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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맏형의 “멋지게 늙어감의 기술”
박태호
경영학박사, 농협대학교 명예교수
태임윤리경영연구원 원장
필자는 6.25 전쟁이 끝난 직후, 1955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맏형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소중한 일상들, ‘멋지게 늙어감의 기술'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잠시 주위를 살펴보자.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은퇴자들의 삶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의 영향으로 살림이 더 팍팍해졌다. 집콕으로 인해 외로움과 고독마저 엄습해 삶의 질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아래에서 제대로 은퇴준비를 해놓은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아 7백만이 넘는 제1차 베이비부머들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이고 있다."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젠 나라도 심지어 가정도 우리를 책임질 수 없게 되었다. 결국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생활비를 벌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어떻게든 이 험난한 세파를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인생2모작을 멋지게 살아가는 노하우를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내 삶의 모토는 단순하다."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자"는 것이다. 실제 혼자서도 잘 놀면서 잘 지내고 있다.
남에게 굳이 의존하지 않고도 혼자 시간을 즐겁게 보낼 줄 아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터득한 기술을 칠백만 1차 베이비부머들과 앞으로 진입할 은퇴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목차
1. 55년생 어쩌다 할배
2. 드디어 ‘지공도사’자격증(?)을 취득하다
3. 이제는 우테크시대
4. 공부전도사
5. 기타(guitar)와 일본어
6. 건강한 인생, 성공한 인생
7. 매력자본(erotic capital)을 키우자
8. 꼰대의 3요소(엄숙, 근엄, 진지)
9. ‘화’, 잘만 다스리면
10. 내가 좀 바보가 되고 약간 손해를 보면 친구들이 모이고 행복은 덤으로 따라온다
11. 천당과 지옥은 바로 내 마음속에...
12. 주면 남는 진리
13. 행복을 가져다주는 주말농장~ 올해도 주말농장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14. 평범한 일상의 행복
15. ‘소확행’(小確幸)의 기쁨
16. 내게 없어서는 안 될 ‘가계부’
17. 걷는 것을 멈추면 인생도 스톱입니다
18. 서울 둘레길 1-1 코스를 완주하다
19. 아라뱃길 종주, 자전거 라이딩을 다녀오다
20. 은퇴 이후에도 골프를 칠 수 있다면
21. 쾌면 그리고 낮잠
22. 댄스 그리고 콜라텍 예찬
23. 황혼이혼을 막으려면
24. 늦깎이 젊은 노인의 일본유학체험기
25. 품위있는 죽음
55년생 어쩌다 할배
한국의 1차 베이비부머는 1955년에서 1963년, 9년에 걸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약730만 명에 이른다.그 중에 맏형인 55년생은 71만 명이며 금년도에 만 65세가 되어 국가공인 노인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른바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지공도사가 되는 것이다.나를 비롯 대부분의 55년생 양띠들은 젊다. 아직 노인소리를 듣기에는 좀 이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문제는 노후준비가 충분하게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자식이 완전히 자립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연로한 부모님이 아직도 살아 계신다. 아래위로 섬겨야하는 이른바 꽉 끼인 세대이다.국가인정 노인이 되면 지하철 무료승차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대부분 준비된 은퇴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100세 시대이다.
앞으로 최대 30년 이상 남은 세월을 버텨내야한다. 그래서 젊은 노인들이 마냥 뒷방에서 지낼 수 없다.어쩌면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야할지 모른다. 허드렛일이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다.
돌이켜보니 55년생들은 베이비부머 첫 해에 태어나 힘든 인생여정을 살아왔다. 다행히 여러 경쟁을 용케도 이기고 살아남았지만 어두운 미래가 더 걱정이다. 자식세대가 잘 살아야 노후가 그나마 편안할 텐데 말이다.풀었던 허리띠를 다시 동여 메야할 판이다. 후세들에게 짐이 되지 말아야 한다. 그르려면 힘차게 뛰어야 한다. 살아있을 동안 건강하게 내 돈으로 살아내야 한다. 55년 신참노인들이여, 경로석에 앉지 말고 당당하게 젊은 노인으로 살아내자.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드디어 '지공도사' 자격증(?)을 취득하다
오늘(2020.7.14.)은 내 인생에 참으로 의미가 있는 날이다.만 65세가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언제부터인가 오늘을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그 날이 온 것이다.여러 사(士)자(字)가운데 이번에 딴 것은 국가에서 나이가 되면 자동적으로 부여하는 자격증이다. '지공도사'이다. 이는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도사"라는 의미이다. 웃자고 붙인 이름인데 실제로 나라에서 큰 혜택을 준 것이다. 이외에도 KTX 주중 30%할인, 국공립공원 무료입장 등 수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고 한다.한편으로는 책임이 무거워진다.100세 시대에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다니면서 그냥 허송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 낮은 자세로 이 사회를 위해 조그마한 것이라도 기여해야 한다.앞으로 살아갈 지침으로 세 가지가 우선 생각이 난다.첫째, 긍정적인 생각갖기이다.스트레스를 주지도 받지도 말자.무엇보다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인간관계에서 절대로 화를 내지않는 부처가 되기를 다짐한다.둘째, 운동을 꾸준히 하여 건강을 유지해야겠다.수십년째 테니스, 등산, 근육운동 등 아침운동을 해왔으니 앞으로도 중단하지말고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골프는 너무 좋아하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가급적 줄여 나가야겠다.셋째, 공부와 취미생활, 봉사 그리고 일을 꾸준히 해야겠다.일본어와 전공과목 그리고 취미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 나가야 한다. 교회봉사활동을 비롯하여 내가 필요로 하는 곳에 헌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텃밭을 가꾸는 일도 일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이웃 지인들에게 주는 재미도 크기 때문이다.이제부터의 삶은 신(神)이 내려준 덤 인생이다.감사하면서 하루하루가 내 남은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알차게 보내고 싶다.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대과없이 잘 지내왔다. 앞으로도 많은 신세를 지겠지만 이제는 내가 더 많이 주면서 살아가야겠다.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특혜를 부여받았다.하지만 지하철의 경로석에는 가급적 앉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출퇴근시간에는 이용을 자제할 것이다.일하는 젊은이들을 위해.나아가 이웃을 위해 공짜로 퍼주는 지공도사가 되고 싶다.수많은 혜택을 그저 받았으니 나도 그저 주는 것이 마땅하니까.
이제는 '우(友)테크' 시대이다
노년에 친구는 재산목록상 앞 순위에 해당된다.건강은 물론 장수요인 가운데에서도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사실, 따지고 보면 내 주위에 사람은 많지만 친구라 할 수 있는 경우는 손꼽을 정도이다. 멀리 떨어져 있거나 가까이에 있어도 시간적으로 서로 달라 만날 수 없는 사이라면 친구라고 하기엔 무리이다.나이 들면 혼자서 지내다보니 점점 친구들과 멀어져 간다. 오죽했으면 1년에 한 번 서로 안부전화를 하는 사이라도 친구라는 얘기가 있겠는가.은퇴이후 멋있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인생 로또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여기에는 남녀불문이다.노후의 애틋한 연애는 그래서 권장사항이다.취미를 같이 하고 인생사 이야기를 가감없이 나눌 수 있다면 우테크를 제대로 했다고 하겠다.우테크에는 일반적인 재테크기술과는 개념이 좀 다르다. 재테크는 무조건 남는 장사를 해야한다. 그러나 우테크는 좀 손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내가 먼저 주고 돈문제만큼은 내가 조금 더 낸다는 생각으로 상대를 배려해야 그 관계가 오래 간다.여기에도 '주면 남는 진리'가 통한다.내게는 고향부랄친구를 비롯 고교동창친구, 대학동기친구, 농협입사동기친구, 동네 테니스친구, 골프동호회친구, 댄싱동호회 친구들이 있다.아직까지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지만 대부분 만남을 소중히 하는 모임이다.진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아니 한 둘뿐이다. 그만큼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다는 얘기이다.황혼길이 외롭지 않으려면 친구가 꼭 필요하다.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 학교가는 길이 혼자가면 무섭고 아주 먼 길이었다.그런데 친구와 손잡고 가면 아주 재미있고 가까운 길이었듯이 지금 있는 친구를 소중히 가꾸고 앞으로도 멋진 친구를 더 만들어 가야겠다.멋진 인생 멋진 마무리를 위하여멋진 친구와 함께.
