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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이후 2주째 거친 강을 건너고 있다.
애초에 고전에서만 간추려 이야기 했던 걸, 개편과 함께
전해오는 우리 판소리 사설이나, 민요 가사에 나오는 옛말도
풀어 보는 자리 마련하고 있어서 살림살이가 늘어 난 셈이다.
고전에 별 관심이 없는 분들은 글 한줄 읽어 나가면서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낮설은 용어나 처음 듣는 출처 때문에 편치 않을것이다.
우린 그렇게 고전과 거리를 두고 살아 온 셈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런 코너를 마련한 것이고, 그냥 흘러가는 소리 한대목도
한두마디 알고 들으면 친근해질 거 같아. 이리 시간품 들여보고
있다는 걸 헤아려 줬으면 싶다. 우선 지난 주 전해 본 여섯개의
이야기들 만나 보자. 앞전에도 간추려 이야기 했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자료를 모아 해설하는 형식이
서로에게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렇게 방송원고를 간추려
올리면서 사이 사이 간단한 해설을 넣는 식으로 이야기 해볼까 싶다.
***정조대왕 효심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그가 남긴 '홍재전서'에 보면
불교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드러나지만 유학과 만나는 지점을 효심에 두고 있다.
그래서 '대보 부모은중경'을 읽고 감동해 이를 널리 알리자고 한다.
불가에서 말한 부모님 은혜의 깊이와 높이에 대해 '어버이를 업구서 그 높은
수미산을 천번을 돌고 돌아도 갚지 못할 은혜'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런 구절 앞에만 오면 자꾸 고개가 숙여지고 작아만 진다. 내가 어찌 살았는가는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 고전코너 ‘고전기행 사설여행 ---회심곡의 은중경과 정조대왕 대보 부모은중경 ’
종구 역사와 인물 속에 온고이지신을 돌아보는
‘고전기행 사설여행!’
희은 고전 속에 오늘을 생각하는 자리죠. 이종구씨 어떤 구절인가요?
종구 ‘회심곡’에 이 구절 기억 날겁니다.
(인용) ‘인간세상 다 나온 은덕일랑 잊지를 마소, 건명전에 법화경
이요. 곤명전에 은중경이로다.’
희은 ‘회심곡’ 하면 어버이 은혜를 돌아보게 하는 명곡이잖아요.
부모님 은혜가 ‘곤명전에 은중경’이라는 구절에 멈추게되네요.
종구 불가에 전해오는 부모은중경이 회심곡으로 들어 온 건데요.
부모님 은혜를 갚자면 어버이를 업고서
수미산을 천 바퀴 돌아도 다 갚지 못한다는 말이 있거든요.
희은 이런 말이 낮설다. 그래서 거리가 있다. 그런 분들도 있겠죠.
종구 회심곡에 나오는 이 은중경은 다시 조선 정조대왕
‘대보 부모은중경’과 연관이 있거든요.
희은 유교로 통치했던 시절에 정조대왕도 부모은중경을 봤을까요?
종구 정조대왕은 ‘홍재전서’에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유교와 불교는 가르침이 다르다. 과인이 불교의 가르침을
잘은 몰라도 부모님 은혜에 대한 ‘대보 부모은중경’ 말씀은
유교의 가르침과 표리가 된다.
희은 그럼 정조대왕이 공감했다는 그 ‘대보 부모은중경’이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네요.
종구 ‘대보’ 크게 보은해야 한다. 부모님의 깊고 높고 거룩한
은혜를 크게 갚아야 한다는 게 ‘대보 부모은중경’인데요.
‘회심곡’과 상통하는 구절 새겨 볼까요. 여기 보세요.
희은 먼저 ‘회탐수호은(懷眈守護恩)’이란 구절은 어떤 뜻인가요?
종구 ‘품에 품고 지켜 주시는 어버이 은혜’를 말하죠.
희은 그럼 ‘연고토감은(咽苦吐甘恩)’ 구절은요?
종구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시는 부모님 은혜죠’
희은 물론 산고의 고통 참으신 은혜도 있을테구요.
종구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가서 젖을 먹여 길러 주신 은혜도있죠.
희은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 구절도 있는데요?
종구 ‘더러운 것을 깨끗이 씻어서 키워 주신 어버이 은혜’이죠.
