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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회원 |
호치민 도착 시내 중심가의 호텔로 향하니다. 여러개의 체인을 가지고 있는 A&M으로 비지니스호텔입니다. 자주 베트남에 오는 연무는 호텔에 불만이 많습니다. 너무 작고 시설도 별로라는 것이지요. 다시 한번 친구 연무가 현지여행사를 하는 동창 형준이에게 좋은 호텔을 주문합니다.
연무 : 야! 이번에도 이런 비지니스 호텔이야. 좋은 호텔 좀 예약해보라니까. 수영장도 있는
동창 : 시내에서 좀 거리가 있어 불편해
연무 : 괜찮아 시내 관광할 것도 아닌데...
동창 : 좀 비싸다니까!
연무 : 비싸도 니가 돈내는 거 아니잖어^^ 내가 낼 건데 좀 알아보라니까!
동창 : 음..... 거래 호텔이 없어ㅎㅎ
연무 : 이씨! 그럼 그렇게 얘기하지......
방도 하노이 호텔보다는 좀 낫습니다. 크기도 더 크구요. 그래도 친구는 만족하는 눈치가 아니군요^^
짐을 풀고 가볍게 거리를 산책해 봅니다. 가다보니 국화가 피었습니다. 국화는 가을 꽃인데요. 열대지방에서 보는 국화라 왠지 새롭습니다. 사실 국화가 보기는 좋고 어디서나 흔한 꽃이지만 잘 키우려면 1년 내내 신경써야 합니다. 이전에 국화를 키우시던 아버지가 봄부터 가을까지 국화 때문에 여행도 가지 못했던 생각이 나는군요. 매일매일 신경쓰고 물 주고 돌봐야 합니다. 겨울에도 화분정리, 거름 만들고 흙을 만지며 내내 준비를 하십니다. 어디도 못가고 너무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자식들이 엄청 말렸는데 지금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셔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노란제복의 경찰들이 오토바이 단속을 합니다. 가만히 서서 지켜보니 신호위반을 단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직진 신호에 우회전을 했다고 단속하는 것 같습니다. 직진 신호에 우회전이면 당연한데 왜 단속을 하지요. 자세히 보니 우회전 신호등이 따로 하나 있군요. 잘 보이지는 않구요. 말그대로 단속을 위한 단속같습니다. 부수입이 필요해서일까요^^ 예전에 우리나라도 참 많았습니다. 하긴 어느나라나 흔히 있는 일이지요.
2010년 몬테네그로 갔을 때입니다. 프랑스에서 렌트한 차를 몰고 거의 크로아티아와의 국경 근처에 다다랐을 때입니다. 갑자기 교통경찰이 차를 세웁니다. 제한 속도 50km 도로에서 80km 달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운전한 동생들 얘기가 그 정도 속도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속도계에 80km 라고 찍어 좋고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제가 나서야지요. 현우는 제 필명입니다^^
현우 : 그래 벌금이 얼만데?
경찰 : (딱지 발급 종이를 보여주며)150 유로!
현우 : (딱지 발급 종이를 치우고 10 유로를 주며) 자 되었지!
경찰 : (딱지 발급 종이를 다시 보여주며 ) 150 유로라니까!
현우 : (딱지 발급 종이를 다시 치우며 15유로를 주며) 됐지 오케이?
경찰 : 오케이!
호치민에서 가장 높은 비텍스코 빌딩도 보입니다. 68층 높이인데 현대건설에서 지었다고 하네요. 이전에 왔을 때 없었던 건물인데 베트남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번영과 발전의 상징으로 초고층 빌딩을 짓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두바이의 버즈칼리프 타워는 800m넘는 높이입니다. 초고층 건물은 도심의 랜드마크가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사실 에너지 사용과 관리라는 측면에서 그리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건설비용도 지나치게 높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나라들이 앞 다투어 초고층빌딩을 짓는 것을 보면 건물의 높이와 자기나라의 국력을 동일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간단히 저녁을 먹고 근처에 있다는 라이브 바로 향합니다. 사실 낮선 곳에서 머무는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가 이런 라이브 바에 앉아서 즐기는 생음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악은 낮선 곳이 주는 약간의 긴장감도 풀어줍니다. 그리고 연주가 끝났을 때 모르는 사람과 함께 건배를 외치며 한잔하는 재미야말로 여행의 줄거움 중 하나입니다. 1부에는 익숙한 팝송을 2부는 베트남 노래로 주로 불러주네요.
