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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이사회비 내는 사람들
김성태
김성규는 박홍자와 이주섭의 권유를 받아들여서 대구볼펜문학회의 회장이 되기로 작정하였다. 대구볼펜문학회의 정관상 의무는 1. 번역, 2. 국제교류이다. 도대체 이 단체는 정관상 최고 의무인 번역도 제대로 하지 않고 뭐한다는 짓인가? 그리고 국제교류란 아예 전무하다. 왜 이 모양인가? 첫째는 임원들이 실력이 없어서이고, 둘째로 그들의 사명감과 성의가 빵점 수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지방 문단의 감투나 하나 쓰고 자그마한 권한이나 휘둘러보면 참 재미있는 것이지. 그래서는 안되잖아? 그래, 그렇다면 내가 이 문제를 한 번 풀어보자. 순 봉사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해결해야 되는 고질적인 문제가 아닌가? 나 자신을 희생하고라도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면 그래도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순수한 마음에서 김성규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이 문학 단체의 성격과 각종 규정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대구볼펜문학회라는 명칭은 단지 약식이름이었다. 국제볼펜클럽 대한본부 대구광역시 지역위원회가 이 단체의 정식 이름이 아닌가. 국제볼펜클럽의 세계 본부는 영국 런던에 있고,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전에 영국의 여류시인 데이지 스코트에 의해 창시되었다. 처음에는 단지 문학을 하는 사람들끼리 서너 명 정도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는 순수한 친목단체로 시작되었다. 그래서 단체이름이 볼펜 “클럽”이었다. 그리고 흔해빠진 필기구인 보통명사 “볼펜”의 끝은 둥글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글쓰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자꾸 늘고 급기야 영국을 넘어서 프랑스와 독일 등 이웃나라로까지 회원들이 확대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약 100여개국 정도의 회원국이 가입되었다. 이들 회원국은 대개 하나의 사무기관 즉 센터를 갖고 있다. 국제볼펜클럽 스페인센터, 필리핀센터, 저팬 센터, 프랑스 센터, 차이나 센터, 아메리카 센터 등등으로 불리운다. 한 나라에 여러 개의 센터가 있는 곳도 있다. 미국, 호주, 영국 등에는 볼펜센터가 각 3군데씩이나 된다. 그래서 센터의 숫자는 150개가 넘는다.
한국에서는 약 70년 전 당시 잘 나가던 반영록, 마윤숙, 조요한 등 일부 시인들에 의하여 국제볼펜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래서 코리아 센터가 되었는데, 이들 한국의 주도자들은 코리아 센터라고 하지 않고 굳이 국제볼펜클럽 대한본부라고 자칭하였다. 그래 “센터”가 아니고 “본부”란 말이지! 왜 그랬을까? 본래 센터라는 단어는 굳이 번역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한본부의 설립 주도자들은 지방에 대한 통제권을 갖기 위하여 자기들은 대한본부, 각 지역의 볼펜클럽들은 각 지역위원회라고 불렀다. 즉,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 부산광역시지역위원회, 대구광역시지역위원회, 광주광역시지역위원회 등으로 불렀다. 미주지역 3군데를 포함하여 모두 19개 지역위원회가 있다. 그런데 각 시도별의 하나씩의 지역위원회가 있는데, 굳이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분리해 놓았다. 그렇다는 대구지역위원회 중에서 수성구지역위원회는 따로 분리해도 되겠네?.. 도대체 이놈의 단체는 무슨 원칙이란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어쨌든 모든 지역 볼펜클럽의 활동은 대한본부의 규정에 따르도록 해놓았다. 애초 런던에 있는 국제볼펜클럽의 “평등” 정신과는 완전 위배되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본부의 이사장 즉, 회장은 누구인가? 그리고 회장은 어떻게 선출하는가? 현재 회원 약 3,000명, 유료회원 약 1,500명의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의 회장은 시인 김영대이다. 그는 중부지역 모 대학의 영문과 명예교수이다. 나이도 많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한다. 죽을 병에 걸렸다는 소문도 있다. 그래도 무슨 명예랍시고 하고 싶어서 이 직을 맡았다. 소위 하고잽이였다. 현직교수들은 이 자리를 잘 맡을려고 하지 않는다. 시간을 많이 빼았기기 때문이고 단체 내부의 아귀다툼에도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영대는 대한본부의 임원선출 규정에 의한 선거관리위원회 절차를 거쳐서 회장이 되었다. 그렇게 명문화된 선출규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 각 지역위원회의 회장은 어떻게 뽑을까? 그것도 명문화되어 있다. 대한본부의 규정을 그대로 따르면 된다.