희은 ‘위조악업은(爲造惡業恩)’이란 어떤 은혜인가요?
종구 ‘자식을 위해서 온갖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은혜’이구요.
희은 ‘구경연민은(究竟憐愍恩)’이 마지막 구절 같은데요?
종구 ‘끝까지 염려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부모님 은혜’가 바로
‘구경 연민은’이죠. 자, 이렇게 ‘회심곡’에는 정조대왕이 찬탄한
‘대보 부모은중경’ 뜻도 담겨 있다.
희은 그 어버이 은혜를 갚기 위해 부모를 업고 수미산을 천바퀴
돌아도 갚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은혜 때문이군요.
종구 부모은중경과 회심곡이 서로 통해 있더란겁니다. 요즘 패륜아가
걸핏하면 부모를 폭행하는데, 여기 회심곡과 은중경 이야기
돌아봤으면 합니다.
희은 ‘고전기행 사설여행’ ‘회심곡과 은중경’ 고전 자료는, 인터넷 카페
‘상암골 상사디야’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쫑구 좋은 자료나 담론은 ‘상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3 ‘
***고려말 목은 이색의 가을 풍경에 잠시 눈길을 줘 보자.
죽도록 붙들어야 할 나라는 서리맞은 국화꼴로 시들고 있다.
결코 떨어져서는 안될 모든 가치들이 땅 바닥에 떨어진 국화 이파리 처럼
후들후들 널브러져 있다. 그때 이색은 국화 앞에서 '차라리 둘 다 잊을 순 없을까?'
아마도 莊子의 坐忘이 생각났을게다.
공자 수제자 안연이 스승에게 말한다. '저 앉은채로 좌망했습니다'
'아니 안회야 니가 좌망을 하다니? 어떻게?'
'이놈의 몸에서 해방되고 이 생각에서 벗어나 그냥 크게 뻥~ 뚫어 통했더이다'
세상도 잊고 나도 잊고 떨어진 국화이파리까지 잊고자 했던 이색의 그해 가을
그는 결국 떨어진 국화를 주어 먹으련다고 울음을 삼킨다.
우린 이 가을에 떨어지는 단풍이 무엇으로 보이는걸까? 그저 스쳐간
내 삶의 작은 추억엽서 정도일까?
♣ 고전코너 ‘고전기행 사설여행 --- 목은 이색의 가을 밤 ’
종구 역사와 인물 속에 온고이지신을 돌아보는
‘고전기행 사설여행!’
희은 고전 속에 오늘을 생각하는 자리죠. 이종구씨 어떤 구절인가요?
종구 고려말 목은 이색이 남긴 ‘가을밤 유감’ 잠시 볼까요?
희은 지금 같은 때 목은 이색이 가을밤에 남다른
감회가 있었나 봐요.
종구 고려가 기울고 조선이 개국하려는 그 시절
목은 이색이 가을밤 얼마나 생각 생각 많았겠어요
그냥 이렇게 살면 돼. 나 한사람 이 세상 그냥
양쪽 다 잊어 버리면 돼. 마음을 식은 재 같이 먹자.
희은 스스로 정답을 말해 놨군요. 세상이고 목은 이색이고
둘 다 잊어 버리자. 마음을 그냥 식은 재 같이
차갑게 먹자. 그게 마음처럼 잘 됐을까요?
종구 안되니깐 가을밤 깊도록 잠 못 자구서 노래를 남겼겠죠.
사는 일이 그렇더라는 겁니다. 사람들은 쉽게 말하더라.
‘그냥 세상일이고 나라는 사람이고 양쪽 다 잊어 버리자.
이놈의 마음 다 타버린 식은 재처럼 놔 버리자.’
희은 그 정도면 도통한 사람 아닐까요. 어떻게 세상이고 나를 그냥
잊어 버립니까. 살아 있는 한은 우리 마음이란 걸
어떻게 다 타버린 재처럼 놔 둘 수 있구요.
종구 사는 날까지. 마음은 타오르는 장작불이고
사는 그날까지 나랑 세상은 서로 진흙탕처럼
얼크러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목은의 가을날 우수는
깊어질 수 밖에요. 여기 보세요.
희은 (낭송) 갈매기 나는 저 물결에 어느날이나 내 배를 띄울꼬?
