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剛途中 금강도중 금강산 가는 길에
강백년(姜栢年, 1603~1681) 조선 중기의 문신. 자: 숙구(叔久). 호: 설봉(雪峯)·한계(閒溪)·청월헌(聽月軒). 시호: 문정(文貞). 1646년 강빈옥사 때 강빈을 위해 상소하다 삭직, 1648년 다시 강빈의 신원을 상소하다 좌천되었다. 향교 부흥에 힘썼으며, 사후 영의정에 추증되고, 청백리에 녹선되었다. 저서로 《한계만록》 등이 있다.
百里無人響 백리무인향
山深但鳥啼 산심단조제
逢僧問前路 봉승문전로
僧去路還迷 승거로환미
백 리에 사람 소리 들리지 않고
산 깊어 들리느니 산새 울음소리
스님 만나 앞길을 물어보고는
스님이 가자, 다시금 길을 잃었소
멀리 사람 소리 들리지 않는 금강산 가는 깊은 산길에는 산새 소리만 간간이 들린다. 가는 길이 맞는지 아닌지 알 수도 없어 답답하지만, 그저 걸을 수밖에 없다. 마침 산에 사는 스님을 만나 길을 물었으니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그러나 스님이 떠나자 다시 미지의 세계다. 오래전 시골에 사는 친구 집을 밤이 늦어 어둠 속에서 자동차를 타고 찾아가는데, 가로등도 없고 이정표도 없고 인가도 없는 곳에 삼거리 길이 나와 어느 길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네비게이션 없던 시절의 그 기억이 새롭다. 그때 누군가를 만났으면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우리네 인생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길을 잃고 좌절하고 있을 때 누군가 옆에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