'공부' 전도사
전도사(傳道師)는 기독교에서 갓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교회에서 받는 호칭이다. 이러한 전도사라는 명칭이 다른 명사와 더불어 사용될 때가 있다. 이를테면 웃음전도사, 행복전도사 등이다.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공부전도사도 있겠다.사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못다배우는 것이 공부다.공자는 일찍이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즉,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논어 첫 장에서 언급하였다.평생공부를 강조한 공부 원조 전도사인 셈이다.그런데 좁은 땅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다보니 이러한 순수한 의미의 공부가 경쟁의 도구로 전락되고 말았다.좋은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기위해 시험을 통과해야하니 공부를 해야만 했다. 대부분 암기하고 풀어내는 문제인데 통과만 하면 되는 가짜공부인 것이다.하도 이 과정이 혹독하고 힘들다보니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책과 담을 쌓고 일평생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런 상황에서 이웃에게 공부를 전도하기란 쉽지 않다.돌이켜보니 나도 동료들이나 이웃 사람들에게 공부를 계속하라는 전도를 쉼없이 해왔다.고등학교를 나와 입사한 친구들에게는 대학과정을, 대학을 나온 이들에게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라는 권유를 해서 성과를 거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런데 진짜 공부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은퇴 이후 공부는 전도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국가공인 노인이 된 주위 친구들에게 눈이 침침하여 읽던 신문도 끊는 마당에 뭔 공부냐고 핀잔을 듣는 경우가 많아졌다.심지어 내게 어떤 친구들은 경영학박사에 대학교수를 거치고 유학까지 갔다 왔으니 이제 그만하고 골프나 같이 치자는 진심어린 충언을 해오고 있다.이러니 요즘 교회에서 새 식구를 전도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힘들듯이 공부전도를 하기가 어렵다.내 경우도 돋보기 안경을 끼고 책을 보지만 공부(?)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 매일 일본어를 공부하는데 새로운 단어나 표현을 익혀 나가는 것이 또한 즐겁다.글을 통한 공부 뿐만이 아니다.색소폰, 기타, 오카리나, 장구 등 악기연주와 테니스, 골프, 댄싱 등을 통한 놀이공부도 인생의 멋을 더할 수 있어서 좋다.큰돈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소확행의 기쁨을 맛 볼 수 있다.배움 즉 공부의 덕분이다. 이것도 여러 사람들에게 전도를 해왔으나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땅을 떠날 때까지 배움의 길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공부의 진정한 의미를 이웃에게 전도하는 공부전도사로서의 직분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한다.그것이 창조주가 내게 맡긴 사명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기타(guitar )와 일본어
기타와 일본어는 닮은 점이 많다.하나는 악기고 하나는 외국어인데 무슨 얘기인가 싶을 것이다.다름 아닌 두 가지 모두 배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웃고 들어갔다가 울고 나온다는 말과 같이 끝이 없는 길을 걸어야 조그만 열매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대개 처음에는 기분 좋게 시작한다. 한데 얼마가지 못해 이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먼저 현악기의 하나인 기타(guitar)에 대한 얘기부터 해보자.기타는 여섯 개의 줄을 매어 왼손 손가락으로 음정을 고르고 오른손 손가락으로 줄을 튕겨 연주한다.중고교시절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통기타가수들이 많았었다. 그때 기타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었다.그런데 여러 가지 사유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직장인 농협에 들어와 동대문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기타학원을 처음으로 찾았었다.코드와 반주연습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그 후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대학교수 시절에 학원문을 두드렸다. 젊은 선생에게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여기서도 느린 진도에 지쳐 포기하고 말았다.또 시간이 흐른 후, 매주 토요일 저녁, 두 시간에 걸쳐 가르치는 동네 교회문화센터의 기타교실에 등록했다. 젊은 직장인들과 함께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냈다. 약 4년에 걸쳐 꾸준히 노력한 결과 눈에 띠게 실력이 늘었다. 이젠 선생이 가르치지 않아도 혼자 연습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일본에서 혼자 지낼 때나 시골 고향에 내려갈 때, 기타를 꼭 차에 싣고 간다. 적적한 시간에 기타연주를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유명한 기타연주가의 말이 생각난다. 자기는 매일 연습하는데 어떤 땐 단 5분이라도 기타를 만지고 다른 일을 한다고 한다. 새겨들어야할 말이다.나도 내 연구실 책상 옆에 늘 기타를 세워두고 있다.언제나 기타를 연주하기 위해서이다.앞으로도 기타는 내 분신으로서 주욱 함께할 것이다.그리고 일본어에 대해 가감없이 얘기해보자.영어를 제외한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택하는 사람이 많다. 일본은 우리보다 선진국이자 인접국가이기도 하다. 그들을 따라잡고 이기려면 일본어를 배워야한다.또 일본어는 우리말과 어순이 같고 비슷한 말도 많이 있다. 무엇보다 한자(漢字)를 쓰고 있어 말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 친근하게 느껴진다.처음 일본어를 대한 것은 삼십대 때, 직장에서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일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젊고 예쁜 일본어 여선생을 보기위해 열심히도 다녔었다.처음에는 재미를 붙였으나 목표없이 하다 보니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그 이후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일본어를 다시 잡게 되었다. 이 때에는 논문제출에 앞서 통과해야하는 과목이었기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졸업 이후 또 손을 놓고 말았다.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한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이랄까.정년퇴직 이후 악기 하나와 외국어는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은퇴전문 서적을 읽고 다시 한 번 일본어를 접했다. 재미를 잃지않기위해 JTV, NHK TV를 시청하고 문법책도 다시 사서 처음부터 시작했다.그러다가 일본 동경학예대학(東京學藝大學)에 초청을 받아 일본땅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외국어는 현지에 가서 배워야 실력이 는다"는 말이 있다.맞는 말이다. 우선 생활 속에서 꼭 알아야할 말이 저절로 익혀졌다.혼자 1년간 지내면서 외롭고 힘들었지만 일본어를 공부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었다.귀국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되어 일본에 가보지 못했다.그래도 현지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일과 중에 일본어공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높다.미우라 아야꼬의 그 유명한 소설 '빙점'을 비롯하여 일본서적을 한글판과 비교하여 읽었다. 도쿄 온누리교회 주일설교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그래도 아직 멀었다. 생활 속에 일본어를 늘 같이하지 않으면 또 말짱 도루목이 되리라.앞으로 적어도 5년간 즉 만 칠십이 되는 날까지 집중적으로 공부해 나갈 생각이다.그러면 어느 정도의 실력이 쌓여 한일간 우의(友誼)와 협력을 증진하는데 조그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이렇듯 기타와 일본어는 둘 다 어렵고 기나긴 인내의 세월을 견뎌내야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하기야 세상 그 무엇이 쉽겠는가마는 그 어떤 것도 열매를 맺기까지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은퇴 이후의 삶은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늘 하는 얘기이지만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아야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기타와 일본어는 이런 의미에서 꼭 필요한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물론 골프, 테니스, 댄싱 등 운동과 색소폰, 오카리나, 장고 등도 여가를 풍부하게 하지만.인간이 태어나 세상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다.하지만 자기취향에 맞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나 공부가 있다면 행복의 한 요소를 쟁취한 것으로 생각한다."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성공은 미리 설정한 가치있는 목표를 점진적으로 실현해가는 과정이다."폴 마이어의 말이다. 과정 속에 이미 성공이 있고 행복이 있다는 말이다. 백번천번 지당하신 말씀이다.오늘도 집을 나서면서 일본어 회화를 듣고 있다.산길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쉼없이 듣고 또 듣는다.방송청취를 하면서 재미를 느낀다. 기타연주와 더불어. 끝까지 가보면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을 줄 믿으면서.
건강한 인생, 성공한 인생
이따금 아직도 버리기가 아까워 먼지를 뒤집어쓰고 내 서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책제목을 훑어보면서 눈이 가는 대로 꺼내어 다시 보는 버릇이 있다. 대부분 참으로 감명이 깊었고 귀하게 읽은 책들이다.
오늘은 윤방부 전 연세대 교수(1943년생)의 [건강한 인생, 성공한 인생](2008년)을 빼서 중요 부분을 다시 읽었다.
그의 글은 짧으면서도 건강에 관한 소박한 글을 읽어나가면 옆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잘 생긴 외모에 구수한 입담까지 곁들여 그에겐 여성팬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는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있다.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조금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다”
아무리 부(富)와 명예가 있다고 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과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과음, 지나친 흡연 등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해치는 일들을 서슴없이 하곤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4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터득한 스트레스 대처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물론 은퇴 이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하여 제일 먼저 입술 양쪽 근육을 위로 힘껏 올리는 훈련을 시작한다.
그러면 내 뇌는 엔돌핀 호르몬을 생산하여 잠을 완전히 깨우고 힘찬 하루를 시작해도 좋다는 싸인을 보낸다.
그리고 양치질로 입속을 깨끗이 닦고 면도를 끝낸 후 물 한 컵을 들이킨다. 이 때, 물은 더운 것과 차가운 것을 반반 섞는다. 약 20분간의 국선도체조로 몸을 이완시킨다. 그 후 인위적인 장훈련을 곁들이면 쾌변으로 이어진다. 이어서
1시간 여 정도 일본어공부와 NHK TV 아침뉴스를 시청한다. 또한, 국내 신문사설은 빼놓지 않고 본다.
곧이어 자전거를 타고 뒷산에 오른다. 제일 먼저 각종 헬스운동기구로 기초체력을 다지고 동료들과 테니스 두 세게임을 친다. 이 때, 전날에 있었던 각종 스트레스를 스메싱으로 날리고 일부러 소리내어 크게 웃는다. 테니스는 20대부터 시작했으니 근 40년 세월이 흘렀다. 그래도 질리지 않는다.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라켓을 놓지 않을 것이다.
운동 후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와 간이 욕조에 물을 받아서 샤워를 끝낸 후 물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최면요법에 의한 명상시간을 한 5분 정도 가진다.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테니스장이 문을 닫아 이런 테니스의 묘미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대신에 뒷산 당산미를 돌아온다.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도 매일 하다 보니 새로운 일과가 되었다. 산 정상 평평한 곳에서 국민체조를 하고 골프 스윙연습과 왈츠, 자이브, 탱고 등 댄싱을 연습한다.
아침 짧은 시간에 언제 이런 복잡한 것을 다 할 수 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습관이 되면 물 흐르듯 쉽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쾌조의 스타트를 하면 웬만한 스트레스는 몸으로 이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침운동은 내 생활의 평형수가 된다. ☞ 평형수(平衡水) :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물
윤방부교수의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그가 인용해서 말한 ‘행복의 조건’은 그저 단순하고 소박하며 평범한 것들이다.
‘많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지금도 충분하다’는 ‘자족(自足)’의 생각을 갖고 살면 세상에는 감사할 것들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또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반드시 잘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벗어던지자. 사실 인생에서는 실패를 통해 얻는 교훈이 훨씬 더 많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이냐, 실패냐의 결과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내가 그 과정 속에 함께 했다는 사실이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 아닌가? 소심하게 움츠려들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짧다.
통 크게 세상을 살고 싶다면 마음의 그릇을 조금만 더 키우자. 때로는 실패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짱, 자신이 저지른 실수도 사랑하고 껴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내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멀리 내다보고 인생을 사는 것이다.