먼저 대한본부의 헌법에 해당하는 정관 제28조에 의하면
⓵ 지역위원회는 각 시도 및 해외에 설치할 수 있다.
② 지역위원회 임원 및 회원은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의 유자격 회원이어 야 한다. 즉,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에 회비를 내지 않으면 지역위원 회 회원이 될 수 없다.
③ 제29조(감독) 각 지역위원회는 본부의 지도 감독을 받는다.
④ 제30조(기타) 기타 사항은 지역위원회 설치규정에 따른다.
다음 대한본부의 정관과는 별도로 각종 규정들이 있는데 그 6개 규정 중에서 먼저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을 보았다.
제4조(구성)
(1) 선거관리위원장은 이사장이 추천한다.
(2)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라 한다)는 이사장 입후보자가 후보등록 시 서면으로 2명씩 추천한다. (단, 선관위의 수는 10명 이내로 하되 입후보자 상호 간에 같은 수로 구성한다.)
(3) 입후보자로 등록된 자는 선거관리위원이 될 수 없다.
제5조(선거사무)
(1) 대한볼펜 사무처는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선관위의 지시에 따라 선거 관리 사무를 공정하게 수행해야 한다.
(2) 선관위 및 사무 요원은 당해 선거업무가 원만하게 치러졌다고 인정할 시 자동 해산한다.
제6조(권한과 임무) 선관위의 권한과 임무는 다음과 같다.
(1)임원선거 시 우편 투표 및 개표를 관장한다.
(2)선거에 필요한 제반 절차, 선거인 명부 작성, 투표지 발송 및 접수 등을 감독한다.
(3)선거 과정에서 정관 또는 규정의 해석을 요하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수가결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고, 동수일 경우는 위원장이 결정한다.
(4)선거에 관한 유인물 홍보는 선관위가 규정하는 바에 따라 일괄 관리하며, 후보자는 개별적인 홍보 유인물을 일체 발송할 수 없다.
그리고 국제볼펜클럽 대한본부의 여러 규정 중 지역위원회 관리규정을 보면 다음과 같았다.
제4조(회원의 자격) 지역위원회 회원은 해당지역에서 활동하는 본부 유자격 회원으로 한다. 즉, 대한본부에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지역위원회 회원이 될 수 없다.
제5조(임원) 지역위원회 임원은 회장 1인, 부회장 3인 이내, 감사로 하되, 임원은 본부의 인준을 받아 취임하며, 본부는 지역위원회에 인준서를 교부한다.
제6조(임원 선출) 지역위원회 회장과 감사는 대한본부 선거관리위원의 규정을 준수하고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직선제로 선출한다.
제8조(사업과 예산) 지역위원회의 사업과 예산은 매년 본부의 승인을 받 아야 한다.
제9조(감사) 본부는 지역위원회의 회무를 감사할 수 있다.
이런 규정들을 살펴본 김성규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지역위원회와 관련한 대한본부의 행태, 지역위원회의 행태는 모두 엉터리 작당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도대체 대한본부의 회장과 부회장과 감사들 그리고 대구광역시지역위원회의 회장과 부회장과 감사들은 이런 명백한 규정들은 하나도 지키지 않고 무얼 했단 말인가? 이 인간들이 무슨 조직의 리더이며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는 자들이란 말인가? 지금까지 20년간의 대구광역시지역위원회의 회장, 부회장, 감사들은 모두 순사기행각으로 당선되었고 그들이 행한 모든 업무는 순엉터리 개지랄로 무효로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도대체 이들 대구광역시지역위원회의 회장단과 감사들에게는 선거관리위원회라는 개념조차 없다. 첫째로 대구광역시지역위원회는 그 상위기관인 대한본부의 규정을 따라야 하는데, 이들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선거관리위원회 라는 기관은 제정해 본 적조차도 없다. 즉, 선거관리위원회를 거치지 않았으니 지금까지의 모든 선거는 원천무효이다. 어휴, 쯧쯧, 이를 어쩌나? 둘째.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회장 후보들은 회원들의 직접 선거로 뽑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지역위원회에서는 모두 이사회라는 기관에서 간접선거로 뽑았다. 이 무슨 해괴망칙한 조치란 말인가? 요즘 초등학교 반장 선출도 이렇게 엉터리로 하는가? 더군다나 지역위원회 회장은 한 명이고, 부회장은 3명 이내라고 명백히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놈의 지역위원회는 부회장을 5명이나 두면서 개나 소나 다 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규정에도 없는 수석부회장이라는 지위까지 두어서 손동주라는 자가 맡게 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박홍자와 이주섭이는 더더욱 손동주라는 존재, 사이비 수석부회장에 대하여는 입에 거품을 품고 반대하고 쌍욕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임원의 무자격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일반회원들의 기본 자격에 관한 것이다.
