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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포도송이
구슬처럼 엮여서
주렁주렁 메달리어
시큼하고 바란빛이 보랏빛으로
될때까지
나는 못기다려
포도송이를 따먹습니다
엄마는 하지마라 합니다
익어야 맛이 있기에
하얀종이로 그들의몸을 감추지만
나는 더는 못기다리고
시든말든 따먹습니다
내키보다 높은곳에서
주렁주렁 메달려
보기좋게 익어갈때
그들은 그윽한 향기를 뽐내며
여름의 여왕처럼 풍만한 풍채를
드러내고
달콤한 향기는 드디어 내
입속의 침을 자극합니다
그시절 몰래 먹던 포도맛을
지금 찾을수가 없는건
내가 이만큼 컷기때문인가봅니다
제목 내 동생
어린시절
나도 어린데
나보다 더 어린 동생을 데리고다니며
산으로 들로 마구마구
놀다보면 저녁나절
그시절은 그렇게
밤도 빨리오고
하루종일을 놀아도 아쉽기만하고
집에와서도 또 밥을먹고
동생과 놉니다
낮에 공기돌 주워 주머니에 넣은것이 생각나면
아버지 이불깔아놓은 한옆으로
자리를 만들어 공기놀이를하다가
잠잘시간이 되어서 엄마는
우리 키보다도 몇배가 더컷던
이불을 펴고 나면
이불속에서
또 떠들다 이내 엄마는
그만 자라고 우리들을 토닥이십니다
동생과나는 들은척은햇지만
금방 잠들기싫어서
이불속에서 꿈지럭대면서
소곤소곤댑니다
불이꺼지면 어느새
무서움에 이불위로 얼굴을 내밀고 이내 눈을감습니다
동생과 나는
그날 신나게 놀앗던것만 생각이 납니다
나만큼 커버린 동생
지금은 아이들의 엄마가되어
저도 어리면서 제 아이들을 가르치려하는 엄마모습을 합니다
아직도 내겐 동생이 마냥 어리기만합니다
제목 아이들
아이들은 시끌버끌 웃음소리 떠나지않고
골목길을 가득메운 아이들은
하루 종일을 지치지도 않나봅니다
누구하나 창문을 열고
시끄럽다고 노하는 이가 없으니
그들도 아이들을 매번 이해해주나봅니다
과거에 그들도 그랫듯이
지금 아이들도 그럴것이란 원칙처럼
어둠이 골목길을 막아서더라도 몇몇아이들은 놀이에빠져
밥먹을 생각도 못합니다
엄마들의 성화도 없습니다
때가되고 지치면 돌아오리란 믿음이 규칙처럼 오고
아이들은 골목길이 천국이고
마냥 행복해합니다
집집마다 창문틈으로 빛이 새어나오고
그 빛으로 등불삼아 놀던 골목길
무지하게 그리웁습니다
그날 그시절 그곳이
제목 고맙습니다
당신의 말한마디
고맙습니다
당신의 따뜻한 손길이
고맙습니다
가장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내겐 특별햇던 시간
당신이 고맙습니다
힘이들때 옆에있는 마음은
괴로울때 다독이는 마음은
언땅도 녹일만큼 뜨거운사랑
그사랑이 고맙습니다
볕이 좋은 오후에
할일많은 한나절에
밤새 일하던 틈에도
당신이 함께 한다는 이유만으로
고맙습니다
세상은 아직 내겐 살만한이유가되고
고마운마음에
나는 다른 아픈이들을
찾아나설겁니다
그들이 고마워서 다른 아픈이들을 찾아나설때까지
나는 또다른 하루속에
고마움으로 삽니다
제목 가을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땅아래 닿을때
바람은 바쁘게 그열기를 식히고
어서 어서 시원한 가을을 맞이하니
여름이 서운타할라
하늘에 흩뿌려놓은 구름도
모두모두 거두어 갈적에
바람이 숨거칠게 오려는거보니
여름은 가려나보다
여름은 가을을 마중나가기위해
그토록 뜨겁던손을 식히고
냇물에 담갓던발을 쳐들고
아~~~그렇게 애타게
소리쳣나보다
가을은 여름을
토닥이며
쉬라하고
여름은 가을을 이렇게 마중한다
제목 안부
그럭저럭 지내다가도
못내 그리워
하늘을 봅니다
당신닮은 모습으로
달빛은 수줍어하고
눈가에 고인 내눈물 걷어
입가에 내려지는 미소를따라
가다보면
당신처럼 반짝이는 별이뜨고
달빛은 사라지고
당신도 사라지고
허무만 남는지금은
그리움만 또 남아
하늘을 봅니다
그럭저럭 지내다가도
못내 그리워
자꾸 하늘을 봅니다
당신닮은 구름이면
그리워질까봐
보고플까봐
눈을 감으니