아울러 진정한 성공을 꿈꾼다면 내가 무엇을 잘 하고 원하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진정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저절로 신바람이 나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에 몰두할 수 있다. 꼭 사회적으로 큰 명성을 얻고 큰 부자가 되어야만 성공한 인생이 아니라 자기가 목표한 것을 이루고 이웃에게 베푸는 삶이라면 멋진 성공이라 단언할 수 있다.
매력자본(erotic capital)을 키우자
자본(capital)은 회계학용어이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다. 이른바 장사나 사업 따위의 기본이 되는 돈이다.한편 매력(魅力)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다. 그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 매력지수(魅力指數)이다.두 단어를 합친 매력자본(魅力資本. erotic capital)이라는 용어는 영국의 캐스린 하킴(Catherine Hakim)교수가 처음 사용하였다. 즉, 잘 생긴 외모만이 아니라 유머감각, 활력, 세련미,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기술 등 사람의 호감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멋진 태도나 기술을 말한다.이러한 매력은 나이가 많다고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나이듦의 지혜와 여유, 경륜을 키워나가면 이룰 수 있는 것이다.이 자본을 늘리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는 웃음, 여유, 절제, 사랑 그리고 오늘 현재를 멋지게 사는 것이다. 그렇다.물론 영육간의 강건함도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 (Eleanor Roosevelt)여사가 한 연설을 되새겨 보자."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입니다."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 이며 오늘은 선물입니다"지당하신 말씀이시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우울하다.오랫동안 대학에서 함께 일했던 학장님께서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는 비보를 들었다. 이제 일흔넷이고 평소 국선도를 비롯하여 골프도 잘 쳤던 분이라 의외이다.인생사 내일일은 모른다더니 정말 그렇다.더더욱 노년을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남은 세월은 무리해서 돈을 더 벌려하기 보다 매력자본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겠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웰빙(well being)을 넘어 웰다잉well dying)을 위해서도.
꼰대의 3대 요소(엄숙, 근엄, 진지)
꼰대는 일반적으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다.또한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은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이러한 꼰대의 3대 요소로 엄숙, 근엄, 진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엄숙이다.말이 없고 표정도 없다. 늘 침묵만 흐른다.이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냥 피곤해지고 긴장된다.둘째, 근엄이다.표정이 마치 화가 난 것같고 목소리도 쫙 깔린다.소리를 낮게 깔면 권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셋째, 진지이다.한마디하면 내용이 사뭇 진지하다. 농담은 거리가 멀고 어쩌다 하는 본인의 유머는 진지하기만 하다. 본인만 웃는다.이렇듯 엄숙, 근엄, 진지는 전형적인 꼰대의 특징이다.그런데 문제는 꼰대가 자신이 꼰대인 줄 모른다는 데에 있다.시대가 변해가고 있다.사람들이 돈을 쓰는 기준도 바뀌고 있다.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의 비율을 중시)에서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형)로 나아가 가재비(가격대비 재미있는 것에 기꺼이 돈을 쓰는 소비형)로 발전되고 있다. 한마디로 개인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때에 꼰대질을 한다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만은 젊게 살아야 한다.적극적으로 베풀고 엄숙이 아닌 상냥함으로, 근엄이 아닌 친숙함으로, 진지가 아닌 (똑똑한)바보가 되어야 한다.그래야 노년의 일상이 즐겁다.그래야 건강수명이 길어진다. 웰다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도 모르게 꼰대기질이 나오려 할 때가 있다. 나이든 것이 큰 벼슬도 아닌데 말이다."항상 웃자. 모두에게 감사하자. 바보가 되자"내 좌우명을 다시 쳐다보면서 꼰대소릴 듣지 않도록 다짐해본다.
'화', 잘만 다스리면
나이가 들면 조그만 일에도 화를 잘 내게 된다. 특히,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 지다보니 부부간 다툼이 일어나 심할 경우, 황혼이혼으로 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직장생활 40여년 동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천생웬수들을 여럿 만났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오싹해진다. 은퇴한 이후에는 사람을 접촉하는 기회가 많이 줄어서인지 좀 덜한 편이다. 그러나 각종 모임에 나가다 보면 아직도 목소리 크고 지가 잘 낫다고 상대를 무시하는 놈(!)들이 왕왕 눈에 띈다.나이가 들면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라고 얘기들 한다. 그런데 어떤 모임에나 그런 갑질하고 스트레스를 팍팍 주는 사람이 한 둘은 끼어있다.
그럼 화나고 열받게 하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겠는가?내 경우 대처법을 소개하면 이렇다.젊은 시절에는 화를 참지 못했다. 그 결과 손해도 좀 봤다. 남들처럼 아부기질을 발휘하지 못해 승진의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집에 들어와 오히려 내가 잠못 이루는 고통을 겪곤 했었다.이제와 생각하니 "그 순간 조금만 참을 걸"하는 후회아닌 후회를 할 때가 있다.요사이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관대해졌다. 운전 중에 본선으로 들어오려는 운전자에게 내가 먼저 양보하여 자리를 만들어 준다.각종 모임에서도 내게 상처를 주는 그 한 명에게 오히려 먼저 주려고 노력한다. 진심이 쌓이면 상대방도 언젠가 변한다. 아니 꼭 180도 변하지 않더라도 그 전보다 훨씬 좋아진다. 전생에 내가 그에게 진 빚이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덜 아프다.때론 바보가 되는 것도 좋은 처신방법이다.사람들은 자기보다 상대가 잘 나면 우선 기분이 나쁘다.못난 사람이 좀 거슬린 말을 했을지라도 이내 참는다. 하지만 잘 난 사람이 대수롭지 않은 얘기를 하면 크게 화를 내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고 있다.아침 테니스장에서 수십년간 계속 운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다툰 사람들이 없다. 그 비결은 눈높이를 낮추고 먼저 주려하기 때문이다. 청소도 먼저 하고 줄도 긋고 특히 가끔 밥도 산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남의 얘기를 하지 않거나 좋은 얘기만 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그리고 화나는 일이 있으면 좋은 스메싱찬스가 올 때 사정없이 갈긴다. 간혹 너무 세게 쳐서 아웃되는 경우도 있지만.한데 말이 쉽지 이런 것들을 계속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인내가 요구된다. 법륜스님도 이 문제를 거론하셨다.온갖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바로 풀려하지 말고 좀 거리를 두고 관망해 보라는 가르침이다. 백번 천번 지당하신 말씀이다.화! 잘 다스리면 반드시 보응이 온다. 건강과 행복은 덤이다.
내가 좀 바보가 되고 약간 손해를 보면 친구들이 모이고 행복은 덤으로 따라온다.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고 이제 저만치 칠십을 바라보니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행복은 좀 모자람과 손해를 보는 데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먼저, 실제로 내가 좀 바보가 되어 부족한 점을 보이면 주위에 친구들이 모인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존중해주고 인정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그러므로 자기 자존심을 좀 내려놓고 상대방을 높여 준다면 이 세상에 싫어할 사람이 없다. 여기에는 손위나 아래를 불문한다. 아랫사람일수록 더 겸손하게 대해야 한다. 그래야 노인대접을 받을 수 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바보철학을 몸소 실천하여 우리에게 많은 것을 던져주시고 가셨다. 경봉대선사는 “바보가 되거라. 사람 노릇 하자면 일이 많다. 바보가 되는 데에서 참사람이 나온다”고 제자들에게 당부하셨다.
우리 인간이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가끔 공부 좀 했다고 목에 힘을 주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사람을 본다. 덜 익은 곡식이 머리가 빳빳하다.
다음은 은퇴 후 돈에 대한 얘기이다.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반대로 되는 경우가 많다. 용돈이 부족하다보니 지갑을 함부로 열기가 어렵다.
그런데 지혜롭게 지갑을 여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동네 테니스회원들과 운동 후 한잔 하는 경우가 있다. 단골집에서 막걸리에다 돼지고기 구이를 시키면 대개 1인당 만원 이면 된다. 가끔 몇 천 원에서 돈 만 원 정도 초과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총무를 보는 내가 나머지를 부담한다. 얼마 되지 않지만. 내가 좀 손해 보면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위기를 좋게 하고 마음까지 행복해 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지금 살아있을 때, 지금 움직일 수 있을 때, 좀 바보같이 살아보자.
좀 모자라게 살아보자. 좀 손해보고 살아보자.그곳에 행복이 꼭꼭 숨어있기 때문이다.
천당과 지옥은 바로 내 마음속에...
살다보면 짜증이 날 때가 있다. 미워할 때도 있다. 심지어 원망하고 가슴 한 켠에 켜켜이 담아둘 때도 있다. 이러면 결국 자기만 손해를 본다. 이게 바로 지옥같은 삶이다.돌이켜보면 나를 무시하고 상처를 주는 말을 들었을 때, 참지 못하고 다투거나 싸웠던 경우가 있었다.이때, 다시 화해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렸다. 아니 영원히 원수처럼 지낼 수도 있었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듯이.인간관계가 그래서 중요하다.이러한 감정이 들 경우, 일단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크게 심호흡을 하면 많이 누그러지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꼭 실천해보고 싶다.반면에 성현들은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면 그게 바로 천당이고 행복이란다. 지당하신 말씀이다.이렇게 되려면 먼저 베풀어야 한다. 내가 상대에게 댓가없이 좀 손해보더라도 주면 분명히 남는다. 그 사람이 똑같이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평안하고 건강해진다.
오히려 내게 이런 마음을 준 그 사람에게 감사해야한다. 전세계 70억이 넘는 사람들 중에 나하고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전생에 인연이 있다.내가 넉넉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전생에 내가 분명히 빚진 것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저 준다고 생각하면 그게 행복이고 천당이라 믿는다.돌이켜보니 소년시절 밑바닥에서 눈물의 세월을 보낸 터라 상처를 주거나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아픈 데를 건드리는 사람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었다.이제,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이다.이후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화를 내지 않는 똑똑한 바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본다.이제부터 지난 모든 허물을 다 벗어버리고 하루하루 감사하며 생활 속에서 천국을 만들고 싶다.
