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어수선해서 정신없는 판에 항공기사고로 수많은 사람들이 생을 달리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하늘땅을 원망한다고 원상복구되는 일이 아니기에 더 안타깝다. 가족들이 견뎌야하는 슬픔을 헤아릴 수가 없다. 명복을 빌뿐이다.
2024년 갑진년이 어수선하게 저물고 있다. 국민들 누구 하나 마음 편한 사람들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다. 더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지도자들이 부끄러워할 줄 아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나라도 어수선하고 내 마음도 어수선해서 독립운동하셨던 先烈들이 잠들어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았다.
전에는 망우리공동묘지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역사문화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어 자주 찾는데 오늘 오랜만에 나섰다.
공원 입구에 유관순 열사기념비가 있고 가다보면 독립유공자들의 묘소가 여기저기에 있다.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조국이 지금 모습의 조국은 아니였으리라.
유관순 열사 묘소 참배하면서 나라독립을 위해 온갖 고문에 목숨까지 바친 어린 열사를 생각하니 나의 편안한 삶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방정환 선생과 한용운 선생 묘소 참배하면서 일제치하의 힘든 삶을 생각해보면서 한참동안 묘소앞에 서 있었다.
선열들의 묘소를 지나 용마산으로 향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서울과 경기남부지방을 다 조망할 수 있는 명당자리이다.
오르다보면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청계산 수락산 불암산이 다 보인다. 중랑천이 보이고 서울의 한강이 보이는 곳이다.
그뿐인가 팔당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들인 예봉산 검단산 천마산까지 다 조망되는 곳이기도 하다.
곳곳에 잔설이 남아 겨울 정취를 느끼게 해주니 금상첨화이다. 추운 겨울이라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평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용마산인데 오늘은 한가하니 좋다.
산은 오를 때마다 새로운 맛이 느껴진다. 오늘도 와! 경관이 이렇게나 좋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한강 바로 안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산이 아차산과 용마산이다. 그래서 높지는 않아도 빼어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산들이다.
용마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고 바로 하산했다. 집에서 나올 때는 날이 좋았는데 갑자기 구름이 끼어 날이 흐려지면서 춥게 느껴졌다. 하늘의 조화는 누구도 짐작 못한다고 하더니 맞는 말이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멋진 일몰을 상상했는데 날씨가 흐려 멋진 석양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한조각 붉은 노을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2024년을 용마산 산행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다.
2025년은 진짜로 많은 지도자들이 개과천선해서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멋진 한해가 되길 저물어가는 희미한 노을에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