또다시 사라지는 모든것들
그새 그리움도 사라지고
당신도 사라지고
구름도 싸그리 사라지고
남아있는게 없는 하늘에
나도 이젠 없습니다
제목 산골이야기
산새울고 버들잎 날리는
어느 마을 작은 골짜기
송사리떼 몰려드는 한나절
키작은 아이는 바쁘게 뛰며
온갖 들판을 벗삼아 노닐때
한가한 소들의 풍경은
보기드문 그림이어라
시절을 노래하던 노인도 없고
밭을 메던 농부도 가고없으니
이 논뚝길은
이벌판은 키작은 아이의 세상이구나
제목 봉숭아꽃
꽃물이 곱디고운 색으로
손톱에 드리워질때
시간은 세월을타고 아주먼곳으로 찾아가
그리운엄마에게로 갑니다
봉숭아꽃물 손톱에 얹져
호박잎으로 여미고
허이연 실을 둘둘감고 자면
새벽나절에 이불에도 옷에도
꽃물은 들어
어머니는 나무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열손가락 손톱에
고운 꽃물이 들기를 바랍니다
담벼락에 줄지어 핀 봉숭아꽃
그냥은 지나칠수 없는 이곳
세월의 끝자락이라도 잡고서
추억을 노래하라는 이곳
그리운 어머니도
그옛날 추억도
나보다 더 어렷던 동생과의 시절도
아련히 그립습니다
제목 장미꽃
참으로 곱습니다
저에겐
이만한 선물은 없습니다
한겹한겹 쌓여있는 저들도 세월이기에
우리는 그세월을 알아주기라도하는듯
감탄을 합니다
만지면 촉촉할까
내눈은 이미 촉촉하게 빛나고 있고
꽃들은 일제히 수줍어합니다
저들의 세월또한 만만치 않을텐데
그저 겸손히 향기로만 아픔을
느끼라합니다
하얗고도 하이얀 장미꽃을
어떻게 보고만 있으라고
저 꽃잎들의 화려함속에 쌓인
세월을
어떻게 향기로만 느끼라고
저렇게도 고귀한곳에서
여기까지와
품에 안을수도 없게
가시를 만들어
그저 향기로만 가지라하니
아마도
아픈사랑의 꽃인가봅니다
제목 백장미꽃
하얀 옷을 입고
어디로 갈래
고운향기 드러내고
어디로 갈래
가시보다 더 아픈 꽃잎이 떨어져
바람을 타고
너 어디로 갈래
유혹도 없이
오묘한 너는
내손길도 뿌리치고
어디로 갈래
너
내님에게나 가렴
제목 아침
침묵을 깨고
불쑥 얼굴을 디밀고 나와
환한낮빛으로 뽐을내며
저리도 보기좋게 아침을 연다
사람들을 일제히 움직이게 하는힘이
무엇이기에
아침이면 눈을뜨고 바쁜것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약속처럼 아침은
모든사람들을 잠에서 깨우고
멈추었던 모든것들을
다시 움직이게하고
바쁘지않앗던 모든것들을
바쁘게한다
아침은 부지런한 사람들의 몫이다
아침은 배고픈 사람들의 몫이다
할일이 많이 생겼다
아침이 주는 선물을 받기위해
제목 고백
세상에 많고 많은
말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말
아무리봐도
촌스러운 표정
어색한 몸짓
혼자만의 착각과
혼돈의 시간
그리고 진실이길 바라는 마음
내 전달력이 부족하더라도
임무는 다한것같은 타협의 시간이 흐르고
얼굴도 들수없는 부끄러움이
생긴다해도
난 말할수있을것같다
오늘은
너에게
제목 마음
꽃을 보는 그대 눈에
꽃이 보이고
바다를 보는 그대 눈에
바다가 보이고
나를 보는 그대 눈에
내가 보여요
진작에 아름다운것들은
그대를 통해
나에게 오는것같아서
그대의 눈으로
나는 저 먼곳의 세상을 봅니다
제목 아침
꼭 너와 함께 하고싶은 아침이 있다
눈부신 햇살이 나의 잠을 깨우고
내옆을 묵묵히 지켜주는 당신의 인자한 얼굴을 보고싶은 아침을
꼭 맞이하고싶다
커피향보다 진한 너의살갗의 내음을 느끼며
가장 평범한 미소로
너를 맞이하고싶은 아침
손가락 열개 사이로
너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가장 듣기좋은 노래를
너에게 들려주고싶은
아침을 맞이하고싶다
제목 마음
보이는가
들리는가
알아챘는가
그래서
어찌하면 좋겠는가
몰라주는 이 마음을
등을대고 돌아서면
안보일까봐
너무가까이없으면
안들릴까봐
눈이라도 마주치면
알아채기라도 할까봐
그래서
어찌하면 좋겠는가
모르는척하는 그마음을
제목 그리움