주면 남는 진리
“사람이 이 땅에 살면서 제일 하기 어려운 것 두 가지는 죄를 안 짓는 것과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이다”라고 어느 천주교 신부는 주장하였다.
나는 여기에 대가(對價)없이 주는 봉사(奉仕)를 하나 더하고 싶다. 세계 제일의 강국인 미국의 힘은 자원봉사에서 나온다고 한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미국하면 퇴폐와 권총강도 등 부정적인 측면이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어릴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이웃을 돕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오래 전 TV에서 말기암의 고통을 겪고 있는 어느 여자 환자의 인터뷰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녀는 "내가 만약 일주일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제일 먼저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고 나보다 못한 이웃을 단 한번이라도 돕고 싶다"고 애절한 목소리로 고백하였다. 그 순간 TV 자막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자막이 지나고 있었다.
성경에도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이 더 쉽다”고 말하고 있듯이 우리 주변의 부자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남을 돕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스스로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더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진한감동을 느끼게 된다.
돌이켜보면 가난이 생활필수품으로 되어 있었던 60년대는 우리 주위에 훈훈한 인정미가 넘쳐 났었다. 시골 촌놈 중에 촌놈인 나는 삼촌 덕분에 중고등학교를 부산으로 내려가 유학 할 수 있었다. 그 때학비마련을 위해아침에 신문배달을 잠시 한 적이 있었는데 시내버스를 타면 안내양 누나는 차비를 받지 않았다. 옆에 끼고 있는 신문이 힘겹게도 보였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내릴 때 슬쩍신문 한 부를 건네고 격려의 눈인사를 보내곤 했다. 이렇듯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주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행복의 여러 조건 가운데 한 가지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하나를 주면 둘 셋을 얻고 둘을 주면 네다섯으로 다시 내게 돌아오는 제곱의 법칙, ‘주면 남는 진리’를 삶의 현장에서 터득하고 있다. 지난약 40년간의 직장생활을 회고해 볼 때, 어려운 고비도 참 많았지만 동료나 이웃에게 값없이 베푼 그것이 물질이든지 건강이든지 꼭 내게로 살이 붙어 되돌아 왔던 것이다.
오래전 농협 근무시절의 얘기이다.
농협의 여러 업무가운데 보험(공제)은 우리 직원들이 넘어야 할 첫 고비이다. 연초 여러 목표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해치워야 할 업무이기도 하다. 한편 보험은 농협의 여러 가지 사업 중에 수익에 직접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추진한 직원에게도 소득(권유수당)이 되는 일거양득의 업무이다.
서울 사당동지점 부지점장(차장)시절에 겪은 일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새롭다. 당시 나는 과거 보험세일즈왕까지 한 경험을 살려 좀 독특한 목표를세웠다. 보험추진에 따른필요경비를 빼고 관내 무의탁노인(61명)을 대상으로 매월 쌀 6포대(20kg)이상씩 기부하자는 것이었다.
좋은뜻이 깃들어서 그런지 신기하게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객이 이어졌다. 매월 목표를 달성하여 1년 이상 사당복지관을 통해 어려운 무의탁노인들에게 사랑의 쌀을 전달할 수 있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추석이 끼인 달이라 꼭 쌀을 전달해야 하는데 보험추진이 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내 통장에서 인출하여 10포대를 전달하고 왔는데 사무실에 돌아오니 뜻밖의 고객이 1억 원을 들고왔던 것이다.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관심을 가져온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남몰래 이러한 일을 계속하려다 청경한테 들키고 말았다.
그 이후 적극적으로 권유하지도 않았는데 청경, 기사, 파트타이머, 말단직원등을 중심으로 봉투를 만들어 가져왔을 때 가슴 한 켠이 찡해 왔었다.
첫 사업으로 월세로 얻은 연립 지하 단칸방에서 정부보조금과 취로사업을 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할머니를 소개받아 햅쌀과 과일 등을 준비하여 직접 전달하고 지병으로 고생하는 할머니를 계속 지원하였다. 일선 지점 근무를 거쳐 평소 소원했던 농협대학 교수로 영전되어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강의에도 충실하려고 했다.
대학강의 중간에 일선 농협이나 각종 사회단체에서 특별 강의요청이 들어와 전국을 누비고 다닌 행운을 얻었다. 덕분에 대중강의 실력도 늘고 덩달아 강사료수입도 짭짤했다.
그런데 받은 강사료는 모두 별도 통장에 입금하여 가난한 농협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일단 들어 온 돈을 내놓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들을 돕는 것이 더 큰 보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흔쾌히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전국 각지 농협에서 내가 뿌린 수십 명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몇 년 전부터는 교회에서 수지침봉사를 하고 있다. 어렵게 딴 자격증(서금요법사)을 살릴 겸해서 노인들을 상대로 수지침과 뜸을 손바닥에 정성껏 뜨고 있다. 물론 각종 재료는 내 돈으로 준비하고 무료봉사이다.
“너무 시원하고 덕분에 오늘 저녁은 잠도 잘 오겠네요. 고맙습니다”하는 얘기를 듣고 나면 젊은(?) 내게서 빠져 나간 기(氣)가 되 살아 나는 것 같다.
인생 100세 시대이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값없이 이웃을 위해 베푼 것은 그 무엇이든 내게 돌아왔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것도 곱빼기로.
여기서 나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주면 남는 진리’를 실천하여 수지맞는 장사(?)를 한번 해 보면 어떨까 제의해본다. 진정한 삶의 행복은 나보다 못한 이웃을 도와가며 사는 데 있기때문이다.
이제 덤으로 사는 남은 세월도 그 날 삶을 마감해 가면서 얘기한 그녀의 마지막 말을 생각하면서 이웃들에게 감사하고앞으로도 주면 남는진리를 계속 증명해 보이고 싶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주말농장
~올해도 주말농장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은퇴 이후 농촌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고자 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적지 않습니다. 나도 고향에 조그만 과수원이 있습니다만 직접 내려가 농사를 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에 집 근처 농장의 한 자리를 빌려 매년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내가 20년 째 살고 있는 김포 고촌은 말이 경기도이지 서울과 붙어있어 은퇴이후 살기에 딱 좋은 지역입니다.
서울시내까지 3~40분, 김포공항 15분, 인천공항 40분 거리인데 비해 공기좋고 집값도 저렴하니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금년에도 한 열평남짓 땅에 상추, 오이, 쑥갓, 고추, 토마토, 배추, 무 등을 심었는데 이제 수확기에 이르렀습니다.언제자랄까 싶었는데 이렇게 싱싱하게 자랐네요.매일 아침, 운동을 끝내고 정성스레 가꾼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지요.풀도 뽑고 지주를 세우고 물도 넉넉하게 주어야 잘 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비 오는 날을 빼고는 부지런히 돌봐 왔습니다.농장을 가꾸면서 보람은 싱싱한 채소를 직접 밥상에 올리는 것입니다. 상추, 쑥갓, 고추에다 고추장을 넣어 한입에 쏘옥 넣어 먹으면 그 맛이 천하 제일입니다.무엇보다 우리 이웃에게 그저 주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는 것입니다.어제는 입사동기 친구들을 초청하여 각자가 수확해서 한보따리 안겨 주었습니다. 거기다 고촌의 맛집으로 가 저녁식사까지 대접해 보냈습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았습니다.특별히, 다니는 교회 식구들에게 점심반찬으로 싱싱한 야채에다 삼겹살을 더하니 모두들 좋아라 합니다.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는 분들에게도 정성껏 수확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작은 농사이지만 주말농장은 삶의 기쁨을 주는 행복발전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오늘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포럼식구에게 새로 산 비닐봉지에 여러가지를 담아서 전했습니다. 진한 사랑의 냄새가 풍겼습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재미가 있고 행복도 있습니다. 고독과 외로움을 날리고 식단도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은퇴이후 시간이 많은 베이비부머들에게 주말농장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
가을비가 살짝 내린 정오의 아파트가 평온하다.다들 일터로 나가고 너무 조용하니 적막하기까지 하다. 늘 스쳐지나갔던 아파트 정자에 홀로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유유자적'이란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때론 이런 멋있는 여유(?)를 즐기면서 쉬어 가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세상속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다 이겼다고 오만을 부릴 때 정반대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음을 흔히 볼 수 있다.청와대와 구치소가 멀지않은 이웃임을 지금 우리는 보고 있다. 한국 제일의 갑부도 구치소에 갇혀 있다. 그러고보니 중간도 되지 않는 나지만 내집에서 잘 살고 있으니 이만해도 행복하다고 자위해 본다.'무소유', 법정스님을 비롯 불가의 유명스님들이 주장하는 불교철학이다. 빈몸으로 왔으니 빈몸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다.인생1모작에서 열심히 산을 올라 나름대로의 정상을 정복하고도 내려오려 하지않거나 하산길에도 자꾸 다시 위로 올라가려는 욕망을 품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을 종종 본다.그것이 직업적인 욕심이 아니라 베풂의 노력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돈욕심에 그 손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는 현실이 문제이다.어느 천주교 신부님은 "죽을 때 딱 500만원만 남기고 다 쓰고 죽어라"고 강론하는 것을 들었다. 자식에게 남겨 봤자 싸움만 시키고 오히려 자식을 버리는 것이니 어떻게든 벌어놓은 재산은 남기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삯바느질이나 폐지를 주워서 모은 돈으로 학교나 선행단체에 다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분들을 보고 있다.보통의 노력만 했다면 자기가 벌어놓은 것을 다 못쓰고 죽는다고 한다. 정말 쓸 돈이 부족하면 집을 줄이거나 역모기지(주택연금)를 해서라도 쓰라는 것이다.자칫 과소비나 허랑방탕으로 치우치면 되지 않겠지만 삶의 질을 높이기위해 과감히 투자하라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최근 우리나라도 평균수명이 이웃 일본을 추격하고 있다.그런데 건강나이는 일본과의 간격을 좁히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일본인들은 소식에 건강을 평소 다지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너무 무리하게 몸을 굴린 나머지 노년의 대부분을 병마와 싸워 쓸쓸한 노후를 보낸다고 한다.'9988234'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나흘만에 간다면 최고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건강하지않은 노후는 불행이다. 본인 뿐만아니라 곁에서 부양하는 가족에게도 큰 짐이다.오늘 근처 가정의학과에 다녀왔다. 아직은 괜찮은 편이나 혈압이 조금 높고 신장기능이 조금 떨이지고 있단다. 피를 빼고 다시 검사를 받기로 했다.아침 운동을 거르 지않고 술담배 등도 멀리 하고 있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가 보다.60 중반을 넘어 칠십을 바라보는 내가 젊었을 적 모습을 떠올릴 수는 있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오는 질병은 친구로 삼으라는 말이 있다. 생노병사의 법칙을 벗어날 수는 없으니 기왕 가는 길이라면 웃으면서 친구와 함께 가라는 말일 것이다.모처럼 아파트 정자에 홀로 앉아 있자니 오만 생각이 다 든다. 아마도 내가 늙었다는 증거이리라.한 번도 이런 여유를 부리지 못한 내가 오늘 인생의 참맛을 느끼게 된다.잠시 왔다가는 인생, 너무 재미없게 살지 말자.평범한 일상 속에서 누리는 이 모든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여겨진다.
