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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I, 텍사스, 시애틀
몸은 아직 병색이 완연했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진 듯했다.
사흘을 거의 먹지도 못했는데 이만큼 견뎌내고 있는 게 인야 스스로도 신기할 지경이었으니까.
잠은 잘 이루지 못했지만, 그런 몸 치고는 컨디션이 그런대로 괜찮아... 인터넷을 열어보니 홈페이지 '댓글 창'에 새 글이 하나 떠 있었다.
'삼촌 저 00이에요. 엄마가 걱정하세요. 어서 연락하세요...'
조카였는데, 인야는 소스라치게 놀라다 못해... 자신의 치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낱낱이 까발려진 기분이었다.
멕시코에 간다며 미국에서 누님한테 전화를 한 게 마지막이었는데, 그 뒤로 통 연락이 없자... 마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던 멕시코 돼지독감 소식에, 누님의 걱정이 컸을 터고... 인야에게 전화를 하다 안 되니, 홈페이지에 들어왔을 거고... 그런 식으로 인야의 근황을 알게 된 조카가 급한 대로 홈페이지에 그런 글을 남겼을 게 분명했다.
하필 인야가 멕시코에 간 시기와 미국 전역이 돼지독감으로 떠들썩한 시기가 겹쳐, 그 절묘한 우연에 주변 사람들 걱정을 많이 끼친 꼴이었다. 게다가 멕시코에서 돌아왔던 인야가 술을 과하게 마신 후유증이 돼지독감과 겹쳐(?), 사람들을 걱정시킨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실 인야는 홈페이지엔 자신의 아픈 사정을 낱낱이 밝히면서도, 정작 가족에게는 일언반구 한 마디도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 기겁을 한 인야는 곧바로 누님한테 전화를 걸었고, 이어... 조카가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도 삭제했다.
그런데 조카가 글을 남긴 이후에도 이미 몇 사람이 홈페이지를 다녀간 듯, 어떤 한 회원은,
'너무 걱정 말고 기다리세요. 곧 연락이 갈 겁니다'하는 댓글까지 남겨둔 뒤였으니,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동네방네 인야의 가정 사항이 여과없이 홈페이지에 까발려진 상황이라... 인야의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쨌거나 결과는 해피엔딩으로(?) 일단락은 된 셈이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인야는, 어차피 그날 탈 시애틀행 비행기에서 나오는 음식은 쳐다보지도 못할 것 같아, 새벽부터 감자를 깎아 수프를 끓였다.
그거라도 먹고 가야 점심때가 넘어 시애틀에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텍사스는 거의 날마다 비가 내려, 서부영화에서 보던 이미지만 믿었다가는 큰일 날 정도로 날씨와 풍광이 뒤죽박죽이었다.
그날도 축축하고 습도가 높아 후텁지근한 아침이었는데, 신부님이 부탁한 한 신자가 공항까지 태워다 주어... 인야는 시애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록 몸은 허했지만, 20년이라는 오랜 세월 만에 보게 될 친구를 생각하면...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전날 저녁에도 전화를 걸어온 친구는, 혹시 못 온다고 할까 봐 걱정이었다고 했던 것으로 보면... 그 역시도 마찬가지일 터라......
"근데, 몸이 아직 정상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는 인야의 말에,
친구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야, 너 오면 함께 가려고... 기차표까지 예매해놨는데 안 오면 어떡해!"
미국에 이민 온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친구다운 친구를 만난다며 들떠있던 그는, 실제 그 사이에... 단 한 번도 한국에 나오지 않았던 사람이기도 했다.
더구나 인야가 온다고, 직장에서 일주일 휴가까지 받아두었다고 하는데야... 인야의 입장에서도 안 갈 도리가 없었다.
'그래, 죽어도 간다.'
그런 심정으로 인야는 중간 기착지인 덴버 공항에서, 홈페이지에 올릴 글을 쓰고 있었다.
아침 아홉 시경 어스틴을 출발해 한참을 날아온 참이었다.
창 아래로 너른 평야가 펼쳐지더니, 착륙하는 사이 저 멀리 흰 눈으로 덮인 로키산맥이 보였다.