먼저 대한본부의 헌법에 해당하는 정관 제8조에 의하면
⓵ 지역위원회는 각 시도 및 해외에 설치할 수 있다.
② 지역위원회 임원 및 회원은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의 유자격 회원이어 야 한다. 즉,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에 회비를 내어 대한본부의 회원이 먼저 되지 않으면 지역위원회 회원이 될 수 없다.
또한 대한본부의 지역위원회 관리규정에 의하여도 그러하다
제4조(회원의 자격) 지역위원회 회원은 해당지역에서 활동하는 본부 유자격 회원으로 한다. 즉, 대한본부에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지역위원회 회원이 될 수 없다.
그런데 대구지역위원회에 등록된 약 100명 가까운 회원 중에서 대한본부에 회비를 먼저 납부한 자는 불과 15명 밖에 되지 않는다. 즉, 지역위원회 회원이 될려면 먼저 대한본부의 회원이 되어야 하는데, 대한본부의 회원이 되지 못했으니 지역위원회의 회원도 될 수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 대구광역시지역위원회 중에서 유자격 회원은 겨우 15명 즉, 15%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실정이 이러한데도 이 15% 이외의 회원 자격도 없는 자들이 마음대로 행사에 참여하고 대구광역시 지원금의 일부도 뜯어벅고, 상금도 나누어 가지고 했으니 이래서야 돠겠는가 말이다. 도대체 이 지역위원회의 회장과 부회장들 그리고 감사들은 지난 20년동안 무슨 일을 제대로 집행하고 무슨 임원을 제대로 선출하고, 무슨 감사를 제대로 했단 말인가? 참으로 구역질날 만큼 일도 못하고 도덕도 없고 사명도 없다는 말에 진 배 없지 않은가 말인가?
그래서 김성규는 이러한 모든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보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이 지독하게도 무능력하고 부도덕한 회장단과 감사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들만의 회의를 열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장. 부회장, 감사들을 제외한 회의 개최!, 그건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나머지 회원 90여명은 너무 많다. 그래서 평회원 회비를 내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이사 회비 내는 사람들만 먼저 모아보면 좋지 않을까? 그러면 한 30명 쯤 들어가니깐 회의실도 구할 수 있고, 식당도 찾을 수 있다. 이것을 “이사들의 모임”이라고 한 것이다. 물론 이 “이사들의 모임”이라는 것은 회장, 부회장, 감사들까지 포함하여 무슨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김성규는 각 이사 회비를 내는 이사들만 모이자는 연락을 이사들에게 두루 조치하였고, 결국 대구 시내 전통의 집이라는 식당에서 회의도 열고 회의후 식사도 하게 되었다. 총 30명 출석에서 29명 찬성, 1명 반대. 무엇을 찬성했다고? 새로운 임원선출을 위하여는 먼저 규정대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선거관리위원회가 선출과정을 모두 주관토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임원 선출을 위한 투표 시에는 간접선거가 아니고 직접선거로 뽑는 것이다. 이 간단한 절차를 시행하지 않고 지난 20년 동안 회장과 부회장과 감사는 도대체 무얼 했단 말인가? 이제는 더 이상 이런 편법은 안된다. 원칙대로 해야 한다. 규정대로 해야 한다. 그래서 이 이사들만의 모임은 이런 협의 결과를 현제 국제볼펜클럽대한본부 대구광역시지역위원회 회장인 박옥주 시인에게 보고하였다. 박옥주 시인 즉, 박 회장은 만시지탄이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이대로 실행해야 한다면서 이 이사들만의 회의 결과를 원안대로 수용하였다. 그리고 먼저 선거관리위원장으로는 원로 시인이신 김중원 교수를, 간사에는 박홍자 현 사무국장을 임명하였다. 이제 선거관리위원 임명장을 받은 이 두 사람이 새로운 임원 선출을 위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앗, 그런데 이 선거관리위원 두 명과 현 회장 박옥주시인에게 내용증명 편지가 날아왔네. 현 수석부회장인 나 손동주를 회장으로 자동으로 임명시키지 않고 새로운 선출 제도를 실행하겠다고? 그렇다면 당신들에게 현금 1억원씩의 위자료를 청구하겠다는 이야기이다. 감사라는 자들도 왜 이사들만의 회의에 나를 포함시켜 주지 않느냐고 개거품을 품고 있다. 감사가 이사회비를 내어보기라도 했어? 원 이렇게도 주제파악을 못한다는 말인가?. 자, 이렇게 싸우겠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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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