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동 대신시장 입구에 위치한 전봇대곱창
손님으로부터 강구막회(금천구 가산동)와 그다지 멀지 않은 동네인 신길동에 썩 괜찮은 곱창집이 있다는 정보를 취득한 갑판장은 그 주의 일요일 저녁에 선장님과 딸아이와 함께 그 곱창집에 찾아 갔습니다. 강구막회에서 택시를 타니 편도요금이 5천1~4백이 나오는군요. 이 정도의 부담이라면 강구막회의 영업을 마친 후에 종종 방문해도 좋을 듯 싶습니다. 전봇대곱창의 영업시간이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 서너시까지라니 말입니다. 맛집에 목마른 갑판장의 처지로서는 감지덕지입니다.
입구에서 바라 본 전봇대곱창의 실내
전봇대곱창은 윗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무척 협소한 가게입니다. 기껏해야 실내에 4인용 입식 테이블이 6개 뿐이니 말입니다. 날이 포근한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가게 앞 노천에 간이테이블을 몇 개 더 차릴 수 있으니 그나마 형편이 좀 나은 편입니다.
전봇대곱창의 안쪽 테이블에 앉아서 입구쪽을 바라보며 촬영한 사진
암튼 가게가 협소한 탓에 뻔한 시간대에 전봇대곱창을 방문한다면 자리를 확보하는 일이 만만치는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갑판장은 끄덕마이신입니다. 아무래도 갑판장이 전봇대곱창을 방문하는 시각은 뻔하지 않은 시간대인 평일 심야부터 다음 날 이른 새벽까지거나 일요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날은 일요일 저녁 8시쯤에 방문을 했더니 여유가 있더군요.
벽면을 장식한 낙서와 앞치마
낙서로 가득한 벽면을 살펴보니 몇몇 개그맨들의 이름이 보입니다만 갑판장이 방문했을 때는 아는 연예인이 안 보이더군요.
소곱창 2인분(3만원 어치) 상차림(미역냉국은 어디로 간겨?)
아차! 이제보니 전봇대곱창의 메뉴판 사진을 챙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꼭꼭 씹어 먹어야 되듯이 메뉴판을 되새김질 해낼 수밖에요.
==전봇대곱창의 메뉴판(2008년 8월 31일 기준)==
- 소곱창(국내산) 1인분에 1만5천원(단 2인분 이상 주문 가능)
- 돼지곱창 1인분에 8천원(단 2인분 이상 주문 가능)
- 볶음밥 1공기당 2천원
- 공기밥 1공기당 1천원
- 소주 3천원
소곱창 2인분
갑판장의 눈짐작으로는 소곱창 1인분은 길이가 약 30cm가량 되는 소곱창 한 줄과 약간의 염통과 대창 등입니다. 기다란 곱창의 양쪽 끝은 이쑤시개로 꿰어서 봉해 놓았습니다. 거의 액체 상태인 곱이 탈출하지 못하게 조치를 취해 놓은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거의 액체 상태인 곱'입니다. 되직한 상태의 곱이 꽉 차 있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요즘은 그런 곱창을 먹어 본 기억이 없습니다.
테이블을 순회하며 곱창을 잘라주시는 쥔장 아줌씨
1차로 대창과 염통을 잘라놓은 상태
소곱창을 주문하면 입구에 마련된 조리대에서 쥔장 아줌씨가 초벌구이를 한 후에 테이블로 가져다 주십니다. 그리곤 곱창을 제외한 대창과 염통, 야채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잘라 주십니다.
염통
염통은 너무 익으면 뻣뻣해지기 때문에 살짝 익혀서 바로 먹는 게 좋습니다. 게다가 가격마저 저렴하니 곱창과는 찰떡궁합입니다. 무슨 말씀인가 하면 곱창을 익히는 동안의 막간을 이용해서 먼저 먹어줄 수 있고, 가격대비 소량인 곱창의 허술함을 보충해주니 말입니다.
대창
다른 분들의 포스팅을 보면 벌집위가 등장하던데 이날은 지방을 완전히 제거해낸 대창만 몇 점 보입니다. 그날의 사정에 따라 구성과 질이 들쑥날쑥 할 수도 있다는 것은 감수해야 할듯 합니다. 지방의 기름짐이 빠져 아쉽긴 하지만 질깃한 대창은 갑판장이 좋아하는 먹거리입니다.
염통도 대창도 먹을만 했지만 이집 맛의 포인트는 '양념장'입니다. 달큼, 시큼, 맵큼 짭큼 등 4미의 중심을 잘 잡은 절묘한 간 맞춤이 자칫 평범할 수도 있었던 염통과 대창을 맛난 먹거리로 둔갑시켜 놓았습니다. 선장님도 이집의 양념장 맛에 감탄을 하십니다. 갑판장이 혹시라도 나중에 곱창집을 열게 된다면 이집 양념장을 모델로 양념장을 개발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
2차로 곱창을 자르는 중...
