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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궁중문학이란? 3. 계축일기의 역사적 배경 4. 계축일기의 내용 5. 결론 6. 참고문헌 |
1. 서론
궁중문학이라고 하면, 흔히 한중록과 인현왕후전, 계축일기를 꼽는다. 이 중 한중록과 인현왕후의 이야기는 그 스토리성으로 인해 사극과 소설 등에서 자주 묘사된다. 그러나 계축일기와 그 배경이 되는 인목대비에 대해서는 특별히 나오는 바가 없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도 그렇고, 광해군은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때문인지 광해군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 결정적 계기인 계축옥사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계축일기를 선택하였지만, 이런 제반 사정을 알게 된 후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알고 싶어 의욕을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2. 궁중문학이란?
계축일기에 대해 조사하기 전, 궁중문학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할 필요를 느껴 궁중문학에 대해서 먼저 조사를 하게 되었다. 궁중문학이란 말 그대로 궁중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이다. 궁중문학은 대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수필, 일기, 서간문 등이며, 계축일기 또한 계축옥사에 대한 수필이므로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궁중문학은 남성이 아닌 여성, 특히 궁중 주변의 여성들에 의해 주로 쓰여졌으며, 궁중의 비사를 다룸으로써 사실을 전하려는 의도가 강한 문학이다. 이 궁중문학이 발생한 배경에는 두 가지 정도가 있다. 첫 번째는 임진왜란 이후 국왕이 신성하고 절대적인 존재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당시 여성들의 한글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조선 당시 한문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성은 글을 거의 읽거나 쓰지 못했다. 그러나 여성들, 특히 궁중의 내인이나 사대부가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글이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한글로 쓰여진 궁중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두 가지 배경과 궁중이라는 공간적 특징으로 인해, 궁중문학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먼저, 한때 절대적인 존재였던 왕과 사대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이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가짐과 동시에,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허구보다는 사실을 중요시하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궁중문학은 그 시대의 정치상황을 잘 알 수 있게 하는 장르로써의 가치를 지닌다.
두 번째로, 주로 여성에 의해 쓰여졌기 때문에 당시 여성의 삶을 그대로 투영하는 작품이 많다. 또한 궁중문학은 사대부 등에 쓰여진 것과는 달리,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궁중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 또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외부와 교류가 거의 없는 궁중 내에서 이어져 온 문학 형식이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특징들을 계속해서 유지해 올 수 있었다.
3. 계축일기의 역사적 배경
계축일기는 계축년(1613, 광해군 5년) 있었던 계축옥사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글이다. 계축옥사는 선조 말부터 그 원인이 시작되었는데, 왕위 계승에 있어 대북파는 광해군을 지지하였고, 소북파는 영창대군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광해군은 선조 당시 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능함을 보여 이미 세자로 책봉되었고, 이후 태어난 영창대군은 적자였지만 너무 어리다는 문제가 있었다. 문제는 선조가 이 둘의 대립을 미처 끝맽지 못하고 병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즉위 초부터 영창대군 문제는 광해군의 약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광해군은 즉위 초에 탕평정책을 펼치며 대북뿐 아니라 소북까지도 포용하는 정책을 펼치려 하였으나, 계속해서 역모 모의가 발견되며 대북에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게 된다. 결국 대북은 영창대군과 소북파를 제거하기 위해 영창대군과 소북의 주도 하에 반정이 일어날 것이라는 거짓 모반 계획을 세웠고, 강도 박응서를 이용해 자백하도록 하였다. 광해군은 이에 대해 인목대비와 영창대군을 유배하며 인목대비의 아버지인 김제남에게 사약을 내리는 등 관련자 전원에게 중벌을 내린다. 영창대군은 처음에는 서인이 되어 강화도로 유배되었으나, 다음 해에 이이첨의 지시를 받은 강화부사 정항에 대해 살해당한다. 이 사건을 계축옥사라 하며, 계축일기는 인목대비 본인이나 그 딸인 정명공주, 혹은 인목대비의 내인들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계축옥사는 인조반정의 중요한 명분이 되며, 인조반정 이후 대북파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조작한 사건으로 규정되어, 인목왕후는 인목대비로 복위되며 광해군은 묘호를 받지 못하고 광해군으로 남게 된다.
