 일한다는 걸 이해하고 받아들여줘서 고마워요.” 그는 조기교육에 집착하기보다는 느긋하게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편이다. 또 무엇을 애써 가르치기보다는 함께 놀면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유도한다. “우리 아이 또래 친구들 중에도 벌써 한글을 깨친 아이가 있더라고요. 우리 진이는 단어는 많이 아는데 한글은 아직 몰라요. 저는 아이가 사물을 보고 많이 느끼게 하려고 노력해요. 특히 아이와 둘이 동화책 속 캐릭터를 맡아서 흉내를 내는 ‘연기놀이’를 하다 보면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죠.” 그는 아이의 성교육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아이가 성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바탕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다. “아이한테 ‘엄마 아빠가 사랑을 해서 엄마 배속에 아기씨가 생겼고 그 아기가 엄마 배를 열 달 동안 톡톡 차다가 나와서 예쁜 진이가 됐다’라고 말해주는데 아이가 이 얘기를 무척 좋아해서 어떤 때는 하루 열번도 넘게 반복을 해요.” 그와 남편은 99년 동료 아나운서의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인 남편은 바쁜 아내를 대신해 아이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을 정도로 자상하다. “제가 시간에 얽매여 있는 반면 남편은 약간 융통성이 있으니까 그런 시간을 잘 활용해서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는 편이죠. 사실 미생물학을 전공한 남편은 미래의 노벨상감인데(웃음), 좀 미안한 면도 있어요.” 그는 딸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둘째를 가질 생각도 했지만 여러 가지 주변 여건을 고려, 진이 하나로 만족하기로 했다고 한다. “저는 ‘출산 애국’을 못해서 국가에 참 미안해요(웃음). 제가 일욕심이 많거든요. 그런 면에서 양해를 해준 남편이 고마워요.”
Mind Control 지난 5월부터 ‘시사투나잇’ 진행을 맡은 그는 한동한 생방송이 주는 심리적 부담과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밤 11시에서 오전 7시까지가 최적의 수면시간이라고 하는데 저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새벽 4시예요. 또 긴장을 하니까 집에 돌아와도 잠이 안 오더라고요. 잠을 자려고 와인도 마셔보고 했는데 다 소용이 없었어요. 그래서 잠이 안 오면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 방법이 도움이 됐어요. 또 안방에는 빛이 못 들어오도록 두꺼운 커튼을 달았어요. 빛이 들어오면 멜라토닌이 생성이 안돼 숙면을 취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계속)
[스타 건강학]
그는 되도록이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오전 10시에 일어나서 점심은 꼭 챙겨 먹는다. 또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걷기 운동을 한다. “방송국 내에서도 되도록이면 많이 걷기 위해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할 때도 많아요. 또 주말이면 꼭 한강공원에 나가서 운동을 하죠. 요즘은 아이가 자전거 타는 데 재미를 붙여서 더 자주 나오게 돼요. 집에서는 간단한 스트레칭과 맨손체조 등으로 몸을 풀어주고요. 요즘 아나운서들 사이에서 요가가 유행이에요. 저도 프로그램 때문에 한번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자세가 의외로 잘 나오더라고요(웃음). 기회가 되면 요가도 꼭 한번 해볼 생각이에요.” 밤에 활동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피부 트러블이다. 그 역시 한동안 피부 때문에 고민을 했다고 한다. “수면시간이 짧아서 피로가 쌓인데다 조명 때문에 피부가 많이 건조해져서 여드름이 잔뜩 올라온 적이 있어요. 그래서 수분 앰풀을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세안을 깨끗이 해요. 휴식을 취할 때는 얼굴에 가벼운 마스크팩을 붙여 시원한 느낌을 주죠.” 올해로 방송 경력 11년째인 그는 밤낮이 바뀌는 불편을 감수하고 ‘시사투나잇’ 진행을 맡은 이유에 대해 “‘방송의 꽃’이라 불리며 남자 아나운서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던 여자 아나운서의 위상을 높이고 전문 MC로서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저는 습관이 운명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또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 미래가 있다고 믿어요.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느낌으로 평가받는 직업이라 좀 어려운 면이 있어요. 제가 잘 했다고 생각해도 외부 평가는 시큰둥할 수 있고 제가 별로라고 생각해도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또 다른 사람들과 제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좋은 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고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열심히 노력하는 그는 조금씩 변화하고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고 한다. “다행히 저는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타고난 것 같아요. 힘든 일이 있어도 매일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니까요. 나이가 들면서 목표가 작아지고 꿈을 접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러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고 싶어요.” 온 국민의 ‘건강지킴이’인 그가 지금처럼 늘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기를 바란다. (끝) |
http://www.donga.com/docs/magazine/woman/2005/10/05/200510050500027/200510050500027_1.html
첫댓글 소울메이트님 기사 잘 보았습니다 감사감사 ^*^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