곱창이 노릇노릇 익어갈 즈음에 쥔장 아줌씨가 다시 오셔서 곱창을 잘라 주십니다. 그러면서 두툼한 원형팬의 중심에 있던 염통과 대창을 주변에 있던 곱창과 서로 위치를 바꿔 주십니다.
파, 양파, 마늘 등 리필
이집 야채인심이 후합니다. 갑판장의 경험에 의하면 어런 집들이 손님을 모읍니다. 손님에게 째째하다는 인상을 주면 손님들의 발걸음이 그 만큼 멀어집니다.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서비스를 마구 남발하면 나중에 더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고요.
지글지글~
곱창을 굽는 불판의 가운데가 오목하니 자연스레 기름이 한 가운데로 모입니다. 그러다보니 곱창이 구워지는지 튀겨지는지 몹시 헷갈릴만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이런 가운데서 곱창을 구울 때는 요령껏 구워야 나중에 낭패를 당하지 않습니다. 자칫 곱창이 밑에 깔리고 지방이 위로 올라간 상태로 오래 구우면 연필처럼 가는 곱창에 팝콘같은 기름이 주렁주렁 붙어있는 곱창을 먹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곱창을 구울 때는 가급적 지방이 불판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잘 구워진 곱창구이 한 점역시나 우려했던 대로 액상의 곱이 들어있던 곱창이라 굽는 동안에 상당량의 곱이 유실됐습니다. 그래도 잘 고르면 곱이 가득찬 곱창 한 두 점 쯤은 챙겨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액상 곱이 익혀진 것이라 맛이 아주 기똥차지는 않습니다.

볶음밥 한 공기(2천원)
곱창을 만족스럽게 먹어줄려면 1인당 1.5인분 이상씩 주문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소곱창과 돼지곱창을 적당히 섞어서 주문을 하든지요. 그것도 아니라면 곱창을 먹고 난 후에 볶음밥을 먹어주면 됩니다. 볶음밥은 테이블에 있던 불판을 쥔장 아줌씨가 들고 가서 매콤한 양념을 넣고 잘 볶은 후에 다시 테이블로 가져다 주십니다.
돼지곱창 2인분(1만6천원)
옆 테이블에서 돼지곱창을 먹는 모습이 맛있어 보였는지 선장님이 우리도 돼지곱창을 시켜 먹자고 하시네요. 그래서 돼지곱창 2인분을 주문했더니 예전에 냉동 삼겹살을 구워먹던 사각형 불판에 수북히 나옵니다.
오동통한 중국 당면
특이한 것은 돼지곱창과 함께 넣고 볶아주는 당면이 보통의 당면보다 훨씬 오동통한 중국 당면입니다. 중국 당면을 보니 호부추를 듬뿍 넣은 중국집 잡채가 생각납니다. 부추잡채를 안주삼아 독하디 독한 빼갈 한 잔을 목구녕 깊숙히 털어 넣는 것도 참 좋습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니 명동의 중국대사관 거리 한 켠에 있는 화상 만두집이 떠 오릅니다. 벗들과 그 집에서 오향장육, 잡채, 탕수육, 물만두, 군만두 등을 안주삼아 빼갈을 꽤나 마셔줬었는데 말입니다. 그 때가 무지 그립습니다만...에궁...
깻잎+돼지곱창
갑판장이 돼지곱창의 맛에 반한 것은 재수를 하던 시절이지 싶습니다. 혜화동 뒷골목길에 즐비했던 곱창집을 꽤나 들락거렸었습니다. 여럿이 어울려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술을 나눠 마시기에는 딱이었습니다. 폴랑폴랑 풍기는 돼지의 똥내쯤은 쓰디 쓴 깡소주로 감추던지 아니면 향이 더 강한 깻잎따위로 덮으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남들보다 단 한 잔이라도 더 마시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늘 주머니 사정이 빠듯했기 때문입니다.
청양고추
오홋! 이 날 이 집의 고추가 화끈, 달끈한 것이 제법 맛있습니다. 입안의 잡맛을 단숨에 날려 버립니다.
고추와 마늘이 맛있습니다.
마늘도 좋습니다. 계속 이런 마늘과 고추가 제공된다면 아주 좋겠습니다.
뻔한 그림찾기 : 파찌
매월 넷째주 일요일은 정기휴일이랍니다.
<늘 유쾌할 갑판장>
갑판장은 맛난 곱창이 먹고싶을 땐 신길동에 있는 전봇대곱창에 가면 되고, 여러분은 맛난 막회와 물회, 과메기, 피문어, 생태탕 등이 생각나시면 가산동에 있는 강구막회로 오시면 됩니다. ^^
첫댓글 에잇. 아침부터 침넘어가게 시리....ㅎㅎ 강구막회 들렀다 기름칠 더 해주면 되겠군요.
그러게 말여~ 그래서 지난 번에 넌즈시 암시를 줬었는데...다음에 가면 되지...
호.... 맛있겠네요.... 저도 가보고 싶습니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들려보시는 것도 괜찮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