이런 라이브 카페에 술 한잔이 빠질 수는 없습니다. 와인 한병시켜서 한껏 분위기를 잡아봅니다. 그런데 2008년에 왔을 때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러 라이브 바는 전부 외국인들의 차지였습니다. 이런 곳의 가격이 그리 싸지도 않구요. 그런데 오늘 보니 베트남 사람들이 절반을 넘습니다. 베트남의 빠른 경제 발전을 실감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날 메콩강 투어를 하기로 하고 가이드 형준이의 차에 오릅니다. 포드 16인승인데 오토바아 홍수 속에서 어떻게 이런 큰차를 몰 수 있나 신기할 따릅니다. 아주 능숙하게 요리조리 오토바이속을 헤집고 다닙니다.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에 해먹이 걸려있습니다. 역시 더운 나라답게 앉기보다는 다들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합니다. 해먹이 쉬기에 좋기는 한데 한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오랫누워 있으면 우리같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멀미를 할 수 있습니다^^ 물어보니 현지 사람들은 멀미를 하지 않는다는군요. 늘 하던 것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김연아선수가 스핀을 했다고 어지러워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기 저기 호치민 근처에 개발되는 신도시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베트남 경제 상황을 보여줍니다.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70년대 서울 강남을 보는 것 같습니다. 형준이는가이드를 발빠르게 베트남 와이프의 고향근처에 땅을 사놓았다고 자랑을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 그대로 '대박' 이 나면 제가 신세를 지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배를 타고 메콩강 투어에 나서 봅니다. 메콩강은 티베트에서 발원 길이가 4020km, 한반도의 4배에 해당하는 80만km 유역면적을 자랑하는 세계적으로 큰 강입니다. 하구의 삼각주도 발달하여 마지막 하구에서는 9개의 강으로 나누어져 바다로 흘러 들어갑니다. 따라서 메콩강 투어라고 해봐야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지류를 돌아보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지난 2009년 차마고도 탐사 당시 메콩강의 최상류인 란창강을 도르래를 타고 건넌 경험도 있어서 느낌이 좀 더 새롭군요^^
메콩강에서 잡히는 물고기 튀김으로 점심을 때워봅니다. 크다고 이름이 코끼리 고기인데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새끼인가요ㅋㅋ
가다보니 두리안이 보입니다. 과일의 여왕이라는 두리안이 나무에 달린 것을 처음 봅니다. 신나서 거품 물고 한참을 떠드는데 두리안이 아니라고 하는군요. 엥.. 그럼 뭐야. 비슷하게 생겼는 데 두리안은 아니랍니다. 밋이라는 과일로 크기나 형태는 비슷하지만 표면이 다르다는 군요
크기나 모양은 비슷한데 밋은 돌기가 작고
두리안은 이렇게 돌기가 가시모양으로 날카롭게 돋아있습니다. 먹는 내용물의 모양도 다릅니다.
밋의 열매는 각이 진 사각형의 모양이고 두리안은 길죽한 고구마 같은 형태입니다. 맛은 두리안이 더 낫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람취향 따라 좀 다르겠지요. 특히 두리안은 그 황홀한 맛과 악취때문에 지옥의 향기, 천국의 맛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계림에서 먹다 남은 두리안을 넣고 기차에 탓다가 프로판가스가 세고 있다고 난리법석을 피운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유방과일이라고 불리는 zu sua. 한참을 주무르고 꼭지를 땁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눌러 나온 액체를 마시면 됩니다. 주무르는 촉감도 비슷합니다^^
형준이 부부입니다. 결혼 8년차인데 4년전부터 베트남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오자이를 곱차 입은 언니들이 노래도 불러주는 군요. 아오자이는 베트남 전통의상입니다. 중국의 치빠오가 베트남으로 건너와 형태가 약간 바뀌고 열대 기후에 맞는 얇은 명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좀 더 헐렁한 형태였는데 프랑스 식민지를 거치며 좀 더 타이트하게 붙는 모습으로 변화 되었다고 합니다. 아오자이는 베트남 전통의상이면서 공식예복입니다. 그래서 각급학교의 교복도 아오자이입니다. 한참을 천대받다가 심지어 위험한 옷이라며 신라호텔 식당 출입을 금지당한 우리의 한복과는 많이 비교되는 군요^^
메콩강 투어의 핵심인 나룻배 투어입니다. 좁은 수로를 마주오는 배와 부딪치며 스쳐지나갑니다. 잘못하며 손가락 다친다면서 겁을 잔뜩 주눈군요.
그런데 배 색깔이 다릅니다. 누군가 분석하기를 파란색은 영업용, 하얀색은 자가용이 아닐까 하네요. 정말 그런지는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메콩강 투어를 마치고 시내로 돌아와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나름 규모가 있는 식당인데 외국인들도 많이 보입니다. 가만히 보니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 음식을 보고 고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쌀국수를 제외하고 이름도 어려운 베트남 음식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으니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나름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베트남 사람들이 많습니다. 역시 몇 년 전과는 많이 다른 풍경입니다.