강변에 초가집/ 차가운 비 노란 국화를 적시고
한 생각 잊으면 그만일텐데/ 세상사 밀려들고 흔들어댄다
종구 목은이 가고 싶었던 곳이 있었겠죠.
그런데 아직도 강변에 초가집에서 가을 서리 맞고
겨우 지내는 팔자인데, 거기다 말로는 한 생각 잊으면 돼
하지만 세상일은 거침없이 밀려들고 또 흔들어 대니
노란 국화에 적신 차가운 가을비를 느끼겠더라.
희은 거의 목은 자신이 가을이었다. 그런 심정 아닌가 싶네요.
(낭송) 가을비에 찾아오는 사람도 없구/ 늦가을에 떨리는 한기
초가집 또 내려 앉으려나/ 난초 지초 캐먹던 사람들아
떨어진 국화잎을 먹던 굴원처럼/ 아직 멀고 길더라
어렵게 사는 인생행로가.
종구 목은 이색의 그해 가을이 얼마나 적막하고 힘들었는지
오죽하면 다 타버린 재처럼 마음을 내려 놓자. 세상도 나도
한가지로 잊어 버리자. 떨어진 국화잎 먹구도 살면 되잖은가?
희은 그해 가을 목은 이색의 서리치는 가을밤 이야기가
들려 오는 성 싶습니다. 떨어진 국화잎을 먹고도 견뎌보자.
종구 외롭지만 고고한 뜻이 생각나게 하는 가을, 오늘 가을하늘은?
희은 여기는 맑고 높은데 여러분 계신곳은 어떤지요?
‘고전기행 사설여행’ ‘목은의 가을’에 대한 고전 자료는, 인터넷 카페
‘상암골 상사디야’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종구 좋은 자료나 담론은 ‘상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3 ‘
***황후가 된 심청이가 가을 밤 불렀던 기러기는 소중랑의 기러기였다.
소중랑은 19년간이나 북방 흉노족에 감금당해 바이칼 호 곁에 띠집을 짓고
견딘 충신이었다. 여기선 충과 효과 상통하는 구절을 심청의 간절한
갈망으로 엿보게 된다. 비유가 일치하는게 다행이다. 소중랑은 19년 지킨
절개로 돌아와 한나라 자존심을 지킨 영웅이 됐고, 심청은 부친과 상봉해
무수히 많은 앞 못 보는 사람들 개안을 시켜줬다.
난 이 가을에 소중랑의 기러기나 심청의 기러기를 불러 무슨 편지를 누구에게
전할까? 다가 설수만 있다면 애청자 집집마다 '여기 가을이 조금 외로운 자가
못다한 말이 많아 날마다 무수히 많은 썰을 풀며 산답니다. 한 구절만이라도
귀를 기우려 주신다면 밥 보다 맛있는 세월로 간직할까 합니다'
♣ 고전코너 ‘고전기행 사설여행 ---심청가 추월만정, 심청이와 소중랑 ’
종구 역사와 인물 속에 온고이지신을 돌아보는
‘고전기행 사설여행!’
희은 고전 속에 오늘을 생각하는 자리죠. 이종구씨 어떤 구절인가요?
종구 오늘이 상강이죠. 서리치는 날에 단풍은 더욱 붉어질 거구요.
희은 서리내리는 상강, 이제부터는 춥다 소리가 자주 나올텐데.
종구 그 가을 한가운데서 기러기를 불렀던 심황후를 만나볼까요?
희은 황후가 된 심청이가 기러기를 불렀던 뜻은 뭘까?
종구 심청가 중에 ‘추월은 만정 대목’ 가사 한번 보세요.
희은(낭송) ‘청천의 외기러기 월하에 높이 떠서, 뚜루 끼일룩, 울음울고
가니/ 심황후 반겨듣고, 기러기 불러 말을 한다. 오느냐
저 기럭아. 소중랑 북해상에 편지 전턴 기러기냐?‘
종구 가을밤 달빛 가득 찬 뜨락에서 심청이는 왜 기러기를
불렀을까요? 무슨 사연에 소중랑의 기러기를 불렀던걸까요?
