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강의
제37장
지난 [36회]까지 “42장”중 “23장”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24장”부터 “42장”까지는 대부분 앞에서 이미 “오욕(五欲)”에 대하여 설한 것을 계속 반복하여 설하고 있다. 따라서 그 중에서 계(戒)지키기를 설한 “제37장”과 부처님께서 자신의 평상시 마음가짐을 설하는 “제42장”을 설명하고, 나머지는 생략하니 이미 연재 되어나간 것을 참고로 공부하기 바란다.
佛言 佛子離吾數千里 憶念吾戒 必得道果 在吾左右 雖常見吾 不順吾戒 終不得道
불언 불자리오수천리 억념오계 필득도과 재오좌우 사상견오 불순오계 종불득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자가 내게서 수 천리 떨어져 있어도 나의 계를 잊지 않고 생각하면 반드시 도과를 얻을 것이다. 내 곁에 항상 있어 비록 나를 항상 보더라도 나의 계를 따르지 않으면 끝내 도를 얻지 못할 것이다.”
[해설] 이 장은 모든 도를 닦는데 있어서 계(戒)가 근본임을 설하는 장이다. 교리에 삼학(三學)이라는 것이 있는데, 계학(戒學), 정학(定學), 혜학(慧學)을 말한다. 이 삼학은 불도를 수행하는 자가 반드시 닦아야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계는 정과 혜를 증득하는 토대이므로 부처님께서 계를 지키라고 설한다. 계는 악을 멈추고 선을 닦는 것을 말하고, 정(삼매)은 심신을 정결히 하여 정신을 통일하고 잡념을 몰아내어 생각이 전일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혜는 그 정신이 통일되어 전일한 상태에서 법계의 진실한 모습을 아는 것을 말한다. 옛 스님이 “因戒生定(인계생정) 因定發慧(인정발혜), 계로 말미암아 정이 생기고, 정으로 말미암아 혜가 생긴다.”라 하였다. 그렇다 계를 지키지 아니하고 어떻게 정(定:삼매)이 생기겠는가? 가령 재가불자 오계 중 “불음주(不飮酒)”란 계가 있는데, 술을 마시고 참선하면 과연 삼매가 생기겠는가? 서산대사는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음란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고, 살생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으며, 도둑질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새는 그릇에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과 같고, 거짓말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같으니, 비록 많은 지혜가 있더라도 다 마의 길을 이루리라.하였다.
보통 계(戒)란 하면 계와 율(律)을 합한 통칭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계율(戒律)”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원래는 계(戒, ślia)와 율(律, vinaya)은 서로 다른 뜻이다. 계는 습관, 관습, 경향 등의 뜻이 있어서 좋은 습관이나 도덕적 행위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인간의 몸과 마음을 조정하는 종교적, 도덕적 규범을 일컫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율은 제거, 훈련, 조복(調伏) 등을 뜻하는 말로, 모든 그릇됨을 여의고 이상적인 세계로 선도해야 할 출가교단을 자체적으로 통제하는 규범을 말한다. 따라서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는 출가자를 통제하는 규범으로써 재가불자들이나 일반 사람들에게는 별고 관련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율에는 수행자 개인의 자발적 의지의 측면과 계와 교단 통제를 위한 규범이라는 이중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재가불자에게는 계의 측면이 강하고, 율의 측면은 약하다. 재가불자는 불법(佛法)의 대해(大海)에 들어오면 먼저 삼귀오계(三歸五戒)를 받고, 출가자 재가자를 막론하고 받을 수 있는 보살계(菩薩戒)가 있다. 삼귀오계는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귀의하고, 불살생(不殺生, 살생하지 말라), 불투도(不偸盜, 도둑질하지 말라), 불사음(不邪淫,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불망어(不妄語, 거짓말하지 말라), 불음주(不飮酒, 술을 마시지 말라) 등 다섯 가지 계를 말한다. 출가자는 비구가 지켜야 할 250계, 비구니가 지켜야할 348계가 있다. 보살계는 10가지 중요한 계(10重戒)와 48가지의 가벼운 계(48輕戒)가 있어 모두 58가지의 계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이 보살계는 계를 알아들을 수 있는 생명체라면 축생에게도 계를 설할 수 있다. 이처럼 도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계를 지키지 아니하고 부처님 곁에서 24시간 있어도 끝내 도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설하신다. [다음주에 계속]
글쓴이 : 교육국장 광명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