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의 세계
세상에는 두 가지의 정신세계가 있다. 하나는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관념이 지배하는 세계다. 또 하나는 성자가 살아가는 실재가 지배하는 세계다. 관념의 세계에는 내가 있어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내가 있는 한 나는 결코 만족할 수 없어 항상 괴로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인간은 내가 있어서 삶의 의의를 느끼지만, 사실은 내가 있어서 괴로움을 겪는다.
내가 있으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살아 아무리 얻어도 만족할 줄 몰라 항상 목마른 상태로 산다. 관념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을 실재처럼 설정한 것으로 편의상 만든 것이다. 편의상 만든 것을 진실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은 지혜가 아닌 어리석음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념의 세계를 세간이라고 한다.
여기에 반해 성자가 살아가는 출세간의 실재하는 세계에서는 내가 없다. 내가 없으니 나를 위해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몸과 마음은 있지만 내가 소유하거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실체가 없어서 나를 위할 것도 없고 남을 미워할 것도 없다. 출세간을 살려면 반드시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서 무상, 고, 무아의 통찰지혜를 얻어 집착이 소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