희은 그럼 소중랑 기러기 사연만 알면 ‘심황후가 왜 소중랑 기러기를
불러 댔는지 알겠군요. 소중랑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종구 기원 1세기 한나라 충신이었죠. 소무는 중랑장으로 중국 북방
흉노족 사신으로 갔다가 인질로 잡혀 온갖 협박 속에서도
흉노족 백성 되길 거부하고 장장 19년간 바이칼 호수 근처에서
양을 치면서 돌아갈 날 기다렸던겁니다.
희은 19년이나 바이칼호 옆에서 양치기로, 끝내 오랑캐
흉노족 백성으로는 안살겠다. 어떻게 됐는데요. 소중랑은?
종구 소중랑 소무가 양을 치다 철새로 날아 온 기러기
한 마리를 잡아 그 다리에 편지를 써서 날려 보냈죠.
어느날 한나라 황제가 사냥하다 기러기를 잡았는데
그 기러기 발에 소무가 보낸 편지를 봤던겁니다.
‘북방 어디어디 호수곁에 소무는 살아있습니다’
희은 그럼 심황후가 소중랑 기러기를 부른 뜻은
그 기가막힌 소중랑 편지를 전해 준 기러기야. 이내
기막힌 사연도 저 황주 도화동 아버지에게 전해 다오.
종구 그거죠. 소중랑이 바이칼 호 곁에 살아 있습니다. 그 말처럼
‘심청이도 여기 송나라 궁궐에 살아 있습니다.’ 그걸 전해줄
기러기가 소중랑 편지 전해줬던 기러기였으면 좋겠다.
희은 소중랑 편지를 한나라 천자가 봤듯이. 심황후 편지도
심봉사가 볼 수 있게 해줄테니깐. 소중랑의 기러기야
내 편지 좀 전해다오 외칠 수 밖에 없었겠군요. 참 소중랑은요
종구 바이칼 호에 19년간 양을 치던 소중랑은 60넘은 몸으로
고국에 돌아와 한나라의 충신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죠.
심청이는 황후가 돼서 아버지를 초대해 눈을 뜨게 해준
만고의 효녀가 됐구요.
희은 그 충과 효가 합쳐진 심청가의 추월은 만정 대목
소중랑과 심청이 사연 생각하며 들어 보시면
종구 이 가을 기러기 우는 소리가 나라사랑, 어버이사랑 소리로
들릴 수도있지 않을까요?
희은 ‘고전기행 사설여행’ ‘심청과 소중랑’ 고전 자료는, 인터넷 카페
‘상암골 상사디야’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쫑구 좋은 자료나 담론은 ‘상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3 ‘
***머리빗기 노래, 일명 소두시(梳頭詩)는 중국이나 우리나 식자층에
흥미로운 소재였다. 왜 머리를 빗어야 했던가? 그때는 날만 새면 머리에
이가 스멀스멀해 빗어야했다. 그래서 백성의 가려운데 빗어줄 '민생의 빗'을 찾아
노래했을 수 밖에 없었고, 아릿다운 여인은 왜 머리를 빗는가?
살맛 안나는 세상에 곱게 빗어 단장한 자신을 이뻐해 줄 사람을 기다려 빗었고.....
이 시대 우린 왜 머리를 빗는가?
과연 그 누가 우리네 가려운데 박박 빗어 개운하게 해줄건가?
난 오늘도 빗을 잡고 빗질할 거 없이 빠진 대머리 두상을 바라만 본다.
이 참을 수 없는 대머리 속 가려움은 무슨 빗으로 빗질해야 할까?
♣ 고전코너 ‘고전기행 사설여행 --- 허균이 소개하는 소두시(梳頭詩) ’
종구 역사와 인물 속에 온고이지신을 돌아보는
‘고전기행 사설여행!’
희은 고전 속에 오늘을 생각하는 자리죠. 이종구씨 어떤 구절인가요?
종구 예전에 소두시라는 게 있었거든요. ‘얼레빗으로 머리빗는 노래’
간단히 줄이면 ‘머리빗기 노래’
희은 그걸 소두시라고 했군요. 일상 속에서 머리를 빗으면서도
무슨 노래할 일도 아니고, 암튼 소두시는 낮설거든요.
종구 그럼 홍길동의 저자 허균이 ‘학산초담’에다 전한
머리빗기 노래. 소두시 돌아볼까요?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여기 허균의 학산초담 지리산 소두시 사연
소개해 주실까요?
