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코로나 습격사건
2074. 8. 14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만 모인 도시, 부산.
부산에서 돈이 없는 사람들만 산다는, 깡통 산.
“흐읍!”
마스크를 쓰고 있는 소년은 고철로 이루어진 산을 헤집었다. 그곳에서 특정 부품의 핵을 있는 힘껏 뜯어냈다. 투두둑. 핵에 얽힌 전선이 생각 이상으로 질겨 힘을 꽤나 쏟아 내야했다.
투둑! 그리고 핵을 뜯어내는 대에 성공한 소년은.
“어? 어어어어?!”
쿠당탕탕! 몸의 중심을 잃은 소년은 그대로 굴러 떨어졌다. 주위의 모든 것이 녹슨 고철인 만큼 소년은 위험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무사한 모양인지 금세 몸의 먼지를 털어내며 일어섰다.
뒤이어 소년의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며 확인해보았다. 다행스럽게도 마스크는 무사한 모양이었다.
“휴우.”
안도한 소년은 곧장 기계부품의 핵을 들고서 일어섰다. 이걸로 집의 컴퓨터를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저기요!”
소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의외의 인물이었다.
“혹시, 혹시 조시우가 어딨는지 아세요? 여기서 일한다고 들었는데.”
그곳에는 고철로 가득한 산과는 대조되는 깨끗한 여자아이가 서있었다. 소년, 조시우는 처음에 볼 때만해도 잘못 본 줄 알았다.
같은 반 학생인 그녀의 모습은 오직 화상 모니터 너머로밖에 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절대 눈앞에서 만날 수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그런 조시우의 관념을 비웃듯 그녀가 눈앞에 나타났다.
생각하지도 못한 일에 당황스러운 조시우였지만, 그는 다급하게 소녀에게 다가갔다.
“너, 마스크는?”
“아, 뭐야. 네가 조시우.”
“너 마스크는 어디 있어!”
소녀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있었다. 조시우는 황급히 자신의 마스크를 벗어 소녀에게 씌워주려 했지만.
“가까이 오지 마.”
소녀는 그것을 거절했다.
황급히 조시우와의 거리를 벌린 그녀는 잠시 시간이 흐른 후, 평소처럼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의사가 그러는데 나 곧 있으면 코로나 때문에 죽는데.”
“그게 무슨.”
“너네 집 컴퓨터 고장 나서 내가 직접 말해주러 왔어. 어차피 너도 코로나 한번 걸렸었으니까, 괜찮지?”
괜찮다고 하기 전에 조시우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한민국이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을 버린 소굴, 부산에서 그나마 잘 사는 집안에서 사는 소녀이다. 그런데 죽는다? 자신처럼 고철로 된 집에서 사는 애가 아니라 그녀가?
“싫어, 죽지마….”
“그런다고 내가 안 죽는 것도 아니고. 별 수 없잖아?”
소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동안 고마웠어. 너 덕분에 학교생활이 즐거웠어.”
“나, 나도.”
“그 말 하지 마.”
슬퍼지잖아. 소녀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아무튼 잘 있어. 그 말하려고 여기까지 왔어.”
“아.”
조시우는 손을 뻗었지만 소녀는 황급히 등을 돌려 어딘가로 뛰어갔다. 조시우는 소녀를 잡으러 뛸 수 없었다. 소녀는 생각 이상으로 빨랐다.
그렇게 둘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
***
장례식장에 사람은 없었다. 슬퍼하는 이는 없었고 그저 관 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다.
소녀는 조시우의 관 위로 꽃을 놓았다.
“…….”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가만히 있는 연기라고 해야만 견딜 수 있을 듯하였다.
어째서 곧 죽는다는 의사의 말과 달리 조시우가 죽은 것인지 소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말을 하지 않으니 소녀의 생각은 꼬리를 물어 점차 늘어져만 갔다.
“…….”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소녀는 슬프다는 것이다.
소녀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소녀가 살수 있다는 말에 가족은 기뻐했지만, 소녀만은 조시우의 죽음에 슬퍼했다. 조시우와 소녀는 그저 반 짝궁일 뿐인데, 그저 이유가 없이 슬프다.
소녀는 그 감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저 소녀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자신이 죽었으면 소년 또한 이런 식으로 슬퍼했을 거라는 사실뿐.
솔직히 죽고 싶지 않았던 소녀는 이런 식으로 그가 죽을걸 생각하지도 못했다.
“…….”
부모님이 소녀에게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지만, 그건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 소년이 없는,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란 없다는 사실은 정말로 좋지 않으니까.
소녀는 쓸쓸히 중얼거렸다.
"나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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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대화로 할 것.: o
2. 2,000자 내외로 할 것. 1993자
3. 극적반전을 이룰 것: 죽는 것은 소년
4. 다음 문장을 반드시 사용할 것.
① “저기요!”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의외의 인물이었다.
② 연기라고 해야만 견딜 수 있을 듯하였다.
③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란 없다.
: 전부다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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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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