거기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비행기를 갈아타고, 그 눈 덮인 산맥을 넘어 다시 두 시간 넘게 북쪽으로 날아가야 시애틀이라는 것이었다.
거기엔 20년 만에 보는 친구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텐데,
"너, 왜 이렇게 늙었어?" 하지 않을까 싶었다.
가뜩이나 늙어 보이는 자신의 얼굴인데, 요 며칠 앓느라 몰골이 더 삭았을 터라......
그런데 인야가 덴버 공항에서 사용하는 노트북은, 원래 멍 신부님 것이었다.
지난번 어스틴 성당에서 산티아고 특강을 할 때 프로젝터로 이미지를 보여주느라 신부님이 쓰도록 했던 것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인야의 손에 넘어와 있었던 것이다.
인야가 일부러 뺏은 것이 아니긴 한데, 각본이 그렇게 흘러와 버렸던 것으로... 덕분에 앞으로는 무선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현장에서 곧바로 홈페이지에 글과 사진을 올릴 수 있게 된 셈이었다.
구름 속으로 비행기가 내려가더니, 잘 정돈된 아롱다롱한 색상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하강하자 시애틀의 전경이 펼쳐졌는데, 바다인지 호수인지... 물과 숲과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 속에 아름다운 도시가 자리하고 있었다. 물 위로는 다리 두어 개가 놓여 있고, 그 위로 개미만 한 차들이 달리는 모습이 보였는데... 아직 봄이라 그런지, 침엽수림은 짙고 새로 돋은 나뭇잎들은 다양한 녹색으로 풍성한 색감을 뽐내고 있는 듯했다.
'아름다운 도시로구나.'
인야가 지금껏 지나온 도시들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빼어나고 깨끗한 도시였다.
공항에서 짐을 찾고 전화를 걸자 몇 분 뒤 친구가 차를 몰고 나타났다.
그의 첫인상은 콧수염이었다. 인야는 속으론 웃고 있었는데,
'허긴, 몇 년 전 사진으로 이미 본 적은 있었지?' 하는, 그다지 낯설다고 할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의 재회라 다정하게 포옹이라도 할 법했지만, 정신없이 짐을 싣고 차에 올라 안전띠를 매면서야... 둘이 겨우 나눈 인사는,
"야, 우리 악수라도 해야하는 거 아냐?" 한 인야에 의해 나눈 악수가 전부였다.
집으로 가는 길, 거리는 깨끗했고 튤립을 비롯한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여유롭게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의 삶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친구 H가 갑자기,
"야, 신부님은?" 하고 물어왔다.
"글쎄, 오고는 싶은데 선뜻 나서지지가 않나 봐."
"오라고 해!"
"왜에?"
"너 한 사람 데리고 다니나 신부님이 끼나 큰 차이 없잖아. 어차피 너 위해 휴가 낸 거니까."
인야는 별생각 없이 넘겼는데, 친구는 자꾸 재촉했다.
"야, 빨리 전화해. 잘 도착했다고."
"에이, 집에 도착한 뒤에나 하지 뭐."
집에 도착한 뒤 정말로 신부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첫 마디가,
"잘 찾아갔나 보네요? 나도 갈까?" 하는 거 아닌가.
옆에서 듣던 친구가 속삭이듯 말했다.
"야, 오시라고 해!"
생각을 좀 하고 말했어야 했는데, 인야는 그만 인사치레로 그 말을 전하고 말았다.
"신부님, 이 친구가 오랍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정말요? 잠깐, 친구 좀 바꿔주세요."
심상찮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미 뱉은 말이라 인야가 전화를 바꿔주자, 둘이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신부님이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며 전화를 끊은 모양이었다.
"야, 사달났다, 사달났어!"
인야가 투덜대자 친구도 껄껄 웃었다. 물불 안 가리기로는 이 친구도 신부님 못지않았다.
그러다가 얼마 뒤 정말 신부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행기표 예약했어요."
"정말요?"
"예. 일요일 미사 끝나고 출발해서 밤늦게 도착하는 걸로. 돌아오는 건 하루 늦춰서 금요일 새벽에 오는 걸로."