희은 (이야기) 근자에 한 선비가 지리산 유람을 갔는데. 한 외진
숲에 푸른 대나무 우거진 가운데 띳집이 있는데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있다. 그 선비를 반기며 소나무
아래 앉혀 놓고 막걸리에 나물국을 대접하고서 말하기를
노인 (정겹게) 이 늙은이가 하는 일이라고는 머리빗기를 좋아해
하루 천번을 빗는다네.
희은 (이야기) 그리고 노인장이 종이를 내밀었는데, 머리를 빗는다는
소두시였다. 그 지리산 산골 노인장 머리빗기 노래에
노인 (정겹게) 얼레빗으로 솰솰 참빗으로 싹싹
하루천번이니 머릿니가 어디 있으랴
어떡하면 만길이나 되는 큰 빗을 구해서
백성들 가렵게 하는 이들을 모조리 훑어 없앨꼬?
희은(이야기) 이 머리빗기 노래를 들은 선비가 바로 뜨락에
내려가 절을 올렸는데 이름을 물어도 대답이 없더라.
그 다음날 선비가 친구들과 그 집을 찾았더니 자취도 없더라.
종구 오늘 홍길동전 허균이 소개한 머리빗기 노래. 소두가
간추리면. ‘백성들 가렵게 괴롭히는 그 머릿니 뿐 아니라.
백성들이 가려워 하는 걸 시원스럽게 긁어주고 빗어줄
만길이나 되는 큰 빗을 찾고 구하겠다는‘ 이 대목이
핵심이죠.
희은 한사람을 위한 얼레빗 참빗질이 아니다. 백성들 가려운데
한꺼번에 긁어주고 빗어서 이를 잡아 낼 그 빗이란
과연 무엇을 뜻하는건지. 그것도 궁금하잖아요.
종구 서민들 가렵게 하는 머릿니에 비교되는 사람들은
누굴까요? 선인들은 바로 그 부분. 백성들 가려운 곳을
개운하게 해줄 그 사람은 또 누굴까요?
희은 머리빗기 노래, 소두가에서 두 인물을 찾고 있군요.
하나는 백성들 가렵게 하는 빈대나 머릿니 같은 사람들.
종구 또 다른 하나는 그 가려운것들을 개운하게 잡아
가려움증 해결해 준 사람. 그 사람은 누구냐 그겁니다.
희은 옛 선비들이 즐겨 짓고 노래했다는 ‘머리빗기 노래’
백성들을 가장 가렵게 하는 해충은 누구고, 그걸 개운하게
일망소탕 해주는 사람은 또 누군가?
종구 한마디로 ‘민생을 해결해 준 사람’이 백성의 얼레빗이란거죠.
희은 희은 ‘고전기행 사설여행’ ‘허균의 소두가’ 고전 자료는, 인터넷 카페
‘상암골 상사디야’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쫑구 좋은 자료나 담론은 ‘상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3 ‘
***역사 속에 만나보고 싶은 인물이 있다. 이 시대에 찾아 볼 수 없어 더 그렇다.
김창협, 김창흡 형제를 만나면 나도 그에게 '술잔에 꾹꾹 눌러 한잔 주시죠. 이놈의
세상 수심 좀 씻어 버리게 말입니다'
심청의 기러기가 김창협의 기러기로 오면 삶의 상황이 아슬아슬 해진다.
따뜻한 남쪽 나라 향해 갈대를 꺾어 입에 문 기러기가 찬 바람 가르고
날아오다. 지치면 바다에 갈대 줄기 띄워두고 의지한다던가?
남쪽땅 가면 살려니 하고 창공을 허우적이며 찾아와 밭고랑 사이 앉아
먹이 찾아 한눈 팔고 있을 때 날아 온 그물하고 작살이 삶의 순간 아니던가?
난 내일, 어떤 그물이 날아올지, 어디서 심장을 겨누고 작살이 날아 올지.
자라목으로 세상 앞에 앉아 자판기를 두드릴 것이다. 그게 먹고 사는 길이었으니.....
♣ 고전코너 ‘고전기행 사설여행 --- 김창협 국화노래와 기러기 ’
종구 역사와 인물 속에 온고이지신을 돌아보는
‘고전기행 사설여행!’
희은 고전 속에 오늘을 생각하는 자리죠. 이종구씨 어떤 구절인가요?
