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1939년 8월 7일. 빌헬름스하펜의 2전단 소속으로써 초계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항하였습니다.
작전지역은 아일랜트 북서쪽 로칼뱅크 인근의 AM18입니다.
빌헬름스하펜 항구를 거의 다 빠져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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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에피소드에서 언급하였던 "전방 주포탑 2개, 수상기 및 캐터펄트가 얹어져있는 후방 주포탑 1개"짜리 군함은 바로 전투순양함 샤른호스트였습니다.
나폴레옹 점령당시 독립전쟁을 이끌었던 프로이센 장군 게르하르트 폰 샤른호스트의 이름을 가졌으며, 취역당시만 해도 타국의 전함들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었던 11인치 주포로 무장하였고 건현(흘수선에서 갑판까지의 부분)이 낮아서 A번 주포탑의 운용에 지장이 있었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2차대전 당시에는 주로 통상파괴작전에 출격하며 영국해군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자매함인 그나이제나우와 함께 영국 항공모함 글로리어스를 격침시킨 전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영국공군과 항공모함 함재기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했습니다.
그녀의 최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1943년 12월 25일 노르웨이 북쪽해상에서 벌어진 노스케이프 해전에서 영국 전함 듀크 오브 요크에게 주포탑, 탄약고, 보일러실에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속도가 느려지자 순양함과 구축함에게까지 난타당하다가 1943년 12월 26일 19시 45분에 침몰했습니다.
그리고 샤른호스트 앞에도 커다란 전함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자매함 그나이제나우인줄 알았으나 글을 쓰면서 다시 보니 사이즈가 다른 전함이었습니다. 그 녀석은 자함의 시점에선 잘 보이지가 않아서 식별하지 못했습니다.
샤른호스트는 자기 일을 할 것이고, 저는 저의 일을 해야합니다.
통과해야하는 수문이 보입니다.
6분이 지나고 수문 바로 앞에 왔습니다.
기관을 1노트까지 감속시켰다가 아예 정지시켰습니다.
자함이 관성에 의해 조금씩 나아가게 냅두며 기다리니 수문이 열렸습니다.
기관 앞으로, 출력 약간(3노트)으로 천천히 진입했습니다.
수로 왼쪽은 공사중이거나 골재같은걸 야적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혹시 수로벽에 닿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부지런히 살펴봤습니다.
자함이 수로안에 완전히 들어오자 수문이 닫혔습니다. 대단합니다 LSH3.
슬슬 반대편 수문에 도달했습니다. 역시 기관정지하고 자함이 관성에 의해 천천히 흘러가게 조치했습니다.
수문이 충분히 열릴때까지 기다렸다가 역시 기관 앞으로, 출력 약간(3노트)으로 천천히 통과했습니다.
이제 남은 골칫거리는 협수로 하나만 남았습니다.
통과해야하는 협수로와 등대가 보였습니다.
보시다시피 협수로의 폭은 상당히 좁았습니다. 해운까지 활발해서 조심해야 합니다.
선수를 협수로 정중앙으로 정렬하기 위해, 우현에 공간이 충분한 것을 확인후 잠시 키오른편 10도를 지시했습니다.
아예 확실히 하기 위해서 합교탑의 UZO를 이용해서 협수로의 정중앙인 진방위 021까지 변침하라 명령했습니다.
당직사관이 상대방위 205도와 162도에서 선박을 발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확인결과 정박해있는 선박이었습니다.
제가 진짜 주시해야할 방위는 통과해야할 협수로가 있는 선수 000도 부근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온갖 상선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선박을 식별해보니 소형 석탄운반정이었습니다.
Type 7B형 초기형의 모습입니다.
여담으로, 독일 유보트들의 잠항타(수평타)는 수선하에 위치한데다 접이식이 아니었던 탓에 입항중에 많이 해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반면에 미국 잠수함의 잠항타는 접이식이었습니다. 지난 사일런트 헌터 4 연재를 찾아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호기심도 있습니다. 함체를 잘보시면 선수와 선미쪽으로부터 어떤 와이어가 뻗어나와 함교탑에 매달려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대잠그물에 대한 대책인거 같은데, 정확히 무엇일까요?
Wilhelmshaven 항구의 항만방어시설. 서치라이트, 레이더, 해안포가 보입니다.
좌현쪽에서 바라본 모습.
협수로를 거의 다 통과했을때.
우현쪽에 등대와 미상의 전함과 사른호스트와 미상의 군함이 보였습니다.
식별해보고 싶었으나 협수로를 통과하는데 신경써서 시간이 안났습니다.
이제는 Plot Course 기능을 이용하여 항해사에게 위임했습니다.
목적지와 침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사방을 살펴보니 상선들은 먼거리에 위치한터라 충돌할 염려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제속도인 10노트까지 가속했습니다. 기관 앞으로, 출력 저속(10노트).
