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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달란트 -감사의 마음-
원흥 목장 정혜라 성도
추수 감사절이 되면 제가 몇 년째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한 일을 적는 것인데, 작년에는 57가지를 적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하여 100가지를 채워보려고 합니다. 그냥 생각해 보아도 하나님은 2010년에 더욱 큰 은혜를 주셨습니다.
구미남교회에 출석하면서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이때 알게 된 사실은 지금도 제 마음에 새로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공부하다가 '신앙인이 가져야 할 규범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에 저는 속으로 '언행'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반듯한 언행을 가지지 못하는 본질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관계였습니다.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 그리고 이웃과의 수평적인 관계. 이것이 온전히 세워질 때 우리의 언행은 자연스럽게 새로워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하나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세워갈 수 있을까? 가족, 친지, 직원들, 주변에 많은 지인과의 수평적인 관계는 어떻게 아름답게 가꾸어갈 수 있을까? 성경공부를 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기 위하여 새로운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주일을 온전히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하여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이 주일에 문을 여는 제 가게였습니다. 제가 예배를 드리는 동안에도 일하는 직원들이 있었고, 교회에 와서도 가게로 인하여 온전히 마음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과의 신실한 관계를 이루기 위하여 지난 6월 중순부터 주일에 문을 닫았고, 문에는 '주일은 쉽니다.'라는 푯말을 붙였습니다. 이렇게 온전히 주일 성수를 하면서 지나온 세월 저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됩니다.
예전 제게는 하나님과 친밀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모태 신앙인으로 어릴 적엔 아주 열심히 주일을 지키며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중고등부 연합회 부회장도 하였으니 그 시절은 제 기억에 은혜로움으로 기억됩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면서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게 되었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교회에서 멀어졌습니다. 자연스레 절기교인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났고,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힘겹게 하루하루를 지내는 제가 기댈 곳은 친정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는 친정식구들로 인하여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권사님인 제 모친은 어려움을 겪는 저는 못 본 체하시면서도, 교회에는 대형버스를 헌물 하셨습니다. 그때 얼마나 냉정하게 대하셨는지…. 하지만 그때의 어머니의 심정이 지금은 조금 이해가 됩니다.
안수집사인 친정오빠는 '어릴 적 주일학교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던 네가 교회도 안 나가고, 교만하니 하나님이 가만두시겠느냐?'라고 아픈 마음을 찔렀습니다. 이런 꼴로 이곳에서 사느니 차라리 밖에 나가서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세 명의 아이들을 두고, 외국으로 돈을 벌러 나갔습니다. 외교관 한국요리를 하는 일이었는데 말도 통하지 않고, 만날 만한 사람도 없는 그곳에서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도 이런 날 되게 해 주소서. 마음에 평화를 가지고 온유한 하루를 보내게 하소서. 세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게 해 주소서. 사랑하는 세 자녀가 세상에 필요한 사람 되게 해 주소서. 물질로 축복 주시어 이 물질 좋은 곳에 쓸 수 있게 해주소서.-
그렇게 힘들고 외로운 생활을 보내던 저는 한국으로 나오게 되고 구미로 오게 되어 제일 먼저 하나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기도를 잘할 줄 몰랐기에 새벽 기도 때마다 라이너 마리아의 시에서 읽었던 이 기도로 마음을 다스렸고 즐거운 마음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나를 물질로 도우셨고, 조금이나마 편히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구미남교회에 등록하였을 때 목사님의 설교가 '되돌아가는 길'이었고 그다음엔 '하나님을 만나면 맺힌 한이 풀어진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제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천 목사님께서 쓰신 칼럼의 내용도 어쩌면 모두 다 나를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목사님의 설교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새로워졌고, 제 삶은 조금씩 변했습니다. 말씀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하면서 예전 저와 같은 사람들을 만나면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보라고 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를 조금씩 느끼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은 교회 다니는 저를 어떻게 생각할까 돌아보게 되었고,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정적으로도 감사할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고 목장에서 만나는 식구들 또한 감사의 여러 가지 제목 중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자질구레한 이야기도 경청해 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 주시니 만나고 만나도 또 보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힘이 되어 주시는 목자님과 목원들, 새로운 삶 공부하는 식구들, 모두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관계가 회복되니 내 입술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갈등하는 저에게,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시는 목사님과 성도님들! 이젠 아름다운 관계를 통하여 더욱 믿음에 정진하겠습니다. 말씀에 순종하여 성숙한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