하루라도 더 함께 있으려 일정까지 늘린 것이 분명해 보였다.
"내가 이 인야 선생님 덕분에 시애틀 구경하게 생겼네요."
어느새 그렇게 말하는 신부님에,
'자기가 다 만들어놓고선 나 때문이라니.' 인야는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친구 H까지 한술 더 떴다.
"가만있어라. 이 신부님이 어디 가시는 걸 좋아할까?"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자, 인야는 문득 자신의 처지가 우스워졌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사이에 끼어드는 신부님도 그렇고, 자기 위해 휴가까지 냈다는 친구의... 정작 다른 손님 대접할 궁리나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이 집에 주인공으로 온 거야, 엑스트라로 온 거야?' 하기는 했지만, 인야 역시 속으론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의 집은 이민 20년 만에 마련했다는 아담하고 깨끗한 집으로, 태평양과 직접 이어지는 만을 낀 바닷가에 있었다.
밥을 먹은 뒤 친구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우선 밥 먹고, 우리 함께 머리 깎자."
깜짝 놀랐던 인야가,
"무슨 머리? 나 일 년에 두 번 머리 깎는데, 아직 안 됐어." 하고 어리둥절해 하는데,
"아냐, 함께 가서 깎아!" 그는 막무가내였다.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그 고집에, 인야는 결국 웃으며 따라나서... 팔자에도 없는 이발을 했다.
그런데 거기 한 구역의 한인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깎았는데, 그 부산 출신이라던 이발사가 어찌나 머리를 잘 깎던지... 인야는 두고두고, "내가 이렇게 머리를 잘 깎는 이발사는 평생 처음이었다니까!" 하면서, 나중에 H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이따금... "그 이발사는 잘 계셔?" 하고 안부를 묻기도 했지만, 자신의 홈페이지에 '시애틀의 이발사'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까지 했을 정도로... 인야에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일이었다.
그리고 날씨도 마침 좋아서, H는 인야를 바닷가에 데려 갔다가... 오랜만에 옛 생각이 난다며, 또 동네 당구장에도 데려가 한 게임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친구 집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할 줄 알았던 인터넷이, 정작 와보니... 노트북의 한글 문서(HWP)가 열리지 않아, 미리 써둔 글들을 올릴 수가 없게 되었다.
'도대체 내가 마가 꼈나? 꼭 내가 가는 곳마다 문제가 생겨, 인터넷을 할 수가 없네!'
인야는 짜증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뒤, 인야는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카지노를 구경했다. 아니, 실습까지 한 것이다.
뉴욕에 있을 때 후배 가족과 함께 애틀랜틱시티에 가본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그저 구경만 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달랐다.
시애틀 친구의 요즘 직장이 바로 이곳 카지노라는 것이었다.
"웬, 카지노?"
인야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두 아이 교육시키느라 밑바닥부터 일했다던 친구 부부는, 성실함을 눈여겨본 윗사람 덕에... 최근 아예 카지노로 일자리를 옮긴 뒤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인야가 보니, 도박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직장인일 뿐이라서 이상할 것도 없었다.
친구는 인야를 데려가더니 20달러쯤을 쥐여주며 슬롯머신 앞에 앉혔다.
규칙도 모른 채, 인야가 손가락 가는 대로 눌렀는데... 이상하게 액수가 자꾸 불어나는 것이었다.
1센트짜리 게임기였는데, 어느새... 100달러 넘게 딴 모양이었다.
그러자 H가 옆에서 웃으며 감탄했다.
"넌 옛날부터 고스톱도 잘 칠 줄도 모르면서 우리 돈을 따더니, 좌우간 너는... 이런 쪽에 수덕이 있나 봐?"
정작 돈을 딴 사람보다 H 자신이 더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재미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인야는 20달러쯤 잃는 게 차라리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아,
"야, 우리 이제... 그만 나가자!"고 했는데,
현금으로 바꿔가지고 나오며, 100달러짜리 지폐를 손에 쥔 기분이 묘했다.
도박에는 별 취미가 없는 인야였지만, 아무튼... 그 순간 시간만큼은 어찌나 빠르게 갔는지, 그것도 수수께끼였다.