‘소확행(小確幸)’의 기쁨
소확행(小確幸, しょうかっこう),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이라고도 한다.이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 はるき)의 수필집에서 행복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등 이라고 정의했다.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잘 생각해보면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것들이다.요양병원에 입원하신 어머님을 뵈었을 때,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지내는데 대소변까지 간병인의 도움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불과 20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지라 나의 미래를 미리 점쳐볼 수 있었다.잘 자고 때맞춰 잘 싸고 맛있는 먹거리를 양쪽 어금니로 꼭꼭 씹어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이제야 알 것 같다.뒷산에 오르니 막 꽃망울이 터질 것 같은 진달래가 나를 반긴다. 세상에 부자가 된 기분이다.집 근처에 동산이 있고 테니스장이 있어 좋다.집값이 서울 강남에 비해 똥값이지만 50평 아파트의 내 공간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서울 인천공항이 2~3십분대에 갈 수 있고 공기마저 맑은 이곳 고촌이 좋다.어느 할머니 집사가 교회에 와서 늘 같은 기도만 드렸다고 한다."주님 그저 그저 감사합니다 " 올바른 기도이다. 탐욕에 젖어 있는 많은 인간들은 "주시옵소서"라고 목청을 돋우지만 이미 잘못된 기도이다. 이러니 교회와 절 모두 상업주의에 젖어 있다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삿대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살아있는거 자체가 행복이다. 법륜스님의 말씀같이 들의 풀이나 우리 인생이 똑 같다. 남아있는 시간만이라도 좋은 업을 쌓고 , 소확행의 기쁨을 나눌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내게 없어서는 안 될 '가계부'
신년이 되면 달력과 함께 꼭 준비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가계부이다. 나는농협에서 매년 발행하는 종이 가계부를 십수년 째 쓰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하면 간편하고 좋은데 웬 종이가계부냐고 할지 모르겠다. 아니다. 종이가계부를 쓰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공과금을 납부하고 영수증을 가계부 뒷면에 붙여 두면 훗날 증빙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생일, 행사 등 주요 일정체크도 가능하다. 주별, 월별 지출내역을 꼼꼼히 기록하다보니 부수적으로 얻는 것도 있다.
돈을 아끼게 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돈을 효율적으로 잘 쓰게 해 준다.
실제, 신용카드로 대부분 사용하다보니 무분별하게 지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청구액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적은 금액이라도 가계부에 적다보면 과소비를 줄여나갈 수 있다.
가계부는 일기 역할도 한다. 그 날 있었던 잊지 못할 일이라든지 꼭 기억해야할 맛집이나 만난 사람의 이름도 기록해 두면 도움이 된다.
또한, 갑자기 좋은 글이 생각나면 짧은 메모를 해둔다. 훗날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에게 종이가계부를 꼭 한 번 써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남자가 무슨 가계부냐 할지모르겠지만 그 효과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가계부를 주~욱 쓸 생각이다. '왕소금'이라는 핀잔을 들을지라도 은퇴 이후에는 절약해야 하니까.
그래도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라는 계명을 어기진 않을 작정이다.
걷는 것을 멈추면 인생도 스톱입니다
여러 운동가운데 걷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우선 값비싼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다른 운동에 비해 돈도 그리 들지 않습니다.요즘은 스마트폰 안에 만보기 앱을 깔아 하루 걸음수를 스스로 잴 수 있습니다.저는 매일 아침 산행으로 걷기를 시작하는데 얕은 산이라 왕복 6천보 가량됩니다. 만보에서 부족한 부분은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음으로써 채웁니다.문제는 매일 매일 꾸준히 해야하는 데 이것이 어렵습니다. 아침산행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만나는 사람만 늘 그 장소에서 만납니다. 하루만 보이지 않아도 염려가 됩니다.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편단심 걷기를 한다면 일단 건강수명은 보장받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기에 걷기는 만병통치약 이라고도 한답니다.운동후 샤워를 끝내고 하루를 시작하면 가뿐하고 상쾌합니다. 업무에 대한 생산성이 올라갑니다. 덩달아 실적도 올라가고 직급도 따라 올라갑니다.이 땅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땅을 내딛을 수만 있다면 이 또한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걷기는 일단 벌떡 일어나 집 대문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걷다보면 온갖 상심은 다 없어지고 산속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다보면 어느새 행복모드로 바뀝니다.게으름을 피우다가 늘 병원신세를 지지말고 열심히 걷기를 추천합니다. 병원비를 아껴 돈도 벌고 건강한 육체를 유지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입니다.걷기는 멋지게 늙어가는 여러 가지 삶의 기술 가운데 앞 순위에 넣어야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늘도내일도날마다 걸읍시다.걸으면 복이 따블로 오기 때문입니다.
서울 둘레길 1-1 코스를 완주하다
요즘, 매일 아침 뒷산을 오르내리고 있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산은 산이다.
어느 날부터 인근에 있는 산을 오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강화 마니산을 시작으로 인천 계양산, 김포 문수산성, 북한산 백운대 등을 차례로 올랐다.
등산이야말로 천천히 노후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은퇴노인들에게 안성맞춤 취미이다. 비용도 적게 들고 갔다 오면 온몸이 뿌듯하고 생기가 난다.
이번에는 등산 겸 걸을 수 있는 서울의 둘레길 1-1코스를 찾았다.
1호선 도봉산역에서 내려 한참을 헤매다가 서울 둘레길 입구를 찾았다.서울 둘레길은 8코스로 나뉘고 길이가 157 km나 된다고 한다.1코스는 수락산과 불암산을 통과하는 18.6km 이다.이 코스를 흔히 둘로 나누는데 1-1코스는 도봉산역에서 당고개공원 갈림길까지로 6.4km이고 1-2코스는 당고개공원 갈릴길에서 화랑대역으로 이어진 12.2km 구간을 말한다.오늘은 1-1코스를 완주했다.걸은 거리는 약 7km 정도로 얼마 되지 않는다.걸음수가 2만보, 소요시간이 3시간 반 정도가 되었으니 딱좋은 코스이다.그런데 계곡을 오르고 내리는 길이 많아 꽤 힘들었다. 보통 둘레길이라면 평평한 길을 생각할텐데 정반대이다. 거의 등산하는 거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코스길을 찾아가도록 빨간 리본을 나무에 달아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방향은 그런대로 잘 표시했으나 남은 거리를 적지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구청 담당자들이 이런 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욕심같아선 서울 둘레길을 모조리 다 정복하고 싶다.길을 걸으면서 인생의 깊이를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잠시 책을 미뤄놓고 자연과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고 오니 절로 힘이 생긴다.지공도사 인지라 지하철이나 공항철도 모두 공짜라 미안한 기분도 있지만 한편으론 늙어가는 기분이 들어 좀 씁쓸했다.그래, 걸을 수 있을 때에 걷자. 산으로 들로.행복이 샘솟는 둘레길이 되기를 바라면서...