4. 계축일기의 내용
계축일기는 크게 권지일, 권지이의 두 편으로 나뉜다. 이 중 권지일(1권)에서는 인목대비가 선조에게 간택되는 사건부터 계축옥사까지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인목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인목대비가 선조 사망 이후 점차 세력을 잃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권지이(2권)에서는 인목대비는 서궁에 유폐당하고, 영창대군이 사망하는 사건과 더불어 인조반정 이후 인목대비가 복위되는 부분까지가 서술된다. 특히 2권에서는 인목대비의 고난 장면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인목대비의 내인들과 광해군의 내인들의 활동을 주로 다룬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처럼, 계축일기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허구성을 부여한 부분이 다수 존재하기도 한다. 첫 번째로, 실록에서는 광해군 즉위 당시 신하들 간의 별다른 대립이 없었던 것으로 기술되어 있으나, 계축일기에서는 광해군의 측근들이 인목대비가 영창대군을 왕위에 올리려 한다며 모함한 것처럼 기술되어 있다. 두 번째로, 임해군의 역모와 관련하여, 실록에서는 광해군은 임해군을 죽이려고까지는 하지 않았으나, 신하들의 상소에 못 이겨 죽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계축일기의 저자는 광해군이 임해군을 죽이기 위해 신하들에게 거짓 상소를 올리도록 하여 모반죄를 뒤집어씌우고, 결국 심복을 보내 죽인 것으로 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영창대군의 살해와 관련해서도, 실록에서의 광해군은 영창대군을 살려 두려고 하였다. 그러나 계축일기에서는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죽이기 위해 흉계를 꾸민 것처럼 서술되는 장면이 있다. 마지막으로 인목대비의 유폐 이후에도, 그녀의 생활이 그렇게 부자유스럽고 곤궁하지는 않았지만, 계축일기의 저자는 이를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신을 것이 없어 헌 옷을 뜯어 노를 꼬아 짚신을 삼고, 지을 실이 없어 모시옷과 무명옷을 풀어 쓰는’ 등 기본 생존조차 보장되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처럼 계축일기의 서술자의 관점에 따라, 광해군과 대북파는 부도덕한 인물로 묘사된다. 반면 인목대비와 내인들은 선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소설에서 인목대비는 선하고 사려 깊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선조실록 등의 기록을 보면 인목대비는 다소 자기중심적이고, 철이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휘둘리는 등 특출나게 뛰어난 인물이었던 것지는 않다. 그러나 계축일기에서 인목대비를 훌륭한 인물로 서술하는 데에는, 계축일기의 서술자가 계축일기를 서술한 목적과 연관이 있다. 작품 말미의 ‘계축년부터 설운 일이며, 상시 내관 보내여 저히며 꾸짖던 일이며, 박대와 부도부효지사를 니라 기록지 못하야 만분의 한 말이나 기록하노라’라는 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서술자와 동료들이 당했던 일들을 기록하여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 계축일기 저술의 목적이기 때문에 최고의 희생자인 인목대비를 추켜세운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5. 결론
계축일기는 3대 궁중문학의 하나로, 인목대비의 내인, 인목대비 본인, 혹은 그 딸인 정명공주에 의해 서술되었다고 추측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궁중 여인들의 생각과 생활상을 알 수 있으며, 이들의 입장에서 당시의 정쟁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서 살펴본 것처럼 인목대비를 선으로, 광해군을 악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만은 주의해서 읽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광해군 또한 능력은 뛰어났으나 당시 정쟁에 휩쓸린 안타까운 인물 중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시종일관 광해군을 형제를 살해하고 양모를 유배시킨 사악한 인물로 그린 계축일기를 읽으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광해군 또한 선택에 있어 단호하지 못했고, 자신의 세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은 있다. 그러나 폐위되고, 왕이라는 이름 또한 얻지 못한 것 등을 볼 때 계축일기나 인조반정 이후의 역사에서 묘사된 광해군은 지나치게 부당한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닐까. 흔히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보통 좋은 평가를 듣지 못하는 인물이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역사가 그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점에서 광해군에 대한 평가는 지나치게 늦은 것이 아닐까.
6. 참고문헌
계축일기, 정은임 교주, 이회문화사, 2005년
계축일기의 소설적 특성, 박정은, 조선대학교 석사논문, 2010년
계축일기에 나타난 선악관 고찰, 김정경, 한국고전연구 통권 16집, 2007년
계축일기의 서사적 특성, 김혜영, 성균관대학교 석사논문, 2007년
계축일기의 사적 배경, 김용숙,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소, 1968년
계축일기의 작가문제와 역사소설적 성격, 정병설, 고전문학연구 15권, 199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