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농심은 당시 인기 코미디언 구봉서, 곽규석 콤비에게 새로 출시한 농심라면 선전(광고)을 위해 '형님 먼저, 아우 먼저'란 유명한 카피를 남겼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아니 형님 먼저, 아니 아우 먼저…. 그러면 내가 먼저” 라면을 먼저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체면상 양보하다가 정작 빼앗길 것 같으니 라면 그릇을 붙잡는 재미있는 선전이었다. 그랬다. 라면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참으로 신비하고 기막힌 맛이었다. 그래서 한 젓가락도 양보하고 싶지 않았던 그 시절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카피는 우리 민족의 예절 문화와 본성의 이중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멋진 광고였다.
조카 롯과 함께 가나안으로 온 아브라함은 점점 남으로 남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벧엘과 아이 중간쯤 왔을 때 점점 소유가 불어나서 더 이상 함께 머무를 수 없었다. 그리하여 부득불 두 사람은 갈라져야만 했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먼저 자신이 살 곳을 선택하도록 기회를 주었다.
(창 13:5) 아브람의 일행 롯도 양과 소와 장막이 있으므로 (창 13:6) 그 땅이 그들이 동거하기에 넉넉하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들의 소유가 많아서 동거할 수 없었음이니라 (창 13:7) 그러므로 아브람의 가축의 목자와 롯의 가축의 목자가 서로 다투고 또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도 그 땅에 거주하였는지라 (창 13:8)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창 13:9)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마땅히 조카인 롯은 연장자인 삼촌에게 선택권을 양보했어야 하지만 롯은 이기적인 마음에 자신이 먼저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눈에 더 좋아 보이는 곳을 선점했다. 벧엘에서 동편을 바라보니 요단강 지역은 푸르고 비옥해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 더 넓고 아름다운 요단 들녘을 선택하고 삼촌에게는 그곳 가나안 땅에 거주하도록 하였다. 참으로 고얀 녀석이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진심으로 조카 먼저였고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이런 양보와 배려의 정신을 알고 계셨다.
(창 13:14)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창 13:15)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16:9)라고 했던가? 비록 롯이 자기 눈에 좋은 곳을 선택해 나갔지만,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당의 사방을 다 그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인생의 생사화복이 하나님께 달린 이상 우리는 지나치게 욕심을 부릴 것도 아니며 내 것이 너무 적다고 낙심할 것도 아니다. 우리는 아브라함의 마음으로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쌓는다면 하나님은 그분의 방식으로 아브라함을 도우시듯 우리 인생길을 인도하신다.
“한결같은 예절, 곧 남이 우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고자 하는, 자원하는 마음의 계발은 인생의 불행을 절반으로 근절시킬 것이다. 자아 존대의 정신은 사단의 정신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은 마음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않는 사랑을 소유할 것이다.”(부조, 133)
하나님 아버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게 하소서. 아브라함의 양보를 배우게 하소서. 그래서 하나님의 섭리를 배워 나가는 우리 인생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