종구 조선 중기 문신인 김창협이 노래한 가을 노래 몇구절
돌아볼까요?
희은 오늘은 가사나 사설에 있는 구절이 아니고. 김창협이 노래한
가을노래군요. 김창협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종구 그 아버지는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수항이었죠.
아우 김창흡도 문장에 뛰어나 당대의 문장가였구요.
여기 이 구절은 김창협의 국화노래로 전하는건데, 한번 보세요.
희은 ‘차가운 비 추적추적 흠뻑 젖은 국화꽃/
애벌 익은 막걸리 더 기다릴 거 있수?
술잔에 그저 술만 꾹꾹 눌러 주구려/
이 지긋 지긋한 객지에서 고향 생각 안나도록/
종구 객지생활에 지칠만치 지친 김창협이 국화에 가을 비 젖은 날
이웃집 초대 받고 건너가 술 한잔 하며 남긴 노래죠.
그저 고향생각 잊어 버릴 정도로 한잔 꾹꾹 눌러 담아주소.
희은 애벌 익은 막걸리 더 기다릴 거 있수. 하면서
술잔에 그저 꾹 꾹 눌러 담으란 말은
요즘도 든는 말 아닌가요?
종구 그렇죠. 이웃간 정이 느껴지는 구절이기도 하구요.
다음 구절은 농암 김창협 ‘전중군안’이란 작품 중에
몇구절인데요. 여기선 가을의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죠.
희은 (낭송) 서리 내리기 전 북쪽 변방에서 만리길 날아 온 기러기/
갈대를 머금고 먼길을 근심하며 나래짓하다 하다 / 含蘆愁遠道
이삭을 먹기 위해 외롭게 밭에 내려앉았구나 / 啄穗下寒田
그림자만 보면 그물인가 놀랐다/ 바람소리 생~하면 활인줄 놀래
고상한 뜻 하늘 날다/ 허기진 배 채우자고 가을밭에 내렸구나
종구 가을에 날아든 기러기를 보면서 김창협은 어쩔 수 없이
알곡이 남아 있는 논밭으로 찾아 갈 수 밖에 없는
기리기 모습과 자신의 인생을 대비 시키고 있죠.
희은 갈대를 머금고 먼길을 근심으로 날개짓 했다는 말은 무슨?
종구 기러기들이 갈대를 꺾어 입에 물고 나는 모습을 보는데요.
날다 날다 지치면 강에 내려 그 갈대를 놓고 의지한다는
말도 있거든요.
희은 일테면 벼슬따라 먼먼 지방근무도 해야했고, 타향생활 해야
했던 김창협 자신의 철새 인생이 기러기 같기도 하더라.
종구 그렇죠. 그 와중에 화살 날아올까. 그물 날아올까 불안불안한
그런 상황 자체도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구요.
철새 기러기가 사는 법, 사람 사는 모습이랑 닮은데 있더란거죠
희은 ‘고전기행 사설여행’ ‘김창협 가을노래’ 고전 자료는, 인터넷 카페
‘상암골 상사디야’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종구 좋은 자료나 담론은 ‘상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3 ‘
***흥미롭다. 우리 선인들이 즐겨 불렀던 지방의 노래들/ 보통 서도소리다
경기소리다 남도소리다. 말하거나 서도창 경기창 남도창 하는데, 그 사설
구절마다 옛 사람 삶의 순간들이 찍혀 있다. '서도 수심가'는 지금 북한의
평안도 황해도 지역 민요인데. 그쪽에선 전문 소리꾼이나 부르지. 일반인들은
거의 기억 저편 아스라한 노래가 됐다. 전통은 우리가 지켜 오고 있고.
수심가에 등장하는 인물들, 그 아찔한 삶의 순간들 새겨가면서 들으면 새삼 다른
느낌으로 발걸음 멈추게 할 것이다. 오래된 미래가 오늘을 넘어 흐르고 있기때문이다.
수심가, 제목만 들어도 수심 근심이 솔솔 나올 듯 싶다. 근데 그 안에 해학도 있고
가슴아린 사연도 있고. 웃음 터지는 순간도 누벼져 있다. 우리소리 그래서 단순치 않다.
다만 우리가 멀리하고 있어서 그 멋과 맛깔짐을 모르는 그 부분이 우리 책임 아닌가?
