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최용현(수필가)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수제자로 불리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윈스턴 F. 그룸의 동명소설을 각색하여 연출한 영화로, 경계선 지능에 있는 포레스트 검프가 격동기를 헤쳐 나가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휴먼 드라마이다. ‘검프(gump)’는 ‘얼간이’ 혹은 ‘멍청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영화는 북미에서 약 3억 3천만 달러, 전 세계에서 약 6억 8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 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각각 2배가 훌쩍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없던 시절에 서울 관객 70만 명을 돌파하면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상영시간은 2시간 22분이다.
아이큐(IQ) 75에 다리마저 허약하여 보조기구를 끼고 걷던 외톨이 소년 포레스트 검프는 헌신적으로 보살펴주는 어머니(샐리 필드 扮)와 항상 그의 편을 들어주는 소꿉친구 제니 덕분에 어려움 속에서도 큰 탈 없이 학교를 다닌다. 늘 또래의 놀림과 괴롭힘을 피해 도망치던 포레스트에게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재능이 있었다.
청년이 된 포레스트(톰 행크스 扮)는 빠르게 달리는 재능 덕분에 미식축구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는데 전국대표에도 뽑힌다. 대학 졸업 후에는 육군에 입대하여 온통 새우 생각뿐인 흑인친구 버바와 사귀게 되고, 베트남 전쟁에도 함께 가게 된다. 제대하면 버바는 새우잡이배의 선장이 되고, 포레스트는 일등항해사가 되기로 약속한다.
한편, 어릴 때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다가 여자대학에 진학한 제니(로빈 라이트 扮)는 포크송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인데, 자신의 가슴이 노출된 사진이 한 잡지에 실리면서 학교에서 제적당한다. 그 후 제니는 술집에서 옷을 몽땅 벗고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히피가 되어 동료들과 함께 전국을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그 때문에 포레스트가 베트남에서 거의 매일 제니에게 써 보낸 편지는 모두 반송되어온다.
베트남에서 행군 중에 적의 기습공격을 받자, 포레스트는 제니의 당부대로 뛰어서 도망치지만, 다시 돌아와 쓰러진 전우와 다리를 다친 댄 중위(게리 시니즈 扮)를 차례로 들쳐 업고 강가로 피신시킨다. 그러다가 자신도 엉덩이에 유탄(流彈)을 맞는다. 다시 돌아와 가슴에 총을 맞은 버바를 안고 오는 중에 버바는 ‘집에 가고 싶어.’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병원으로 후송된 포레스트는 동료들을 구한 공적으로 무공훈장을 받는다. 두 다리가 잘린 채 병원에서 다시 만난 댄 중위는 ‘소대원들과 함께 죽었어야 했는데, 왜 나를 구했느냐!’며 포레스트를 원망한다. 포레스트는 병원에서 배운 탁구에 천재적인 소질을 인정받아 핑퐁외교 차 닉슨 대통령과 함께 중국에 갔다 온다. 그리고 군에서 제대한다.
고향집으로 돌아온 포레스트는 탁구채 광고에 출연한 돈으로 죽은 버바의 꿈인 새우잡이 배를 마련하여 배 이름을 ‘제니호’라고 짓고, 댄 중위를 일등항해사로 위촉한다. 태풍으로 다른 배들이 모두 파선(破船)될 때 운 좋게 난파를 면한 제니호는 근해의 새우를 싹쓸이하여 큰돈을 번다. 댄 중위는 그때서야 베트남에서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애플사에 투자하도록 권유하는데, 그 결과 포레스트는 백만장자가 된다.
포레스트의 어머니가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나자, 포레스트는 고향 집에 머물면서 돈을 모두 병원과 교회, 버바의 유족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잔디 깎는 일을 한다. 그때 제니가 집으로 찾아온다. 그날 밤 두 사람은 마침내 한 몸이 되고, 날이 밝자 제니는 또 어디론가 떠나간다.
포레스트는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3년 2개월 15일 동안 미국대륙을 누비며 뛰고 또 뛴다. TV뉴스에서 포레스트를 본 제니로부터 연락이 와서 찾아갔더니 제니가 포레스트의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었다. 이름도 포레스트 주니어라고 지어놓았다. 아들은 엄마를 닮았는지 상당히 똑똑하다.
에이즈에 걸린 제니는 자신이 병든 사실을 알리고 아이와 함께 포레스트의 고향집으로 온다. 어릴 때부터 제니를 감싸주고 사랑했던 포레스트는 드디어 제니와 결혼식을 올리지만, 제니는 얼마 후에 숨을 거둔다. 영화 초반에 포레스트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포레스트도 아들을 스쿨버스에 태워 학교에 보내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포레스트 검프’(1994년)는 19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2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편집상 시각효과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하여 경쟁 작인 ‘쇼생크 탈출’과 ‘펄프 픽션’을 제치고 1994년 최고의 영화에 등극하였다. 2011년에는 미국 의회도서관에 영구보존하는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 등록되었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은 당시의 CG는 엄청난 양의 필름을 하나하나 포토샵으로 수정하는 100% 수작업의 산물이다. 포레스트가 존 F. 케네디를 비롯한 존슨과 닉슨 대통령을 만나거나, 엘비스 프레슬리나 존 레논을 만나는 장면 등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것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가 베트남전쟁 등 미국의 6,70년대 격동기를 몸소 체험한다는 점에서, 한국전쟁 때 남으로 피난 내려와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살아간 한 남자의 인생을 다룬 우리나라 영화 ‘국제시장’(2014년)과 많이 닮아있다. 동 시대의 유명 인물들을 만나는 장면이 많아서 실화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아니다. 둘 다 허구의 스토리이다.
포레스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것이다. 상자에 손을 넣을 때는 뭐가 손에 잡힐지 아무도 모른다.’는 불후의 명대사를 남긴다. 포레스트는 쓰디쓴 다크 초콜릿을 잡고 태어났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가면서 마침내 자신의 인생을 달달한 밀크 초콜릿으로 변화시키지 않았나 싶다.
첫댓글 어렸을 때보고 지금 보면서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네요
동감입니다. 부족하게 태어났으나 결코 부족하지 않게 살았지요.
다시 생각해보니 참 명화라는^^
동감입니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화입니다.
까마득히 오래전에 봤던 기억이~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네요.
네, 다시 볼 만한 영화지요.
케이블 TV에서 가끔씩 보여주던데요.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가 떠오르네요.
이 영화의 명대사이면서 명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