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이는 어제 샌프란시스코로 갔고, 3일 정도 더 관광을 한 뒤 한국으로 귀국 하기로 한다더군요.
정말 미국에서의 5년 이라는 기간이 총알처럼 빨리 지난거 같군요. 한국에 대한 노스탤지아와 가족, 친구의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글썽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UCSD 합격해서 기쁜 마음으로 여기저기를 싸돌아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병기, 석동이, 진성협, 선생님이 미국 오셔서 라스베가스 스트립거리 한복판에서 육계장에 하이트 맥주 마실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시간은 참 총알과도 같군요.
이제 제 인생의 2 라운드가 시작되려 합니다. 돌이켜 보면 불품없고, 컴플렉스로 가득했던 제 인생의 1 라운드. 평생 알콩 중독자로 지내셨던 아버지, 평생 빛 갚느라 제대로 된 밥 한끼 드셔보지 못하셨던 불쌍한 저희 어머니, 그리고 상고 근근히 졸업한 하나뿐인 제 여동생. 신라 중학교를 졸업하고 학비가 없어서 경고를 가지 못할뻔 했던 사연. 경고를 다니면서도 평생 학비와 기숙사비를 제 때 내지 못한 저의 학창 시절. 하나님이 정말 존재하시는 지, 기적과도 같이 미국으로 오게 되었고, 결국에는 UCSD로 합격하고 졸업하게 되었던 사연....... 하고 싶은 수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나중을 기약하겠습니다. 남들은 다 웃으며 졸업식을 했지만, 저는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울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반듯한 부모님이 계신 것도 아니고, 재산도 없고, 건강도 없습니다........그렇지만 제 주위엔 저를 사랑해주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경주고 친구들이 항상 제 등 뒤에 있고, 미국에서 만난 수많은 좋은 분들이 있습니다. 진정한 친구의 우정의 척도는 자신이 정말 위기에 처해 있을 때 확인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친구들,그리고 지인들은 모두 이렇게 제가 한국에서나 혹은 미국에서 힘들 때 만난 분들이라 더 더욱 값진 분들 입니다. 제가 지금 당장 알거지가 된다 한들, 병신이 된다 한들 제 곁에 항상 함께 할 친구들과 그분들을 생각하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추억을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언제나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제 삶에서 추억 이라는 단어를 빼면 저는 시체가 됩니다. 제 가슴 속엔 경주고 3학년 3반 친구들과 강대춘 선생님이 언제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비록 고등학교 때 공부 열심히 하지 못하여 많은 선생님으로 부터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저는 섭섭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서 펼쳐질 2라운드.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 반 설레임 반입니다. 저는 예수쟁이이니 기도와 말씀으로 준비하겠습니다. 언제나 "겸손"하고 지금 삶에 "감사"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들보다 더 늦게 걸으며 길가에 핀 꽃 한송이를 봤을때 고개 숙여 그 꽃을 바라보며 미소 지을줄 아는 인생의 여유를 가지겠습니다. 그 여유를 바탕으로 더 많이 가족들과 친구들을 챙겨주고 돌보겠지만, 안 보이는 곳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학문과 일"에 땀 흘리며 수고 하겠습니다.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와 "미소"로 일관하며 사람들이 저를 생각할 때는 "재미 있는 사람", "재치 있는 사람", "정 많은 사람", "그렇지만 꼼꼼하고 치밀한 사람" 이라 칭함 받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하고 싶은 수 많은 말들이 있지만 나중을 기약하겠습니다. 더 멋있는 모습으로 선생님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선생님 언제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