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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저녁이 되기 전 쌈지길 |
하지만 혹시 ‘밤의 인사동’ 길을 걸어 본 적이 있는가?
종로를 방문한 나그네의 심정으로 느릿하게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사동의 자연스러운 길을 걷다 보면 여유로운 인사동의 멋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평일 오후 7시 이후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나와 낙원상가를 지나 쌈지길 방향으로 인사동 길을 걸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인사동은 꽤 예술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낮 시간에 분주하게 장사하던 상인들은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는 아티스트들이 노래를 하고 연주하기 시작한다. 낮에는 호떡! 단팥빵! 꿀타래! 하고 울리던 장소는 젊은 아티스트의 목소리로, 외국인 4인방의 째즈 연주로, 알만 한 사람은 아는 노란 머리가 어깨까지 오는 외국인 아저씨의 솔로 바이올린 연주로, 각각의 장소를 음악으로 채운다. 그들은 적어도 한두 번 길거리 연주를 한 것이 아니라는 표정과 몸짓으로 불특정한 관객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서서 그들의 연주를 듣고 박수쳐준다.
낮 동안 분주한 인사동의 저녁은 아티스트의 무대로 채워진다 |
낮에는 보이지 않았던 전통 찻집의 네온사인이 보이고 작은 겔러리도 눈에 보인다. 하나 같이 약속이나 한 듯 조명등을 따뜻한 노란색, 주황색으로 맞춘 것이 더욱 낭만적인 장소로 거듭난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장면 중 등불의 붉은 빛에 물든 거리가 생각나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저녁 색깔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인사동의 때 지난 시간은 낭만적이다 |
전통과 예술적인 장소로 뒤바뀐 때(時) 지난 인사동을 만난 것은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엔딩크레딧’에서 훌륭한 엔딩음악을 발견한 것과 같이 더욱 인상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