식사를 마치자 친구의 베트남 사업 파트너인 유제두씨가 맥주를 한잔 하자며 안내를 합니다. 노보텔 엠베서더 호텔 스카이 라운지입니다. 풍광도 좋은 맥주값이나 음식값이 저렴한 편입니다. 호치민 가시면 한번씩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이러게 먹고 마시고 놀면 다음 날 흔적이 남게 마련입니다^^ 쓰린 속을 부여 잡고 해장꺼리를 찾기 쉬운데 다음날 비교적 속이 멀쩡합니다. 오늘 컨디션이 좋은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아마도 친구 연무가 그리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니 혼자 마셔봐야 그리 많이 먹지는 않았 것 같습니다. 역시 좋은 친구와 여행을 해야 속이 편안합니다ㅎㅎ 점심을 먹자며 유제두씨가 안내를 합니다. 3구역에 있는 마오클럽이라는 곳입니다. 강을끼고 있는 분위기 있는 식당입니다. 수영장이나 호텔도 있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 리조트같은 분위기입니다. 하노이는 번호로구 구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3구역은 이런 식당이나 외국인 학교, 외국인 거주지가 많고 특히 서양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치면 남산이나 서래마을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도 다른 곳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비싸다고 합니다.
식사후 시내 중심가에 있는 유제두씨의 매장에 들려봅니다. SKIN79라는 화장품 매장입니다. 스킨친구는 우리나라 화장품인데 제가 화장품에 문외한 탓에 한국에서는 본적이 없는 것 같군요. 유제두씨는 이 매장을 운영하는 한국회사의 베트남 총지배인입니다.
이 거리는 한국의 종로 쯤 되는 곳으로 호치민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입니다. 임대료도 비싼 편인데, 그래도 건너편에 오휘를 비롯해 한국 화장품 매장이 많이 보입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아주 높습니다. 한류의 영향이 대단한데 특히 대장금의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친구는 한류나 화장품은 대장금 이전과 이후로 나뉘다고 까지 단언을 합니다. 대장금이 아프리카까지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동남아에서 그 정도 인기인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이영애가 제 친구를 비롯해서 수 많은 한국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군요^^
친구의 베트남 사업 파트너 유제두씨입니다. 이전에 권투 참피언 유제두와 이름이 같군요. 사람좋게 생긴 30대 중반의 건실한 청년입니다. 영국 유학을 오래했는데 베트남에 와서 이렇게 살거라고는 자신도 생각 못했다고 하는구요. 일을 하며 어려운 일이 없었느냐고 불어 봅니다. 역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을 다루는 것이라고 하네요. 총지배인이다보니 가끔 현지인들에게 화낼 일이 생깁니다. 문제는 베트남에 온 지 얼마 안되 베트남 말로 사람을 나무라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설픈 베트남어로 혼을 내자니 권위도 안 서구요. 그래서 그때는 영어를 쓴다고 합니다. 영어로 화를 내며 험악한 표정을 지면 옆에 있는 직원이 통역을 합니다. 생각해보니 이 경우 어차피 내용은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표정을 험악하게 잘 지어야 하는 것이지요ㅎㅎ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말이나 내용보다 분위기에서 벌써...
사무실에서 나와 거리를 걸어 봅니다. 가다 보니 몇 일 안 남은 설연휴 준비가 한창입니다. 설은 베트남에서도 가장 큰 명절입니다.
호치민은 하노이보다 인도가 좀 더 넓습니다만 그래도 오토바이때문에 걷기에 아주 불편합니다. 오토바이로 모든 길을 다 막고 서서 도대체 어디로 걸어다니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차 막히면 오토바이가 인도로 들어오구요. 우리나라 같으면 한대 쥐어박았을 것 같습니다^^ 결국 베트남을 그나마 편안하게 여행하는 방법은 같이 관광용 자전거 릭샤를 타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방법밖에 없지않나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걷기 좋아하는 사람은 재미 없는데요ㅎㅎ
호치민 외국인 배낭여행자 거리에 나가 봅니다. 외국인이 절반은 되는 것 같습니다. 이쪽은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들이 많고 음식 가격도 저렴합니다. 카페에 들어가면 맥주 값도 비싸니 우리로 치면 구멍가게 앞에 쪼그려 앉아서 사다 먹는 것입니다. 역시나 의자나 테이블은 아주 낮습니다. 같이 앉아서 한잔 해봅니다. 서양인들 모이면 늘 그렇듯이 건배에 노래에 왁자지껄 아주 소란 스럽습니다. 물론 다들 이런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이곳으로 모이는 것이겠지요.
숙소롤 돌아가는 길에 공원에 보이는 아베크족들이 많이 보입니다. 오토바이 타고 나와 벤치에 앉아서 이것 저것 먹으며 이야기하는 것이 전형적이 데이트 되겠습니다. 영화관을 가도 클럽을 가도 오토바이를 타고 갑니다. 그러니 오토바이 발렛파킹은 필수입니다. 어디 가나 오토바이를 세워주는 도우미가 있습니다 몰론 대부분 인도에다 세워 놓지만 말이지요.
이러게 잛은 일주일간의 하노이, 호치민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커다란 대도시만 돌아보았지만 친구의 사업차 따라 간 길에 색다른 경험을 한 재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첫댓글 즐겁게 감상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성민씨도 여행기 하나 써 보심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