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김병현(22)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왼손타자를 상대하기위해 지난 해 배운 체인지업과 올해 터득한 싱커를 놓고서다.
김병현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타자들을 상대로 한 두번째 라이브 피칭에서 직구, 커브, 싱커, 체인지업 등을 섞어 던지며 구질을 점검했다.
55개를 던진 김병현은 마운드를 내려온 후 "싱커와 체인지업이 손에 착착 감긴다. 올 시즌 이 두 구질을 갖고 톡톡히 재미를 볼 것 같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체인지업은 지난 해 5월 중순 팀 동료였던 오마 달(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서 배웠다. 그러나 손에 익숙지 않아 한 게임에서 두세 개도 던지지 않았지만 이제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낸 것이다.
싱커와 체인지 업의 궤적은 거의 같다. 직구처럼 오다가 왼손 타자 앞에서 휘어져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걸치며 떨어진다. 구별은 스피드를 보고 한다. 싱커가 체인지 업보다 좀더 빠르게 들어온다.
김병현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싱커와 체인지업이 다 마음에 쏙 들지만 실전에서는 비슷한 구질을 함께 구사하지는 않고 한가지만 던질 작정이기 때문이다.
직구,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등 이미 다양한 구질을 갖고 있기에 실전에서 한가지만 더 추가해도 충분히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어서다.
그리고 손목을 비틀며 던지는 싱커와 체인지업을 동시에 구사하다보면 손목에 무리가 따르게 되고 자칫 잘못되면 지난해처럼 부상(시스트)이 재발할 수도 있어 이를 방지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그러면 김병현은 어떤 구질을 선호할까. 그날 그날의 볼 감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체인지업을 택할 예정이다. 직구를 노리고 있는 타자에게 체인지 업을 구사하면 공이 타자 앞에 오기도 전에 방망이가 돌아가 헛 스윙 삼진을 뺏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김병현이 행복한 표정인 반면 상대팀 타자들은 올해 다시 한번 머리를 싸매야 할 정도로 고민에 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