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점산성(보은 회인)을 다시 찾아 : (11-35번 연번 119회차) 산과 산성 답사 결과
두번씩이나 찾게된 산성, 호점산성입니다.
2009년 4월 14일 ('산과 산성 이야기' 57번 참조) 찾아갔던 호점산성의 모습은 아직도 선연합니다.
봄날 복사꽃 핀 산성입구며 기둥처럼 홈이 파인 동벽, 노송과 어울어진 남벽, 남문지 근처의 상태 좋은 성벽의 모습이며, 서벽의 안쪽으로 협축된 내벽의 모습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곳 , 그곳을 우연찮은 인연으로 다시 갑작스럽게 찾았습니다. 대청호가 보이고, 소금고개며, 회인 객사며 오장환 문학관 회인향교 등, 먼발치로 밖에 보지못한 아미산성(매곡산성)도 결국은 답사끝에 직성을 풀고 , 복원한 사직단이 앞의 고목과 함께 있는 모습도 찾아가보고, 그리하여 틈틈이 지나는 길에 들른 곳 호점산성을 두번째 찾아보게 되는 기회를 갖습니다. 호점산성이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무게로 남아있는지, 대접받는지 확인해보고,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잊으면 잃어버리는 것, 역사가 주는 이야기(敎訓)를 잊고 지내면 결국은 되풀이 되는 역사의 비극의 희생이 되고만다는 진실을 우리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말이죠.
회인면내 이장단 협의회가 주관해서 남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호점산성축제를 시작한지가 벌써 9회째라고 합니다.
훌륭합니다. 바쁜 중에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 만큼이라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주변에 버려지다시피 된 수 많은 산성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습니다.
좀 더 세련되고 알차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인지 모릅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부족한 것을 메우고 채우는 일과 계승 발전시키는 일은 말이지요.
답사 전에 자료를 공부하고 여행시에도 전문적인 책을 들고 다닌다는 일본인들의 여행자세와 우리의 모습을 비교해볼 때, 특히 왜구와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호점산성을 볼 때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동학혁명 유적지 만을 답사하는 일본 여행객의 여행팜프렛 속에서 발견한 코스 중에 보은 동학집회 장소가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다 못해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습니다. 오장환의 시속에 나오는 잣나비 구절을 확인하러 온 일본인이 한달여씩이난 묵으면서 확인 조사해갔다는 이야기가 결코 예사롭게 넘길 수가 없습니다.
낙엽이 지천으로 깔린 산성길을 걸으면서 옛날을 생각해보고, 앞날을 그려보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성쌓기에 들인 우리 조상님들의 피맺힌 정성과 노고가 있기에 오늘 우리는 이렇게 살아있는 것은 아닐른지, 어린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산성 길을 도는 가족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져봅니다.
고성(古城)은 이제 더 이상 고성(孤城)이 아닙니다.
고성(枯城)에 바위 이끼꽃만 피지 않고 살아 숨쉬는 고고한 성이 되어 우리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될 것을 믿습니다.
<대전에서 회인면소재지 가기전에 용곡리 입구>
<지금은 폐교가 된 용곡초교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
<동문지 입구 우측의 성벽>
<등산하기 쉬운 코스로 북문쪽을 향한다.>
<북문지를 지나면 가파른 바위 능선이 있고, 옛날 석성기초부분의 흔적이 조금 보인다.>
<갈미봉 정상 가까이에 민묘 만나기 직전 노송과 함께하는 북쪽 성벽 모습.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는 쇠푼이로 가는 길이 내려다 보이고, >
<서벽 성벽의 안쪽으로 협축한 내벽의 모습 : 700여년 동안 이 만큼 훌륭하게 남아있는 내벽 모습도 드물다.>
<동벽의 외벽에서 볼 수 있는 성벽 중간의 홈진 부분: 학자들의 논란이 많은 부분>
<내년 봄을 준비하고 있는 생강나무 꽃봉오리 사이로 성벽 내벽은 정자까지 이어지고,>
<호젓한 산책길이다. 성돌의 석질은 매곡산성이나 똑같은 점판암 계동, 숫돌이나 구들장으로 많이 쓰일듯 >
<서벽쪽에서 건너다 본 치알봉과 345m 봉우리: 산성은 버들고리짝 모양으로 유사시에 많은 사람들이 머물수 있다.
고려말 산성해도입보(山城海島入保)책의 대표적인 산성모습이다.>
<남벽 못미쳐서 만난 성벽의 단면 보기 : 아래로는 금강에서 오는 소금고개(鹽峙) 길이 내려다 보인다.>
<서문지로 보이는 성벽은 정교하게 2단으로 두텁게 쌓았다.>
<남벽에서 노송 사이로 보이는 성벽>
<남벽 회곽도를 지나면 치알봉으로 가는 길: 청주에서 온 가족들이 힘차게 올라간다.>
<제일 높은 치알봉( 358m) : 대청호가 노송 사이로 내려다 보이고, 남대문리라는 독특한 지명의 동네가 내려다 보이고.
'치알'은 우리말이고 한자로는 해를 가린다는 차일봉으로 지도에 적혀있다.>
<가파른 동쪽 사면을 헤매면서 다다른 곳, 조촐한 행사장에서는 맛있는 김밥과 뜨거운 어묵국물이 우리를 반긴다.
정담이 오가고, 사는 게 다 그렇지, 회인 대추 한 봉지도 사고>
<오장환문학관에 가서 들국화차 한 잔 대접받고, 찐밤도 먹고, 지붕의 이엉을 새로 해 이느라 바쁘다.
동쪽의 아미산성의 가을 모습도 흘끗보고>
<회인향교 명륜당의 온돌방 아궁이와 굴뚝 모습이 특이하다해서 다시 찾아가본다.>
(회인면소재지에서 돌아나오는 길에 만난 도로 표지판에는 선산 106km, 성주, 옥천 몇 km를 알려준다. 경상도에서 회인 - 보은을 거쳐 서울로 오가는 중요 통로임을 말해준다. 아미산성 옆으로는 청주 - 상주 간 고속도로도 지나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