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Go Back, 2020
한국영화, 장르:드라마,범죄, 개봉일:2021.02.24.
감독,각본:서은영, 제작:퍼레이드픽쳐스,
주연:박하선,하윤경,감소현,
관객:32,577명(2021.03.30.기준)
수상: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판타스틱:장편배우상(박하선),코리안판타스틱:장편배급지원상(서은영)
어느날 방송국으로 의문의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편지에는 국민 1인당 1천원씩, 앞으로 7일안에 1억원이 모금되지 않으면 유괴한 아이를 죽이겠다는 협박편지다. 경찰에서는 실제로 유괴된 아이가 누구인지부터 먼저 밝히라고 말하고 진짜 유괴한 아이가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선을 긋는다. 일명 천원 유괴사건이라고 명명된 이 사건은 전국민의 관심사로 부상하며 유괴1일차, 유괴 2일차 모금액을 카운트하고 있다.
한편, 유년시절 아버지로부터 아동학대를 겪은 후로 지금은 사회복지사가 된 박오순(박하선역)은 사회복지에 관한 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 오순(아역,강나현역)은 아빠에게 맞고 있는 그 순간에는 늘 나쁜 꿈을 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순은 성인이 된 현재에도 그 어린시절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순은 극심한 후유증으로 감옥아닌 감옥에 갇혀 있다. 오순이 사회복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자신과 같은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현장을 개선하고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오순이 부딪히는 삶의 현장에서는 격한 감정과 언어가 화살처럼 날아가는 경향이 빈번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오순은 최근 아빠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하고 있는 윤보라(아역,김소현역)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순이 보라의 일로 인해 보라아빠(윤재식,김만호역)와 충돌하다가 파출소에 불려 간적이 있을 정도니 그 간극이 얼마나 큰지 알수 있다. 보라아빠가 사회복지사로 재직중인 오순을 허위 아동학대 신고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파출소에서 상호간에 충돌이 발생하며 그 현장이 파출소 CC-TV에 담겨져 있는 것을 지원이 바라본다. 보라를 학대하는 보라 아빠의 모습에서 자신을 짓누르며 휘둘렀던 아버지의 형상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보라에게 있어서 보라아빠는 그저 인간말종일뿐이라고 생각한 오순은 주먹을 휘두르는 격한 감정이 올라온다. 문제는 가정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하나의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한계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피해자이면서 약자인 자녀가 부모를 고발하기가 쉽지 않고 또 경제적으로 독립이 되지 않음으로서 모든곳으로부터 버림받을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착한 심성을 가지고 무엇인가 답답함을 해결해 보려고 몸부림치는 오순의 절박함은 늘 현실에서 부딪히며 한계를 느낀다.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음은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고 해결되는 것이 없는 냉엄한 현실에서 오는 좌절감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오순뿐만 아니라 공권력을 가진 경찰들 마져도 보라의 문제앞에서는 무기력함을 드러낸다.
법적으로 아빠와 분리도 불가능하고 오순이 할수 있는 일은 그저 보라에게 폰 번호를 주며 전화하라는 것이다. 오순은 보라의 학교 등굣길에 함께 동행하며 무엇인가 애틋한 마음을 가진다. 그러던 어느날, 보라의 집안에서 무엇인가 썩는 냄새가 난다는 이웃의 제보로 집에서 보라아빠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오순과 보라의 행방도 사라져 버린다. 지원은 파출소 순경이지만 파출소내의 업무와 폭력근절홍보 포스터 모델같은 이미지변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지원은 오순과 공원에서 지나친 이후로 그녀를 의심하며 천원유괴사건과의 연관성을 탐색하고 있다. 퇴근후 조깅을 하던 길에서 피가 묻은 옷을 입고 아이와 함께 다니는 오순을 목격하게 된 지원은 현재의 사건과 시간이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을 느낀다. 지원의 학창시절에도 고단함이 있다. 학창시절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지원은 경찰이 되어 학폭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언제나 능력부족과 한계를 느낀다. 지원은 오순의 어머니댁을 찾아가 어머니(박명신역)로부터 유년시절 불행했던 오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고단했던 삶을 공감하게 된다. 한편, 오순에 대해 조사하러 나간 지원에게 오순의 선배 송미연(서영화역)은 어딘가 모르게 오순과 닮은 곳이 있다고 말하는 것에서 그 상처의 추억이 되새김질되는 것을 느낀다. 지원에게는 동료 경찰이며 친구같은 이병훈(정은표역)이 자리하며 또다른 방향에서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
사실, 지원과 오순이 처음으로 마주쳤던 그 날에 오순이 보라아빠의 시체를 처리하고 보라와 함께 떠나던 날이었다. 그날이 유괴 1일차다. 보라의 아빠를 죽인 사람은 오순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아무도 아니었다? 술에 취한 보라아빠가 길에서 넘어 졌는데 아주 단순한 사고로 지나갈수 있었다. 넘어진 보라아빠가 119에 신고하려 하자 보라가 폰을 발로 차버리고 신고를 못하게 한 것이다. 보라는 아빠가 신고하려는 것을 막고 죽어가는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오순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이상해요. 아빠가 움직이지 않아요. 그 순간 보라의 마음은 어땠을까? 참으로 안타깝지만 이해는 된다. 보라의 담임선생님(이헌주역)은 오순에게 소영(아역,김하은역)이와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보라도 마음 한켠이 많이 어긋나 있는거 같다고 말한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보라의 전화를 받은 오순이 시체를 수습하고 보라를 데리고 나온다. 며칠후 오순은 지원과 만났을 때 모든 사실을 나홀로 묻고 간다는 마음으로 자백을 한다. 모든 사건은 오순이 한 것으로 종결된다. 그러나 지원은 무엇인가 촉을 느낀다. 방송국에 편지를 보낸 사람이 보라라는 것을 직감한다. 보라가 회상하면서 그 모든 진실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지원은 보라에게 나도 네편이 되고 싶어라고 말한다. 지원이 다가오는 진심을 보며 보라는 나 할말 있어요 라면서 그 질문에 답을 한다.
영화는 끝이 났다. 가정폭력과 학폭이 가져오는 병폐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영화 고백에서 우리는 우리가 살았던 과거의 한면을 보는 듯 하다. 가정폭력이 끝이없고 죽어가는 아이들의 숫자도 줄지 않는데 법과 공권력과 지원단체가 할수 있는 일은 수십년째 그대로다. 교회는 어떤가? 우리 주변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교회는 영적인 눈으로 왜 보지 못했을까? 왜 그냥 방치하며 강도당한 사람을 외면하듯 지나쳐 버렸을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반성해 보며 다시 또 이런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