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불교TV 이사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허문도씨.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허문도씨가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되고 조계종이 경영정상화에 각별한 관심을 표출 함에 따라 불교 TV는 ‘기사회생’의 단초를 마련했다.
허문도씨의 사장 선임은 경영난 타개의 제1 조건인 자금문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조계종 btn특위가 종단이 추천하는 이사 2명을 경영 일선에 배치하기로 한 것은 불교TV의 정상화에 종단적 역량을 모으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경영의 변화
불교TV는 이 두 호재를 배경으로 ‘급한 불’을 먼저 끄며 경영 정상화의 토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24일 성업공사로 이관된 국민은행 부채 21억원을 비롯 70억원에 달하는 악성 부채.
현재 불교TV는 부채 제반 서류가 성업공사로 이관되면서 신용불량 적색거래회사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일단 21억원만 상환한다면 숨통은 트이게 된다. 금융기관의 신용 대출이 일체 금지된 적색 분류 낙인이 일단 풀리게 돼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불교TV 안팎에서는 허문도 사장의 재정지원자로 알려진 정계식(경국판매대표이사)씨가 일정량의 자금을 풀어 긴급 수혈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0대의 기업인 정씨는 제3 금융권인 한국엔젤투자와 10여개의 주유소를 경영하는 등 부산 지역에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새 경영진은 70억원의 악성 부채를 갚는 동시에 경영정상화를 위해 10억~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단계적으로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현재 불교TV의 최대 주주인 태응스님이 주식의결권을 새 경영진에게 위임하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 입장
불교TV노조(위원장 신동우)는 허문도씨의 사장 선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위기의 극단에 선 회사를 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새로운 경영책임자가 선임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노조는 이번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사회가 열리는 현장에서 결사적인 시위를 하겠다는 입장까지 보였었다.
사장이 선임된 시점에서 노조는 새로운 경영 주체측과 꾸준한 대화를 통해 방송의 공영성 강화와 합리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유병탁 노조 사무국장은 “공영성 강화와 경영의 합리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로서는 강력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 밝혀 절대적인 우호의 입장은 아님을 시사했다.
따라서 불교TV노조는 우선 정상화를 위한 대열에서는 새 경영주체와 힘을 모으겠지만 경영정상화를 빌미로 표출될 비합리적인 사안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계종 btn특위 반응
조계종 btn특위 위원장 정휴스님은 허문도 사장의 선임에 대해 두 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허씨는 신군부의 등장과 함께 실세로 활동하며 언론 통폐합을 주도했던 경력 때문에 자칫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과 “과거 문화공보부 차관의 이력이 말해 주듯 언론에 대해서 잘 아는 인물이고 영상 포교에 대한 의지도 있어 이런 점을 잘 활용한다면 불교TV가 안고 있는 근본적 문제점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그러나 정휴스님은 허사장의 이러한 이미지와는 상관없이 불교TV 정상화에 대한 종단적 관심과 의지는 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불교TV의 정상화를 위한 자체적 노력을 지켜보며 거들어 줄 사항에 대해서는 종단의 힘을 보태겠다는 기존의 입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조계종은 btn특위를 계속 가동하며 새 경영진의 행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김주일 기자(jikim@buddha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