아라뱃길 종주, 자전거 라이딩을 다녀오다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장마철 비도 잠시 멈추었다.이른 아침에 늘 하던대로 자전거를 타고 테니스장에서 세 게임을 하고 왔다. 이 정도의 운동으로 충분한데 동료들이 오후에 자전거 라이딩을 간다고 해서 흔쾌히 동의했다. 물과 인삼즙을 챙기고 나름대로 장비도 점검했다.비가 올듯 말듯한 날씨라 라이딩하기에 최적이었다.평소 읍내 이동이나 테니스장, 주말농장에 갈 때, 자전거를 이용하고 가끔 한강주변을 돌곤 했지만 오늘같이 본격적인 라이딩은 사실 처음이었다.일본 도쿄에서 지냈을 때, 자전거는 생활필수품이었다.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랬었다. 교통비가 비싸기도 하지만 그들의 검소한 생활은 본받을 점이 많았다. 이제와 생각하니 우리보다 건강수명이 10년 정도 긴 것도 자전거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아라뱃길은 김포와 인천의 뱃길을 연결하는 경인운하 양쪽 길이다. 왕복 약 50km 정도로 약 2시간이 걸린다.걷기에도 좋은 길이지만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 라이딩하기에 최적의 코스이다.평일인데도 오가는 라이딩족들을 흔치않게 만날 수 있었다.자전거는 하체를 단련하기에 딱 좋은 운동이다.더불어 주위 경치를 볼 기회도 많고 오가는 길에 맛집들이 즐비하여 입도 즐겁게 할 수 있다.자전거 라이딩을 제대로 하려면 준비물이 꽤 많다.우선 자전거 자체를 철저하게 점검해야한다.그리고 부수적으로 갖춰야 할 것도 있다.헬멧, 장갑, 거치대, 얼굴막이, 선글라스, 물, 간편 먹거리 등을 꼼꼼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자전거는 그 값이 천차만별이다.비싼 것은 수천만원에 이른다.가볍고 튼튼할수록 그 값이 올라간다고 한다.내 자전거는 8년 전 5십만 원 정도 들어갔다. 가정용 수준이지만 웬만한 거리는 달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마니아수준이 아니라면 이 정도수준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이제 또하나의 본격적인 취미가 생겼다.테니스, 골프, 스포츠댄싱, 등산 등과 함께 자전거 라이딩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여기에 색소폰, 기타, 오카리나, 민요, 판소리 등은인생2모작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이들의 꿈이자 소망이다.이후로 4대강을 잇는 길을 비롯하여 전국의 명코스를 서서히 정복해 나가야겠다."다리근육이 노인들의 건강 바로미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자전거 라이딩 이야말로 제격이다.건강을 다지는 것이 결국 돈을 버는 것이다.앞으로도 꾸준히 라이딩을 즐겨야겠다.
은퇴 이후에도 골프를 칠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은퇴이후에도 골프를 계속 칠 수 있다면 대단한 행운아라 할 수 있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나라는 노인들에게 적극적으로 골프를 장려하여 이용횟수에 따라 보험료까지 깎아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부럽다. 그만큼 운동이 되고 골프가 노인들의 건강에 딱 좋기 때문이다.
골프에 재미를 붙인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정떼기가 참으로 어렵다. "골프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은퇴한 이후에도 일주일에 서너 번 골프장에서 사는 성공한 노인들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듣자니 그럴듯하다.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서 치매라 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데 독서나 운동 등 그 어느 것보다 좋은 것이 골프라고 결론이 났다고 한다.이러다보니 남편이 골프장에 간다면 쌍수를 들고 부인들이 환영한단다.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보내는 것보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예쁜 미녀와 골프 중 어느 하나를 택하라는 질문에 골퍼들은 하나같이 골프를 택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내려온다. 그 만큼 매력이 넘치는 운동이다. 너댓시간을 필드에서 걷고 시원하게 샷을 날리면 온갖 스트레스가 다 날라 간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골프애호가로서 90을 넘기고 세상을 떠난 정치인 JP(김종필 전 총리의 애칭)를 꼽을 수 있다. 그의 골프사랑은 아무도 못 말릴 수준이었다.
실제로 YS와 DJ정권에서도 사실상 2인자로 있으면서 서슬 퍼런 골프금지령을 내렸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건강 누가 지켜주느냐”며 필드를 찾을 정도였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의 골프예찬론을 들어보자.
“골프는 평생 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다. 골프의 기본은 걷는 것이다. 햇볕과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필드를 걷는 것이야말로 건강에 더할 나위없이 좋다. 골프보다 더 좋은 운동은 세상에 없다”
사실 그렇다. 너댓 시간을 필드에서 걸으며 시원하게 샷을 날리면 온갖 스트레스가 다 날라 간다.
이렇게 좋은 골프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비용이다. 미국에서는 한 번 라운딩 시 1~2만원 정도면 충분한데 우리는 그 열배이상이 든다. 그러다보니 골프하면 우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잘 못 알고 경원시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래서 요즘은 필드대신에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만오천 원에 18홀을 돌 수 있어 은퇴자금이 부족한 베이비부머 골퍼들에게 인기가 만점이다.
돌이켜보니 내가 30대 중반부터 골프채를 잡았으니 근 35년이 넘었다. 그동안 골프의 박사학위라 할 수 있는 싱글패를 비롯하여 이글패 에다가 심지어 홀인원패까지 받았으니 삼종셋트를 다 갖췄다.
이제 더 이상 욕심이 없다. 한 달에 한두 번 필드를 찾고 스크린골프를 즐기고 있다. 아직도 아침 산행을 할 때, 나만의 장소에서 아이언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싱글실력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넉넉지 않은 은퇴자금 때문에 골프를 접어야 하지만 아직도 이 좋은 골프를 끊지 못하고 있다. 물론 때가되면 자연적으로 끊어지겠지만 참으로 질긴 인연이다. 주위에 칠십이 넘은 선배들이 왕성하게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골프는 행복한 인생후반 길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약간의 여유가 된다면 지금부터라도 채를 잡아 보라. 지금 있는 돈을 죽을 때, 싸가지고 갈 수 없다. 다소 비용이 든다고 해도 건강을 지킬 수 있으니 병원비 대신 쓴다고 생각하면 그리 아깝지 않다. 지금 채를 잡아도 결코 늦지 않다.
골프는 우리의 노후를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건강수명을 연장하여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쾌면 그리고 낮잠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내 친구들 가운데 한 명은 자기는 머리만 누이면 곧바로 잠이 들어 아침 제시간에 깬다고 한다. 금방 잠들기 어렵고 밤중에 한 번은 화장실에 가는 나는 그 친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쾌면은 쾌식 그리고 쾌변과 더불어 건강한 삶에 꼭 필요하다. 이른바 3쾌이다.
나이들면 전립선이 비대해져 밤에도 한두 번 일어나 소변을 보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대부분 좋지 않다.
그래서 노인들은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낮잠을 자 주어야 한다.
흔히들 점심식사 후 짧은 오수는 집중력을 강화시키고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남녀노소 불문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1시간 이상의 긴 낮잠은 심혈관 질환 발생가능성을 30% 이상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가끔, 낮에 너무 긴 잠을 자고난 후 그날 저녁에 잠을 설쳐 그 다음날 컨디션이 안좋았던 기억이 있다.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1시간 이상의 낮잠은 심혈관질환, 조기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니 명심할 일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민감하게 나타난다고 한다.한편, 30분 이내의 낮잠은 이러한 위험이 거의 없다고 하니 새겨 둘 일이다.수면은 수명과도 관련이 있다.제 시간에 충분한 양질의 수면은 건강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짧은 낮잠은 적극적으로 권장할 사항이다.
댄스 그리고 콜라텍 예찬
우리네 가슴에 고정관념으로 남아 있는 것이 많이 있다.그 중에 하나, "댄스를 하면 바람이 나니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있다.참으로 시대정신에도 뒤떨어지고 문화적(?)으로도 한 참 뒤쳐지는 분들의 넋두리로 생각된다.돌이켜보니 사실 나도 남들보다 깨인 사람이라 자부했는데 겨우 40대 후반에야 댄싱이 음악과 운동이 결합된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춤은 남녀가 서로 호흡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배려가 우선이다. 웃는 얼굴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스텝을 밟아야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운동이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신사적인 스포츠이다."춤은 노후의 보험이다 "라는 말이 있다.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다.
인근의 복지관이나 동사무소 문화센터를 방문해 보시라.가장 인기 있는 반이 사교댄스반과 스포츠댄스반이란다.대부분 정년퇴직이후 무료해서 배우려고 오는 중늙은이가 많다. 아직 늦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일찍 배워둘 걸 하고 후회한다고 한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보면 만사를 잊고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노년에 춤을 추면 건강과 행복감을 함께 증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퀸즈 대학교 조나단 스키너 박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교 댄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춤은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는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노년을 대비해 사교댄스를 배우는 것은 노년기의 즐겁고 건강한 삶과 더불어 성공적인 노화를 돕는 일이라는 것이다.
“사교댄스는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늘어나는 통증을 없애는데 도움을 준다”며 장수하도록 돕고 무언가 즐긴다는 기쁨과 관심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중국은 아침마다 공원에 모여 남녀가 함께 춤을 추고 서양에는 알다시피 춤이 일상화되어 있다. 나는 댄싱에 입문한지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도 왈츠 탱고 차차차 등을 돈을 주고 배우고 있다.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것이 춤이다. 지르박, 부루스, 도로토 등 사교댄스와 자이브, 룸바, 탱고 등 스포츠댄싱은 나름대로는 잘 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배운다. 춤은 바른 자세로 쉬지 않고 연습해야 되는 스포츠이다.하루라도 멀리 하면 스텝이 꼬이고 자신감을 잃는다.이제 댄싱은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취미가 되었다.아직 제비(?)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누구와도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여 댄스박사(!)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주위에 만나는 사람마다 댄싱을 권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관심만 가지면 배울 수 있다. 요즘 춤을 출 수 있는 콜라텍의 입장료가 대개 2천원이다.음악에 맞춰 한두 시간 운동할 수 있으니 비용도 적게 든다.주위에 만나는 사람마다 댄싱을 권한다.
다들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너무 늦게 시작하여 열매를 맺기가 힘들다. 하지만 늦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르다는 말이 있다. 은퇴 후 3~40년간을 생각하면 6, 70대에 배워도 결코 늦지 않다.
코로나 정국에 웬 콜라텍 예찬이냐고 할 지 모르겠다. 이유가 있다.
