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야마하는 기통당 5밸브를 가진 '제네시스'엔진을 발표합니다.
흡입3밸브, 배기 2밸브라는 레이아웃을 가진 이 신형 엔진은 큰 힘을 내기위해서는
혼합기를 많이 빨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단순한 발상이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스포츠바이크에 필요한 파워를 확보할 수는 있었지만 반면에 중속 이하,
특히 저속 영역에서 오히려 힘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입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배기관에 조절판을 설치하였는데 그것이 우리가 'Exup'이라고 부르는 물건입니다.
하여튼 1984년 들어 야마하는 이 신형엔진을 이용한 스포츠바이크를 발표합니다.
바로 FZ750이 그것입니다.
FZ750은 발표되자마자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었고 1985년에는 에디로손이 미국의
'데이토나200마일' 레이스를 이 바이크로 제패합니다.
이것으로 제네시스엔진은 야마하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고 그 효과는 10년 이상
미국시장을 제패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FZ750, FZ600, FZ700같은 파생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FZX-750(머슬/크루저)이라는
변형 모델도 등장합니다. FZX-750은 '화이저'로도 불리기도 했는데 요즘도 페이저를
화이저로 부르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하여튼 FZ750은 80년대 중반의 TT레이스 붐을 타고 풀카울을 장착한 FZR750으로
발전하고 FZR1000, FZR600, FZR400 같은 파생 배기량의 스포츠바이크로 나뉩니다.
이것이 90년대까지 이어지는 레플리카 전성기를 이끕니다.
90년대 중반까지 야마하의 대표적인 스포츠바이크는 FZR1000, FZR600 등이지만
레이스 존에서는 여전히 FZR750R(OW-01)이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1994년 들어 명칭에 변화가 나타납니다. FZR→YZF 로 바뀌는데 위 사진을
보다시피 1993년 FZR600→1994년 YZF600R은 명칭/컬러링 말고는 동일합니다.
추측하건대 바이크 세계의 최고봉 크라스인 당시 GP500의 YZR500의 이미지를 시판
스포츠바이크에 차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합니다.
이 후 1996년 YZF시리즈(선더에이스/선더캣)는 모델체인지를 거쳐 변화를 줍니다만,
시장의 호응은 없었던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명칭 변경과 모델체인지로 효과를 보지
못함으로써 야마하는 기로에 섭니다.
1998년 드디어 야마하가 일을 냅니다.
새로운 YZF시리즈(R1/R6)가 유럽을 중심으로 대성공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는 YZF의 성공은 야마하를 세계제일의 바이크 제조사로
자리를 굳히게 했습니다만.. 그렇다면 FZ는 그대로 잊혀져 가는 것인지?
그렇지 않습니다.
1998년, 수퍼스포츠 계열인 YZF의 성공과 별도로 스트리트스포츠 계열인 FZ가 새로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먼저 1998년에 FZ600이 발표되고 2000년에 FZS1000이 발표됩니다. 2001년 무렵의
마이너체인지를 거쳐 2004년에는 풀모델체인지 된 FZ6가 발표되고 2006년 드디어
FZ1/FZ1-Fazer가 발표됩니다.
이로써 야마하는 YZF라는 수퍼스포츠 계열과 FZ라는 스트리트 계열이라는 든든한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이 둘은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마하가 1984년 발표한 FZ750 이래 먼 길을 돌아 20년만에 FZ전설이 완성되었다고
할까.. 제네시스엔진의 추종자들로써는 너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YZF계열이 더이상 5밸브의 제네시스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현 싯점에서
여전히 야마하 전통의 5밸브 엔진을 고수하는 FZ시리즈의 귀환은 의미가 큽니다.
사실상 제네시스라던가 페이저라던가 하는 명칭보다 'FZ'라고 하는 뿌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 시리즈야말로 야마하 스포츠바이크의 전통이자 근원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FZ = 페이저(Fazer)라는 등식도 성립합니다.
첫댓글 화이자가 85년식이었네ㅡ.ㅡ;;; 예전에 꼬마 브이맥스라고 타고 다녔었는데ㅡ.ㅡ;;;;;;
페이져1000 타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