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국토의 거의 정중앙에 위치해 자연재해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고 살아 왓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무서운 자연재해라면 역시 태풍인데 태풍은 해상에서는 세력이 강하다가도 육지로 올라 오면 시들해집니다. 학교가 내륙 깊숙히 자리하고 있으니까 태풍이 동, 서, 남 어느 쪽에서 상륙하더라도 학교까지 오는 동안에 세력이 꺾인다는거죠.
여기서 20년 살면서 가장 큰 재난을 얼마 전에 당했습니다. 강한 바람에 무지 굵은 느티나무가 뚝 잘라져 쓰러졌습니다. 학교에 많고 많은 나무 중 하나가 자빠졌다면 눈도 깜짝 안할텐데 문제는 나무 아래 창고를 덮쳤습니다. 창고는 각목등을 보관하기 위한 스레트로 만들어진 6평 규모였습니다만 박살이 난 스레트를 모두 치우고 보관 되어 있던 꽤 되는 양의 각목을 모두 치우고 창고를 다시 짓는 과정을 생각하니 상당히 먼 길이라 느껴지더군요.
5월 17일에 나재열 빌더가 창고 재건팀장으로 왔습니다. 16일에 삼무곡 자연학교 학생 두명이 연수차 들어 왔는데 연수의 목적인 노동 체험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타임을 맞췄습니다.이런 행운의 주인공을 소개하는게 도리겠군요. 심성보, 박상한. 삼무곡학교와는
거의 전혀 다른 통나무학교에 오기 전에 현곡으로 부터 약간 과장된 통나무학교 잔혹사를 듣고 온 듯 뭐 전혀 나무랄데 없는 훌륭한 노동인이었습니다. 100점 만점에 78점 정도. 이 정도 점수는 비빌더로서 받을 수 있는 상위 클라스 입니다.
창고는 아래 작업장에 보관 중이던 3x5미터의 통나무 골조를 사용하여 짓기로 했습니다. 오래 보관하여 약간 색이 바랜 것을 커버하기 위해 오일 스테인을 마호가니색으로 짙게 칠했습니다. 골조 조립을 하고 보니 그 자리에 그용도로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지붕은 철판을 사용하기 위해 구입해 뒀기 때문에 거기 맞게 투바이포로 지붕 프레임을 짜서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쉽게 조립하였습니다.
다음 날 지붕에 철판을 올려 마감하고 각목들을 새로 지은 창고에 정위치 시켰습니다. 창고는 수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좌측은 삼단으로, 우측은 이단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단, 이단에는 투바이 포, 투바이식스, 투바이 에잇 등의 각목을 규격 별로 보관하고 삼단에는 천막이나 방수쉬트 등을 보관하려 합니다.
다음날은 바람에 날려 간 아스팔트 슁글 보수 작업을 했습니다. 결국 사흘에 걸쳐 돈과 노력과 시간을 들여 피해 전 상태로 원위치할 수 있었습니다. 이리하여 통나무학교 개교 이래 최악의 풍수해는 말끔히, 오히려 이전 보다 더 럭셔리하게 해결 되었습니다. 참여한 성보 상한이 비빌더와 나재열 빌더의 앞날에 풍요와 건강이 함께 하길 빕니다.
첫댓글 무슨일이 생기던지 문제해결에 있어 항상 여유롭고 깔끔한 교장선상님의 능력은 가히 신급입니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