신부님이 어스틴에서 도착한 뒤, 본격적인 시애틀 근교 관광이 시작되었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곳은 만년설에 덮인 4,392미터의 레이니어산이었다. 평소엔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는데, 이따금 마음이 내킬 때면 그림처럼 자태를 드러내곤 한 산이었다.
친구는 나아가 국경까지 넘기로 했다.
연이은 술자리로 인야는 컨디션도 좋지 않고 아침부터 비가 몹시 내리는 날이었지만, 다들 개의치 않고... 새벽같이 출발했다. 교통 혼잡을 피하려는 것이었지만, 그날은 친구 처도 동행했다.
캐나다로 가는 길도 내내 아름다웠지만, 궂은 날씨에... 인야는 사진 찍을 마음도 나지 않았다.
서너 시간을 달려 국경 검문소에 닿았는데,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가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했다.
그렇게 캐나다 서부 최대 도시라는 밴쿠버에 도착했다.
비가 내린 듯 축축한 날씨에 위도도 높아, 봄인데도 쌀쌀했다.
아름답다는 스탠리 공원에 먼저 들렀는데, 친구 부부가 화장실을 찾으러 간 사이... 인야는 바다 뒤로 밴쿠버가 보이는 공원 한 켠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수선화가 막 피어나고 있었다.
'아, 날씨만 좋았다면 훨씬 근사했을 텐데......' 할 정도로, 우중충하고 습한 공기에 자꾸만 몸이 움츠러들었다.
다들 차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아 했지만, 국경까지 넘어온 마당에...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인야가 다들 나오라고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려서야,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넷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이 사진이 그날의 대표적인 사진이 되었다.
이런 궂은 날씨에도 오픈 관광버스로 도심을 도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고, 이듬해 겨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도심 곳곳이 공사 중이었다.
이어서 카필라노라는 높은 계곡의 흔들다리로 향했다.
별로 볼 것도 없는데 입장료만 캐나다 달러로 28달러였지만, 거기도 사람들은 많았다. 번지점프 같은 스릴은 아니어도 나름의 짜릿함을 느껴보라는 다리였다.
다리를 건넌 뒤엔 숲 속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모험 코스가 있었지만,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경치에 큰 감동도 없었고, 날씨도 별로였지만... 여럿이 몰려다니며 시끄럽게 떠든 재미만은 쏠쏠했다.
그런데 내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치고는, 교통 안내 표지판 등이 형편없었다.
도로 표시를 찾지 못해 도심에서 한참을 헤매느라 다들 짜증이 나다 못해 약이 오를 지경이다 보니,
"이래놓고 무슨 올림픽을 한다고 그래?" 하는 짜증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신부님은 본인의 일정에 맞춰 어스틴으로 돌아갔고,
열흘 남짓 시애틀에서 놀다시피 지냈던 인야는, 이제 두어 시간 뒤면... 다시 휴스턴으로 돌아가야 했다.
원래 예정했던 시카고 일정은 사정상 취소되었지만, 그동안은 그저 친구가 짜준 일정에 따라다니기만 했을 뿐이다.
시애틀에 오면서는 스케치북까지 챙겨왔는데, 정작 펼쳐볼 시간조차 없이... 떠나는 꼴이었다.
따지고 보니, 모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학창시절 친구와 어울려 놀기만 한 며칠이었다.
그 사이 몸이 다시 안 좋아지기도 했지만, 홈페이지엔 알리지 않았고... 지금은 다시 약간 호전된 상태였다.
나름대로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막상 시애틀을 떠나 텍사스로 돌아가려니... 그려놓은 그림 하나 없다는 사실이 인야의 마음에 걸렸다.
'내가 좀 심했나?'
휴스턴에 가면 또 열흘 남짓, 벌여놓고 마무리 짓지 못한 그림들을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멕시코를 다녀왔고 시애틀에서 놀기만 하다 보니, 작업의 리듬이 완전히 끊겨버려... 다시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일할 때는 일만 해야 하는데......' 하긴 했지만, 이젠 다 지나간 뒤였다.
게다가 휴스턴에는 아직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소통이 더 절실할 텐데도... 그 역으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조차 어려울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