그무엇으로도 달랠길이 없지만
한마디면 되는 그말
그랫구나
많이 기다렷구나
많이 아파햇구나
많이 좋아햇구나
그랫구나
그래서
그랫구나
제목 눈물
참앗던 눈물을
기어이 흘려보내고 나서야
마음을 쓸어내리어
달래봅니다
모든것들은
순리대로 지나가고
어제 흘렸던 눈물은
지나갔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맞이하는 아침의 기도처럼
내게도
간절한게 생겼습니다
제목 미소
세상을 다가진것처럼
그렇게 웃어라
천마디 말보다
만마디 말보다
너의 미소는 말이 되고
의미가 되니
세상을 다가진것처럼
그 미소는
아픔없는 나라에
고통없는 나라에
주인이되고
왕이 된다
세상을 다가진것처럼
그렇게 웃어라
너의 미소가
수많은 이들을 어둠에서 빛으로
끄집어 낼수 있게
백합꽃 향기
향기로 오너라
작은 먼지처럼 슬며시 내무릎에 앉아서 두고두고 볼수있게
너는 향기로 오너라
지는 해가 아름답고
달빛이 고요한들
오늘 너의 향기만 하겠니
지구를 흔들어라 너의향기로
슬픔을 간직한이에게 가슴을 적시는
그런 친구같은 향기가 되어라
달빛이 구름에서 간신히 비껴나 수줍게 너를 부러워하면
너는 달빛보다 더 아프게 기다리는 새벽의 향기로 오너라
세상의 빛이 한점 없을때
오로지
길을 잃은 이들이 길을찾을수있게
너는 그렇게 나그네의 향기로 오너라
제목 광복의그날
고독한 대지위에서
백년도 더되는 나무는
전설의 할머니처럼 이야기봇짐을 풀고
걷는이에게 쉬라하고
뛰는이에게 쉬라하고
바쁜이에게 쉬라하네
백년도 더되는 나무는
울지 못햇으니 울으라하고
소리치지못햇으니 소리지르라하고
노래부르지못햇으니 노래부르라하네
백년도 더되는 나무는
웃지못햇으니 웃으라하고
울지못햇으니 울어보라하고 기뻐하지못햇으니 기뻐하라 하니
오늘은
다리뻗고 자도 되는날
제목 광복의 그날 2
바람이 분다
새들이 난다
모든게 자유롭다
거침없이 달려오는 소년은
한손에 종이비행기를 날리기위해
한참을 내달린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막지않는다
세상 아무도 소년의 거친 숨소리를 듣지못한다
하지만 종이 비행기는
세상에 높이 던져지고
소년은 참앗던 숨을 고른다
그날은
모든게 자유로웟다
하늘도 벌판도 나무들도
그리고
소년도
제목 광복의 그날 3
그날의 꽃이 피엇다
지독하게 얼엇던 땅위에서 숨소리조차 듣지못햇던 흙뿌리에서
피비린내나는 돌맹이 틈 사이로
꽃은 그렇게 간절한곳에서
소식없이 기나긴 슬픔을딛고
마치 보란듯이
고귀한 세상을 보여 주려는듯
가장 낮은곳에서
그날의 꽃은 피엇다
세상을 힘없이 등지고
빛으로 한줄기 이야기만 남긴체
보내어진 이들이여
그들의 눈물이 씨앗이되고
그들의 땀내가 향기가되어
그들의 투혼이 공기가되어
꽃이 피엇나니
젊은 영혼의 나즈막한 목소리로
나는 노래를 부르리
그리고
나는 춤을 추리라
기다림의 미학
젊은 시절이 아름다웟던건
이 세상을 삼켜버릴것같은 뜨거운열정과
순수한 내마음의 진동이 내온몸구석을 울려퍼지는동안에 한없이 밀려드는 저 반대편 세계에대한 욕구와 집념
그리고 끊임없이 갈구하게되는 내 욕망의 늪에 빠져버릴지도 모르는 동경의나라
그젊은 세상은 그렇게도 잔인하게 아름다웟고 몸서리치는 우리들의 거친 숨소리와도 같앗다
바다의 평화를 깨고 성난파도는 거세고 더 당당하게 우리들의 영웅처럼 다가왓고
지치지않는 거대한 들판의 고요함도 그젊은날엔 대지위를 피투성이로 물들일만큼
우리들은 용기있엇고 그칠줄몰랏다
젊은날은 그렇게 무작정 당당하고 힘이 거세게 나를 지배햇고 나를 다스렸듯이
내 순수는 하늘과 땅위에서 스스로를 대견해했다
삶 이 건조하지않게 물을 주고 공기를 얻어 마시는 일조차
나는 고마워해야햇다
젊은 날의 뜨거웟던 피는 식어가지만
그날의 용광같은 시간들은
나를 기다린다
언제든 그 뜨거움 에서 부터 모든것은 시작되기 마런이기에
시 백여편 보냅니다
미약하지만 개인시집 내고싶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