콜라텍이 노인들의 건강증진과 행복발전소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바란다.콜라텍을 애용하는 실버들의 건강증진과 행복을 위하여
황혼이혼을 막으려면
요즘 우리나라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혼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이혼율에는 미치지 않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늘그막에 갈라서는 황혼이혼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남편의 퇴직을 기다렸다가 불쑥 이혼카드를 꺼내든다고 한다. 퇴직연금의 반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황혼이혼을 피하는 여덟 가지 지침이 있어 소개한다. 잉꼬부부에게는 해당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보통의 부부에게 맞는 말인 것 같다.첫째,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래야 의견 충돌로 다툴 일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둘째, 서로가 하는 일에 간섭을 하지마라. 각자가 세상을 살아온 경험이 있다. 셋째, 쪼잔하게 여자 돈 쓰는데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돈 쓰는데 간섭받으면 제일 열을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아 병들면 돈이 더 많이 든다. 넷째, 같은 취미를 가지지 마라. 좀 특이한 얘기같이 들리지만 맞는 말이다. 조금만 실수해도 서로 싸우고 스트레스만 받는다. 다섯째, 식사는 각자가 알아서 챙겨 먹어야한다. 물론 마누라가 해주면 고맙게 먹고 혼자 있을 땐 자기가 알아서 해먹어야 한다. 여섯째, 집안일도 집에 있는 시간 많은 사람이 알아서 해야 한다. 설거지도 하고 청소나 빨래도 직접 해야 한다. 일곱째, TV채널은 여자에게 우선권을 주라. 안 그럴려면 한대 더 사라. 여덟째, 각종 모임을 부부가 함께 하지마라. 서로 비교하고 나쁜 일만 생긴다.
각자 형편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깊이 새겨봐야 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결국 스스로 고물고물 잘 놀아야 황혼이혼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다.지금까지 3~40년을 같이 살아왔는데 퇴직이후 또 2~30 년간을 미우나 고우나 같이 살아내야 한다.
차라리 졸혼을 할지라도 황환이혼은 피하자.
늦깎이 젊은 노인의 일본유학 체험기
은퇴이후에도 내 생애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올라온 사항이 많다.
십년 전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아래 다섯 가지가 담겨있었다.
첫째, 일본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쓰기(일본에서 강의하기)
둘째, 스포츠댄싱을 능숙하게 추기
셋째, 장구치며 경기민요 부르기
넷째, 골프, 테니스 계속 하기
다섯째, 바이올린으로 [나그네설움] 켜기
그 중에 첫째로 올린 일본어를 제대로 배우기위해서는 유학을 떠나야 하는데 기회가 오지 않았다. 꾸준히 공부를 계속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명예퇴직 이후 귀한 찬스가 왔다.
64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은행 지점장을 거쳐 대학의 교수까지 역임한 이후라 더더욱 결정이 어려웠다.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베이비부머가 있다면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이 있다. 인생 100세 시대에 결코 늦지 않다. 과감히 떠날 것을 권유하고 싶다.
가게 된 동기
“호랑이새끼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지난 해 이런 각오로 국립대학인 동경학예대학(東京學藝大學) 외국인연구자의 자격으로 일본유학길에 올랐었습니다. 우리보다 약 20년 이상 앞서가는 일본에 가면 무엇인가 배울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찔끔 찔끔 일본어를 배우다말고 한 것이 수 십 년이 넘었습니다. 꼭 한 번 현지에 가서 배워보고 싶었는데 그 길이 열린 것입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 어학이지만 제대로 외국어 하나를 한다면 프랑스식 중산층의 요소가운데 한 가지는 달성한 것으로 봅니다.“마음속에 뜻을 품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30대 초반 직장(농협)에서 처음 일본어를 접하고 꾸준히 하지 못하다가 박사과정의 제2외국어를 일본어로 정하고 다시 책을 잡았었습니다. “일본어는 웃고 들어갔다가 울고 나온다”고 했던가요. 매일 매일 조금씩 단어를 익히고 일본방송을 들어 왔었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아 포기할까 생각했었습니다. 이 즈음에 일본에 가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는데 포럼활동을 하면서 먼저 다녀온 분을 소개받아 루트를 열게 되었습니다. 일본대학은 철저히 지도교수의 추천이 우선입니다. 마침 한국에서 동경학예대학에 박사과정 중인 학생을 알게 되어 사카구치(坂口)교수님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약 넉 달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드디어 입국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사실 주위선배들은 일본유학을 극구 말렸습니다. 나이도 나이거니와 지금 배워서 어디다 써먹으려고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혼자서 지낸다는 것이 무리라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혹을 떨쳐내는 결정적인 계기가있었습니다. 먼저, 일산지역에 거주하는 농협퇴직자들이 매주 한 번 모여서 스크린골프를 즐깁니다. 어느 날 칠십대 초반에 접어든 잘 나갔던 선배에게 저간의 근황을 물었더니 지금까지 골프치고 여행만 다녔다고 후회 섞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순간 나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두 번째는 요즘 유튜브에서 뜨고 있는 괴짜의사 유태우박사의 노년관도 한 몫을 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으면 남성의 경우, 95세까지 산다고 가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수시대에 대비하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올해 93세인 인천의 모 고등학교 교장출신 어른의 독백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65세에 퇴직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으면 뭐라도 했을 텐데..." 늦었지만 지금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합니다.
당초 조건
가족을 동반하고 계약기간은 1년(2018.10.1~2019.9.30)이었습니다. 집사람은 현재 교회(신명순복음교회)를 담임하고 있어 잠시 왔다가고 혼자 지냈습니다.학교 내에 있는 국제교류회관 내 가족형 주택을 제공하고 학교수업과 관련된 일체의 비용은 무료로 파격적인 조건이었습니다. 따라서 월 생활비는 교통비, 식비 기타 제비용을 포함하여 평균 15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고 전기료도 생각보다 비쌉니다. 수도세, 가스세, 의료보험료도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가계부를 적어가며 절약했습니다.
두 학기 (추학기, 춘학기) 동안의 일상(日常)
한국에 있을 때처럼 아침 5시에 기상했습니다. 일본 TBS TV(채널6)는 주요신문들을 브리핑해주고 있어 공부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때 그때 메모해서 익혔습니다. 곧이어 회화공부가 시작됩니다. Naver 오늘의 회화는 수년 째 반복해서 연습하였습니다. 통째로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말을 말로 배우는 것입니다. 밥을 준비하고 학교주위를 가볍게 뜁니다. 학교 동쪽문과 국제교류회관 사이를 지나면서 인도와 자전거 도로에 있는 쓰레기를 매일 주워 환경운동을 실천했습니다. 조깅과 더불어 테니스 벽치기와 골프 스윙연습, 그리고 일본 샤코단스 훈련을 빼놓지 않고 열심히 하였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면서도 일본어 일상회화를 틀어놓았습니다. 어학은 반복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오전에는 회화와 일본어성경공부그리고 일본한자를 공부하고 오후에는 수업내용을 복습하고 소설책을 비롯 일본서적을 읽었습니다. 최근 발간된 [終わった人]를 비롯하여 오래전 베스트셀러인 미우라 아야꼬의 [氷点]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영화도 DVD를 사서 보고 유튜브를 통해 엔카를 비롯한 노래로 일본어를 배웠습니다.
한편 학교수업에 열심히 참가했습니다. 일본어총합, 듣기, 회화, 문법, 한문(漢文), 일본어강독 등 6개 과목을 결석하지 않고 수강했습니다. 더불어 교내외 여러 단체와도 교류했습니다. 먼저 동경학예대학 유학생위원회(ISU)에 가입하여 크리스마스 파티, 타카오산 등반 등 각종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과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대학 내 교직원테니스회에 가입하여 매일 운동을 같이 하고 인근 대학들과의 친선대회에 대표로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둔바 있습니다. 지역사회에도 눈을 돌려 교분을 넓혔습니다. 사쿠라테니스회는 지역중산층들의 모임으로 관내 여러 테니스장을 순회하며 매주 토요일에 두 시간씩 운동을 같이 하였고 매너와 실력을 발휘하여 정회원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모임이 있습니다. 관내 누쿠이 공민관에서 개설된 일본 샤코단스회 수강생으로 가입했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사교댄스와 라틴댄스를 배웠지만 약간 달랐습니다. 수강생은 주로 육칠십대 노인들인데 배움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102세 할머니가 멋지게 춤을 추는 모습이 TV에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일본노인들의 건강수명 증진에 샤코단스가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합니다.또 잊지 못할 곳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고가네이 미도리분관에서 열리는 외국인을 위한 생활일본어교실입니다. 2시간에 걸쳐 일본생활에 꼭 필요한 내용을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이 열과 성을 다 해 가르쳤습니다.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나도 귀국하여 그런 기회가 있으면 기꺼이 하겠노라고 다짐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니 다양한 모임을 통해 많은 분들을 사귀게 되었습니다.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
한동안 적지 않게 고민을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대청소를 하는데 청소기보관 박스 안에 상품설명서로 보이는 봉투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냥 스치곤 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봉투 안에 거금 이백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거주했던 분이 깜박 잊고 간 것입니다. 견물생심의 불순한 생각을 잠시 했지만 집사람의 강권(?)에 못이겨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하마터면 큰일날뻔한 자전거사고가 있었습니다. 동네 골목길의 모퉁이를 도는데 갑자기 내 앞을 향해 돌진하는 용감한 아주머니를 미쳐 피하지 못하고 정면충돌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약간의 찰과상만 입고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조심, 조심하였습니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심지어 어린 아기를 앞뒤로 태우고 힘차게 달리는 아줌마들을 쉽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애로사항
문제는 45년이나 젊은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는 것과 혼자서 잘 견디어 낼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지금까지 해주는 밥만 먹다가 손수 해먹어야 하니 처음에는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고독력도 키워야했습니다. 돌이켜보니 나를 낮추고 조금이라도 먼저 베풀려는 노력이 겹쳐 학교와 지역사회 모두 잘 적응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하루 7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강인한 정신력의 덕분으로 생각합니다. 일본체류기간 중 한 번도 한국에 나오지 않고 오로지 학업에 열중하였습니다.