수심가에 등장하는 그 많은 인물 중에 공자의 눈물과 우미인의 눈물에만 멈춰 봤다.
믿었던 수제자 안연이 일찍 죽어서 생긴 공자의 수심이 수심가 레시피가된다.
72전 72승을 했다해도 과언이 아닌 항우와 유방의 초한승부. 그 마지막 전투 때
항우의 부인 우미인은 자결을 선택한다. 대장부가 한 여인에 연연치 말고
운명과 맞짱 떠 보시오. 그 우미인의 수심이 수심가를 더욱 깊은 한숨으로 쌓인다.
우리소리, 이런 저런 사연들 조금 알고 들으면 동화처럼 다가올 수도 있지 않을까?
♣ 고전코너 ‘고전기행 사설여행 --- 서도 수심가 등장인물 ’
종구 역사와 인물 속에 온고이지신을 돌아보는
‘고전기행 사설여행!’
희은 고전 속에 오늘을 생각하는 자리죠. 이종구씨 어떤 구절인가요?
종구 서도지방, 평안도나 관서지방에서 널리 불렀던
수심가있죠.
희은 서도창 수심가 다음에 ‘엮음 수심가’로 넘어가죠?
종구 아시는군요. 그 엮음 수심가 중에 나오는 인물들
몇 사람 만나볼까요?
희은 수심가와 엮음 수심가에 나오는 인물이 여럿인데
오늘은 그 중에 ‘역음 수심가’에 등장인물 만나보기군요.
종구 (낭송) 유유창천은 호생지덕인데, 북망산천아 말 물어보자.
이렇게 시작한 다음에/ 안연이가 조사할 제 공자 같은
대성현도 도덕이 없어 못 살리고/
희은 안연이가 조사할제. 그 대목에도 안연이란 사람이 나오고
공자님이 나오는군요. 안연이가 조사한다는 말은 어떤 뜻?
종구 공자님 제자 중에서 안연이 수제자라 할 인물이었죠.
근데 불행히도 서른둘 나이에 공자보다 일찍 요절한겁니다.
희은 그럼 엮음 수심가 그 대목은 ‘ 안연이 요절할 때 공자님 같은
대 성현이 도덕이 없어서 안연을 못 살렸겠느냐?’
종구 아무리 도가 높고 덕이 넓어도 막을 수 없는 길이.
죽음으로 가는 길이더라. 자 엮음 수심가에 요절한 안연과
공자가 등장했죠. 그 다음 등장인물 볼까요?
희은 (낭송) 역발산혜 기개세로다 힘이 산을 빼며 기운이 세상을
덮었어도/ 우미인 손목 잡고 눈물 뿌려 이별할 제.
종구 그 사설엔 우미인이 등장하고, 역발산 기개를 가진
대장부가 등장하죠. 산을 뽑아낼 기개를 가진 대장부는
초한 승부 때 초나라 항우였습니다.
희은 그럼 우미인이 항우의 부인이었단 말이군요.
근데 왜 우미인 손목 잡고 눈물 뿌린 장면이
‘엮음 수심가’에 나오는걸까요?
종구 수심가 사설에는 이렇게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도 나오고.
역사 속에 짧게 찬란히 빛났던 한 많은 사람도 나오거든요.
우미인 손목 잡고 울어야 했던 항우를 생각해 보잔겁니다.
초한 승부 마지막 싸움 때 항우가 패전할 줄 알고
우미인은 스스로 자결 해서 항우의 짐을 덜어 준 장면나오죠.
희은 그 비극적 사랑의 한 장면이 엮음 수심가에
등장하는군요. 꼭 이런 사람들 이야길 하나씩 넣은 뜻은 뭘까요
종구 우리네 많고 많은 수심, 걱정 풀려면 그렇게 사무치는
원이나 한 맺힌 사연도 풀어야겠죠. 그런 사람 수심도
다 흘러갔고, 자취도 없는데, 우리네 생활 속 수심도 풀어보자.
희은 수심가, 엮음수심가로 풀어 보고자 했던 잔별처럼 많은
우리네 수심들 돌아보게 됩니다.
희은 ‘고전기행 사설여행’ ‘엮음 수심가 등장인물’ 고전 자료는, 인터넷
카페 ‘상암골 상사디야’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종구 좋은 자료나 담론은 ‘상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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