이 게임에서 Type 7B형으로 '기관 앞으로, 출력 저속'명렁하면 9노트로 항주하지만, 노트미터를 이용해 수동으로 10노트를 명령했습니다.
항해지도에 이런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생김새는 딱 2차대전 당시 독일해군이 작전구획을 나누던 패턴으로 보이는데, 뭐에 써먹는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출항 첫째날이 지나갔습니다.
출항 둘째날의 이른 아침. 아무것도 없는 바닷물뿐이었습니다.
위치는 독일만(Deutsch Bucht) 북서쪽 해상이었습니다.
같은날 아침 0946시. 수상항해중에 먼 거리에서 미상선박의 연기를 발견했습니다.
자함의 침로 진방위 312도였고, 미상선박 위치 진방위 043도(상대방위 091도)였습니다. 방위끌림은 우측이었습니다.
공격잠망경 6배율로도 확인했습니다.
이에 저는 연습삼아서 미상선박을 추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자함을 변침시켰습니다. 진방위 312도에서 진방위 071도까지.
다만, 여기서 글을 쓰면서 저 스스로 아쉬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항해지도를 꺼내 작도를 시작하지 않은 것입니다.
비록 미상선박의 정확한 거리는 그떄 당장 알 수 없었어도 자함으로부터의 상대방위는 표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함을 진방위 071까지 완전히 변침시킨 뒤의 상황.
제가 붉은색 사각형으로 표시한 위치에 연기가 작게 보였습니다. 이 순간이 0949시입니다.
이 순간은 위에서 10분 뒤인 0959시입니다.
여기서 이미 저의 추적작업은 실패했습니다. 왜냐하면 미상선박과 너무가까이 접근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미 선박식별 -> 거리측정 -> 거리재측정 -> 미상선박 침로확보가 끝났어야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10분 정도면 아직 멀었겠지'하고 방심하고 시간가속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일단 선박식별결과 1690톤짜리 증기선(Belize-Class-Steamer)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연습이니까 절차는 의도한 대로 밟았습니다.
다시 공격잠망경을 전개하여 잠망경 눈금과 선박식별책자상의 마스트 높이를 이용하여 거리를 측정했습니다.
증기선은 좌현 027도(상대방위 333도, 진방위 098도), 거리 2667m에 위치해있었습니다.
그리고 항해지도를 펴서 작도했습니다. 자함의 진방위 071도(녹색 화살표).
증기선의 위치 방위각 333도, 거리 2600m.
그리고 3분뒤에 다시 증기선의 위치를 측정하여 나머지 사항들을 알아낼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자함을 또다시 진방위 071도에서 178도까지 변침시켰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보셨다시피 증기선의 선수각이 자함을 향해있었으므로 평행하게 항주하고자 하였습니다.
다만, 증기선과 이미 거리가 너무 가까워진게 부끄럽네요.
의도하였던 3분이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잠망경눈금과 마스트 높이를 이용하여 증기선의 거리를 측정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좌현 141도(상대방위 219도, 진방위 037도), 거리 2000m에 위치해있었습니다.
이제 이어서 작도한 모습입니다. 자함은 3분전에 진방위 071도에서 178도로 변침한 상태입니다(녹색 화살표).
증기선의 두번째 위치는 방위각 219도, 거리 2000m.
일단 증기선의 침로는 진방위 184도입니다.
이제는 목표선박의 속도를 구할 차례입니다.
목표선박의 속도를 구한 과정은 스샷에 적어두었습니다. 다만, 제대로 계산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어뢰공격을 위해 필요한 제원은 목표선박의 거리, 속도, 함수각(AOB)입니다.
거리와 속도는 이미 보여드린 방식으로 알아내고, 함수각은 목표선박의 진방위 184도를 가지고 각도기로 작도하면 나옵니다.
이번 연습을 통해 여러가지 개선해야할 점들을 많이 알아넀습니다.
1) 미상선박을 추적중에 시간가속은 왠만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
2) 미상선박을 생각보다 먼 거리에서 식별하기 시작해야한다.
3) 각종 계산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3-a) 현재 LSH3에는 측량자를 이용하여 제원을 획득하는 방식도 구현되어있다. 한번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3-b)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화한 2차원 좌표 2개를 가지고 계산을 수행하고 있다. 다른 방식은?
4) 안전한 추적을 위해서는 언제까지 수상항해해야하고 언제까지 잠항해야 하는가. 이 감각을 빨리 알아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엉망진창이었던 연습을 뒤로하고 다시 북해로 나아갔습니다.
도중에 전문을 통해 중립국 소속 소규모 콘보이의 좌표와 정보를 건네받았습니다.
B-Dienst. 2차대전 당시 독일 정보부가 입수한 정보를 BdU(잠수함사령부. 이때는 칼 되니츠가 사령관)가 건네줬습니다.
AN37, 침로 동쪽, 속도 7노트.
위 스샷의 항해지도상에 표기된 정보와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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