건강문제도 큰 걱정거리였습니다만 매일 아침 규칙적인 운동과 고른 영양분섭취로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인생2모작에는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아야 한다”고 하는데 고독력도 많이 키웠습니다. 그 동안 집중적으로 노력한 결과일본어실력이 몰라보게 늘었습니다. 역시 일본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 옛날 경운기나 발동기를 돌릴 때, 처음에는 힘들지만 계속 빠르게 돌리면 자동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발동이 제대로 걸렸습니다. 이렇게 쉬지 않고 노력한다면 5년 후 70살에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관심 연구과제 -왜 일본인들의 건강수명이 긴 것일까요?
평소 일본인들이 왜 오래 살고 특히 건강수명이 우리나라보다 전반적으로 한 10년 이상 긴 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기술교육이 전공인 사카구치교수님의 조언아래 ‘직업선택을 중심으로한일간의 건강수명 비교’에 대해 자료수집을 해 왔습니다. 논문작성은 미완이지만 계속 연구하고 싶습니다.
우선, 이 요인을 생활 속에서찾아봅니다. 첫째, 소식(少食, しょうしょく)입니다. 반찬도 단순하지만 식사량이 우리에 비해 너무 적습니다. 그러다보니 몸은 가냘프기 그지없습니다. 그에 비해 너무 잘 먹고 많이 먹는 저는 뱃살이 늘어 걱정입니다. 다음으로 자전거를 들 수 있습니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도 자전거를 애용하고 있고요. 남녀노소 자전거를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버스, 지하철 등 교통요금이 비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기를 앞뒤에 태우고 용감하게 달리는 아주머니들을 보면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그 다음으로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테니스, 사교댄스, 달리기 등 자기 나름대로의 특기를 살려 즐기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에 즈음하여 이러한 취미를 즐긴다는 것이 벤치마킹 할 부문이라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요인은 조금만 몸이 아파도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의료보험제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방의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일본인들의 사생관(死生觀)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일본은 오랜 기간 동안태풍, 화산폭발, 해일, 지진 등 자연재해와 함께 해왔습니다. '죽음이 가까운 곳에 있다' '삶속에 죽음이 있다'라는 식의 관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불교교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실제 내가 사는 인근 마을 한 복판에 공동묘지가 있었고 장사를 지낼 때에도 조용히 슬픔을 삭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아갈 길
성공적인 유학생활로 나의 버킷리스트 하나를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동경학예대학에서 쏟아 부은 그 열기를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하루일과 중 일본어회화, 방송시청, 일본책읽기, 일본성경읽기 등 일본어공부를 쉬지 않고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단어를 익히고 일본어를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우선 5년 후, 2024년에 1차 점검을 하려합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에 5년간 줄기차게 노력하면 소정의 열매가 맺혀지리라 생각합니다. 동경학예대학의 국제과 직원들에게도 약속한 바 있습니다. 바야흐로 일본어 공부는 인생2모작에 내가 파종하고 가꾸어 가야할 주요작목이 됐습니다. 일본어를 매개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려합니다. 농산물수출, 관광 안내, 일본현지에서의 강의, 일본책 번역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큰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관련된 일을 찾아 나섬으로서 한일간의 우호증진을 위해 다소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한일관계가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울지라도 민간차원의 교류는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미력이나마 자라나는 우리 후손들과 일본의 깨어있는 보통사람들에게 바람직한 삶의 지혜를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국가공인 노인이 되고 보니 이곳저곳에서 슬픈 소식이 들린다.
하기야 내가 어렸을 때에는 환갑을 맞으면 동네잔치를 크게 했었다. 육십 여섯이면 동네에서 어른 대접을 받았었다.
이제는 환갑잔치는커녕 칠순잔치도 건너뛰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만큼 수명이 연장되어 오래 살게 된 것이다.
그래도 내 주위에는 친구들이 하나씩 세상을 등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친한 고교친구가 운명을 달리했다. 평범한 문상이 아니라 발인 당일에 화장터를 들러 추모공원까지 동행했었다. 살아생전에 모교와 동기회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좋은 일을 많이 했다. 사업하느라 술을 자제하지 못하고 무리한 탓에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일찍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유골안치함까지 따라가 친구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 한데 주위를 돌아보니 의외로 젊은이들이 먼저 간 경우가 많았다. 가는 데에는 순서가 없다고 하더니만 적잖이 놀랐다.
사실 칠십을 바라보는 이 나이까지 살았으니 지금 떠난다고 해도 가족이외에는 그리 슬퍼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조금 일찍 갔다고 한 마디 하면 다행이다.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베이비부머들이 늘 가까이 있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저냥 지내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80세 여자 86세로 평균 83세이다. 지금 60세의 베이비부머라면 평균여명이 20년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길다면 길지만 60대 이후 시속 60 Km로 달리다 보니 그리 길게 남지도 않았다.
이제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성공했건 실패했건 간에 잠시 이 땅에 와서 잘 살다가 깨끗하게 떠나는 것이 마지막 할 일이다. 후손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있는 것을 다 베풀고 떠난다면 더 좋겠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갑자기 닥쳐올 수도 있지만 대개 평균수명을 살고 이 땅을 떠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죽음을 밀쳐내며 살고 있다.
“어떻게 죽는 것이 바람직한 죽음일까?”를 이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우리 노인들은 이런 죽음을 원하고 있다.
큰 병 없이 천수를 누리다가 집에서 준비되고 편안한 상태로 고통 없이 잠들 듯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한마디로 웰다잉이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나흘 째 가자는 욕심 많은 구호도 있다.
여기서 내가 본 부러운 죽음, 두 분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 테니스계의 거목이셨던 소강 민관식 전 문교부장관이시다.
그 분은 살아생전에 테니스를 무척이나 좋아하시고 실제 본인이 즐겨 치셨다.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에 있는 테니스장과 장충단 공원 기슭에 있는 테니스장을 주로 이용하셨다. 나도 가끔 곁에서 테니스를 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분이 88세 되던 해에 테니스를 잘 치고 샤워까지 끝낸 후 주무시다가 고이 세상을 떠나셨다. 얼마나 깨끗하고 멋진 죽음인지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천수를 다 하고 멋지게 놀고 난 후, 집에서 잠자는 듯이 갔으니 죽음의 복을 타고난 분이셨다.
또 한 분을 소개하면 바로 우리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례이다.
일평생 농촌에서 농사를 짓다가 92세까지 장수하시고 집에서 몇일 앓다가 돌아가셨다. 말년에는 약간의 치매증상을 보이셨으나 밭도 메고 당신이 할 일은 다 찾아서 하셨다. 역시 천수를 다 하고 정든 방에서 자손들이 보는 가운데 평안하게 눈을 감았다. 입관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얼굴을 쳐다보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고통이 없고 한 세상 잘 살고 간다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멋진 죽음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다.
열에 여덟 아홉은 병원에서 생의 최후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임종전 마지막 2~3개월을 가족들과 생을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보내기보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ECMO(체외순환기)를 달아 연명치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병원의 경영수지차원에서 강제로 실시한다고 하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도 고통이 크지만 남겨진 가족에게도 금전적, 정신적 부담을 주게 된다.
이러한 강제적인 연명치료를 예방하는 길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작성해 두는 것이다. 멀쩡한 상태에서 쓰기가 어렵겠지만 그래도 반드시 준비해 놓아야 한다. 회생이 불가능한 중환자실의 노인에게 본인과 가족의 동의 없이 심폐소생술을 한답시고 갈비뼈까지 부러지게 하는 고통을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죽음은 아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에게는 곧 닥칠 미래의 실제사건이다.
멋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건강을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 생로병사의 길을 누구나 공평하게 걷지만 최후까지 가족이나 간병인의 도움을 최대한 받지 않고 자력으로 살다가 한 일주일 고생하다가 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기위해서는 평소 건강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노인일수록 자꾸 움직이고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잘 관리해야 한다.
낙상사고를 당해 침대에 꽁꽁 묶여 대소변을 받아내는 경우를 흔히 본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요양병원에 누워있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대소변을 직접 처리하지 못하고 간병인들의 손에 맡겨진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꼭 살아야하는지 의문이 든다.
어두운 현실만 있는 게 아니다.
요즘은 생전장례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직 대중화된 것은 아니지만 말만 들어도 멋있다.
말기암이나 곧 닥칠 죽음이 예상이 되는 경우라면 세상과 어떻게 이별할지를 미리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한 중견기업 회장이 말기암 통보를 받고 ‘감사의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파티를 열었다. 슬픔의 눈물 대신, 즐거운 노래와 춤과 대화로 마무리하는 인생의 작별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85세의 전립선암 말기 환자가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이라는 현수막을 내 걸고 평소 입던 환자복을 던지고 신사복으로 갈아입은 후 이렇게 내빈께 인사를 했다고 한다.
“아니 왜 죽은 다음에 장례를 지내, 한 번은 죽어야 하는 거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이렇게 많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말 멋지다.
또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리자면 죽기 전에 5백만 원만 남기고 다 쓰고 죽으라는 천주교 황창연 신부의 말을 실천하고 싶다. 실제 강남에는 다 쓰고 죽자는 ‘쓰죽회’라는 모임이 있다고 한다. 요즘 장례_치르는데 약 천만 원 정도 들어가는데 왜 5백만 원만 남기느냐고 질문하니 황신부의 답변이 걸작이다. 나머지는 당일 부조금으로 충당하면 된다고. 너무 아끼지 말고 자신에게 과감하게 투자하고 건강하고 멋지게 살다가 깨끗하게 가자는 것이다. 그것이 자식들 간에 싸움을 하지 않게 하고 올바르게 살도록 인도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이렇듯 멋지게 죽기도 쉽지 않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고유한 삶의 방식이 있듯이 죽음도 그 사람다운 죽음을 택할 수 있도록 이웃들은 거들고 지켜 보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찍부터 삶을 배우듯이 죽음도 미리 배워 둬야 할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들 자신이 맞이해야 할 사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