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日記
김 한석
내가 죽은 걸 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소가 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만 있던 소들이 거리로 나와 소가 죽었다고 외쳤습니다.
소들은 우리에만 있어야만 한다고 신신당부하여도 소들은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촛불잔치 하자며,
촛불 하나씩 들고 외쳤습니다.
소는 죽은 소를 안 먹어요!
이번엔 닭들이 울었습니다. 닭장이 답답해서 광화문에 놀러 왔어요.
닭장에 보내는 데는 차비 안 받아요! 차비 안 받아요!
눈이 시리도록 매운 양념 통닭에 호프 한잔 공짜요!
의사가 처방전을 말했습니다. 미친 소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마구 떼려주라고...
그러자 거리로 나온 소들은 소가 죽었다고 더욱 시끄럽게 울어댔습니다.
어른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노래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LA골목... LA 갈비 먹던 때가 그립습니다.
의사가 다시 말했습니다. 소 곱창, 사골, 간에 콩팥에 다 먹어요. 죽은 소일랑 잊어버리고,
소 먹고 죽은 소 없어요.
의사가 계속 외칩니다.
소 먹고 죽은 소 없어요.
여름밤을 들판에서 세우던 빠알 간 쇠등 같은 아침 해가 뭉그러져 올라도
거리로 나간 소는 돌아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광화문에서 목쉰 소들이 외쳤습니다.
소는 죽은 소를 안 먹어요.
소는 죽은 소를 안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