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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화원 [꽃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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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о┃손┃♡회원이야기 스크랩 우정 만들기
익명 추천 0 조회 16 12.04.15 11:2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우정 만들기

 

사람들은 말합니다.

나이가 이만큼이나 되어서 맺게 되는 우정은 쉽지 않다고.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맺은 우정에 상처를 받아보고 난 후엔 더욱 말입니다.

사람이 사람과 만나 인연을 맺고 또 그에 보태 우정을 나눌 수 있음은 축복이 아닐런지요.

그 상처까지도 어찌보면 축복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젠.

생겨먹은 폼새가 품이 넓지를 못하여 사람을 사귐에 두루두루 다 통하질 못하였습니다.

한 번 마음을 주면 끝도 없지만, 그 마음을 주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니, 원래의 천성은 그렇지 아니함에도 외양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두루뭉실 하지 않아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다가오지를 못하였습니다.

그래도 살아옴에 무슨 커다란 배신이나 극복할 수 없는 원한은 산 일이 없는 것 같다는 것도 어찌보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늦다면 늦은 나이에 학교란 곳엘 오게 되었습니다.

와서 보니...

그 절박함에, 그 열정에, 그 반짝거림에 가슴이 울렁거리고 두근대는 기대감으로 사람들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 사람들 중에서 또다시 평생 친구로 남을 수 있는 인연을 맺게 됨 또한 지극히 축복 받은 일이라고 혼자서 흐믓해합니다.

흔히들 우정과 사랑은 다르다고 합니다.

우정은 평생을 가도 사랑은 한순간이라고도 합니다.

빛깔도 다르다고 합니다.

사랑이 한순간 불타오를 수는 있지만 서로의 사랑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선 서로에 대한 사랑을 끊임없이 퍼올리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함을.

그래서 언제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계속 물이 차오를 수 있도록, 샘을 닦고 쓸고... 그렇게 돌보아야 함을.

우정은 어떨까요.

우정 또한 서로에 대한 강한 끌림에서 시작합니다. 이성에게서 느끼는 사랑의 빛깔과는 다를지 모르지만 상대에 대한 강한 끌림이라는 것만은 같지요.

그 강한 끌림이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지탱하고 이어갈 수 있는 건 역시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함을.

사랑이든 우정이든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하고 신뢰하고 보듬어주고 감싸주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그리고 질투하고, 서운해하고, 화내고 오해하는 것도 같습니다.

지켜주고 싶고 힘이 되어주고 싶다가도 조그만한 일로 상대에게 서운해지고 혼자서 화를 내는 것도 또한 같습니다.

어찌보면 사랑과 우정은 한 사람이 다른 두 이름을 가진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한 몸이지만 역할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학교에 와서 많은 인연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만큼이나 살았고 많은 사람들과 갖가지 인연을 맺어보았으니, 더 크게 겪어야 할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그런데 저의 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걸음마를 새로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학교에서 맺은 인연들과도 또한 처음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그렇게 생소하고 낯설고 처음해보는 일인 것처럼 두렵기까지 하였지요.

그런 와중에 한 사람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다른 듯 또 너무나도 비슷한 두 사람이 친구가 되었습니다.

다칠까 염려되고 안쓰럽고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럽고 또 때론 나보다도 다른 인연들과 더 절친한 듯 보이면 질투도 했습니다.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너무 아파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내게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준 친구.

그 친구로 하여 다시 용기를 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또다시 새로운 일상에서 이번엔 그 친구가 넘어져서 아파하고 있었습니다.

잠시동안 그 친구의 아픔을 덜어낼 수 있었음 좋겠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또다른 일상이 시작된 즈음...

그 친구의 아픈 현실을 저는 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친구의 아픈 현실에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데 대해 자괴감마저 느끼게 되었죠.

그리고 나와는 너무나 다른 그 친구의 현실을 살아내는 모습에 의아해 하기도 했습니다.

나라면... 나라면...

혼자서만 답답해 했습니다.

우정 만들기도 사랑 만들기처럼 대화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 사람들 앞에서 자주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얼마간 대화의 부족에서 오는 부작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둘이 너무나도 다른 친구.

너무나도 다른 두 친구가 따로따로 일상을 살아내면서 마음을 나누려면 짧게라도 소소하게 나누는 대화는 살기위해 매일 먹는 밥과도 같은 존재라는 생각입니다.

참~

나이가 이만큼이나 되어서 무슨 우정론자도 아니고...

그런데 말입니다.

참 소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피튀기면서 경쟁의 틈바구니속에서 하루를 힘겹게 살아내는 이 나이에, 이런 우정 나눔.. 우정 만들기에 공을 들일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의 이 오늘이. 그리고 저에게 이 오늘을 선사해준 남편도 사랑스럽고 말입니다.

그런 날 있지요?

그냥 갑자기 누가 보고 싶고... 또 그냥 그런 생각이 스치는 그런 날...

오늘이 제겐 그런 날인가 봅니다.

저녁을 배불리 먹고 컴퓨터 앞에서 이런 스치는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지금이 또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 소중한 친구에게 하루에 한번은 꼭 사랑한다고 말하렵니다. 남편에게도요.

 

2012년 4월13일 금요일 늦은 저녁 갑자기 생각이 스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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