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노벨문학상1
- 은유시인 -
일찍이 스웨덴 출신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돈을 주체 못할 정도로 많이 벌었다지요 그는 자신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 확신하자 자신의 전 재산을 헌납하여 인류의 생존에 크게 기여한분야별 인재를 기리고자 노벨상을 제정했다지요
노벨상에는 여러 부문의 상이 있다지요 노벨물리학상이 있다지요 노벨화학상이 있다지요 노벨생리의학상이 있다지요 노벨경제학상이 있다지요 그 외 곁가지 비슷한 처지의 노벨문학상이 있다지요 노벨평화상이 있다지요 이 두 상은 정치적이자 로비의 대상으로 그 위상이 많이 실추되었다지요
특히 노벨문학상이 얼마나 엉터리인가 하면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가 있다지요
2016년 미국 밥 딜런이 노래가사 Like a Rolling Stone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지요 사라 다니우스 스웨덴 학술원 사무총장은 밥 딜런은 귀를 위한 시를 쓴다며 노벨문학상을 주기로 결정했다지요 가수가 노벨문학상을 차지할 만큼 당시 세상의 모든 순수문학 작가들이 다 뒈졌다지요 아님, 그들 모두가 크게 함량미달이었다지요
수상 발표 이후 밥 딜런 또한 어리벙벙 자신이 잘 못 들었나 싶어 한동안 꽁꽁 숨었다지요 세상의 모든 매스컴들이 앞 다퉈 그의 행방을 찾았으나 오리무중이었다지요 결국 사라 다니우스는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탈 의향이 전혀 없다 여겼던 터라 밥 딜런에 대한 노벨문학상 시상을 철회하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지요 그런데 웬걸, 잠적했던 밥 딜런이 그런 게 아니라며 노벨문학상을 받겠다고 흔쾌히 나섰다지요
이쯤 되면 노벨문학상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된 채 선정위원회에 의해 제멋대로 놀아나는 코미디 산물이라 할 수 있다지요 그리 하야 노벨문학상은 주사위 던져서 뽑는다거나 심사위원들을 구워삶아야 선정된다는 소문들이 항간에 떠돈다지요
20241011/22:22
[詩]
노벨문학상2
- 은유시인 -
약관(弱冠)의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탔다
스웨덴 한림원이 202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을 전하기 바로 직전까지 그 어느 누구도 한강이 노벨문학상 타리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이는 과거 고은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매년 10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기 하루 전부터 고은의 자택 앞엔 대한민국 모든 방송사 중계(中繼)차량들과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뿐인가 일반국민들도 실시간으로 방영되는 그의 근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참으로 불행하게도 고은은 최영미 미투로 그간 누려온 모든 영화(榮華)와 명예가 실추되었다 매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어온 그의 문학세계는 처참하게 찢기고 짓뭉개져 시궁창에 처박혔다 지자체가 집필실 용도로 무상 제공한 수백억짜리 대 저택에서도 내쫓겼으며 서울시청사 안에 수십억 들여 실물재현한 고은의 방도 형체 없이 뜯겨나갔다 그의 명성은 빛바랜 낙엽처럼 갈 바 모르다가 어느덧 수많은 사람들 발길질에 채여 흔적 없이 사그라졌다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타자 대한민국은 이데올로기와 페미니즘이 망령처럼 부활하여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가 되었다 주로 경륜을 갖춘 나이 지긋한 할배들이 타왔던 노벨문학상인데 그러기엔 한강 나이가 너무 어리다느니 하필이면 재수 없게 여자냐 라느니 대한민국 역사를 뒤집는 반역 작품으로 탔다느니 하여튼 구설수가 난무했다
아그들아 그 노벨문학상이란 게 말이다 가수인 밥 딜런한테도 아낌없이 주었는데 하물며 한강한테 준 것이 뭔 대수냐 다음 노벨문학상은 시를 참 잘 쓴다는 열 살짜리 얼라 시인한테도 그리고 노익장을 과시한다며 백삼십살 최고령 할매 시인한테도 줄 예정이란다
20241012/14:04
[詩]
노벨문학상3
- 은유시인 -
매년 단 한 명의 수상자를 선별하기 위한 노벨문학상 선정위원들의 노력은 참으로 가상했다
민초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노벨문학상 상금이 십사억 원대라면 수상자를 뽑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그보다 이백배가 넘는 삼천억 원대를 웃돌았다 이는 본업을 전폐한 선정위원들의 인건비(작품 수집 위해 전세계를 발로 뛰는 수고비와 심사비를 칭한다)와 전 세계에서 긁어모은 후보작(매년 대략 2천여 편으로 추정하며 편당 평균 번역비는 우릿돈 1억 원 이상 소요된다) 번역비에 쓰였다
전 세계 각지의 유력인사들로 구성된 1년 임기의 선정위원들은 임기의 대부분 기간을 조선시대 암행어사처럼 자신들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전 세계 모든 국가 각지의 도서관 대형서점을 돌며 각계 사람들을 만나 이구동성 추천하는 이른바 문학성취도를 인정받아온 최고 작가들의 작품들을 긁어모았다 그렇게 모은 작품들 가운데 비영어권 언어로 작성된 작품들을 선정위원들 심사편의와 공정성을 위해 만국공통언어 영어로 번역하는데 막대한 비용으로 충당하였다
202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작품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뽑힌 것이다
그리 하야 발 빠른 역대 노벨문학상 선정위원들은 노벨의 유지에 따라 전 세계 각지에서 숨어있는(돈이 없어 자신의 문학적 성과를 세계에 알리지 못한) 작가들을 발굴하여 노벨문학상을 수여해 왔으니 전 세계 문학계의 원로작가들은 물론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전 세계 수천 종을 헤아리는 수많은 문학상 가운데 가장 독보적이요 가장 공명정대(公明正大)한 문학상으로 칭송을 받아온 것이다
20241012/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