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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더(학교장)의 영향력
군집욕구로 빚어지는 집단행동의 냉혹성은 다중적 냉담과 폭력으로 쉽게 전도되는 현상은 우리학교 혹은 나의 경우가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애를 어떻게 죽이지?”라며 타대학 출신 동료 교수를 차별·배제하는 뒷담화 공모가 부주의함으로 학생들의 온라인 강의중에 수록되어 뉴스에 보도(김명섭, 2021) 되었듯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 조직문화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자를 통한 위계성과 군집욕구에 기반한 집단행동의 냉혹성은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인홀드 니버, 1932년)의 특징으로 약자를 대상으로 긴장감을 해소하며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공교육 초중등 학교장의 권력을 제왕적이라고 한다. 막강한 학교장의 권력은 상징적 가상의 권력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실지적으로 학교장이 평교사보다 유익을 누리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볼 수있다. 교실수업을 하지 않고, 구체적 업무 부담이 없으며 학생들과 간접적인 관계에 놓이는 것과 금전적인 보상 등일 것이다. 그러나 학교 건물에 들어서면 아이들을 위한 동아리 방이나 도서관 등이 중앙에 배치된 경우는 볼 수 없고, 학교장실과 행정실이 최고한 중심으로 공간배치가 주는 위세 등에서 보여지듯 일제시대 식민통치를 위한 중앙집권적 의사결정권한과 유교적 가부장적인 문화에 덧붙여 서양종교마저 남성중심 이데올로기에 천착되면서 거의 제사장급 권한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인사, 정보, 자원이 집중되기에 학교장의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리더십이 탁월한 경우에는 규모가 큰 학교일지라도 구성원 모두 만족 가능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가물에 콩나듯 교육적 성취를 다루는 뉴스에 학교장이 언급되는 이유일 것이다.
교직원들 또한 이에 대항하고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몸집크기를 부풀리고자 년간 구성 · 해체되는 공조직별 기구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며 생존을 도모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학교장도 대도시급에서는 체육교사, 체육부서의 협조 없이는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에 왜 바깥에서 체육활동 하느냐?‘ 는 학부모 민원에 왜 그랬느냐고 힐책하다가, 1시간도 채 안되어서 ’내가 잘 챙기었어야 하는 내 잘못'이라고 즉시 사과하는 예의바른 모습은 교사도 집단적 덩어리가 크면 마찬가지의 군집성 암묵적 위세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소수자인 경우에는 학교장과 동료들에게 당하고도 한 마디도 묻거나 항의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 당해서 분한 데도 내 편이 없기에 말을 꺼내면 피해자만 바보가 되는 구조를 본능적으로 느끼고 침묵하고 부정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듯이 괜한 화풀이나 뒷담화로 까여도 한 마디 변명이나 항변을 못하고 어리둥절한 채 능력 없는 사람으로 매도가 가능한 것도 소수자이기 때문이다. 일짱의 미움을 받는 힘이 가장 약한 말짱이 이짱의 학급담임교사에 대한 고자질에도 불구하고, 이짱은 학급의 가장 힘이 약한 소수 핑계를 대고, 이 패거리와 아무 상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짱은 소수를 데려다가 탈의실에서 분풀이성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적대적 · 수직적인 흡연청소년의 집단역동에서 흔히 관찰가능한 패턴이다(송명숙, 2020, 83-84쪽).
2020년 인성인권부장D는 전년도에 보건교사 배치가 되지 않아서 보건업무를 맡고 있었다. 중학교 경력만 있고 해당지역고교엔 처음인지라 업무추진할 때 물어볼 일이 많았다. 인사치레겸 고마운 마음에서 학기초 의례적이기도 한 ‘언제 식사 한 번 같이 하자’고 했다. 놀랍게도 그는 상식과 다르게 불쾌한 듯 퉁명스럽게 받았쳤다. 자신은 아내가 해 준 밥 이외엔 절대로 어디가서 밥을 먹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후에 접한 그는 어디에서고 밥을 잘먹는 사람이었다. 그의 아내는 전(前) 학교에서 전교조 모임으로 몇 번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했었다. 밥 한 번 먹자는 일상적 인사에 거칠게 반응하는 그는 남편이 챙겨주는 아침밥을 먹고 있는 나를 혐오적으로 대한다 싶다. 같은 전교조교사이기에 몇 번 모임이 있었고 소소한 대화 중에 우리집 부엌 싱크대를 남편이 자신의 키 높이에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그들 부부사이에 언쟁거리가 되어 다투었는가? 하여간 처음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사실 전(前)학교에서 부터 뜻하지 않은 불화를 겪었다. 돌이켜보면 시작 또한 매우 싱겁고 단순했다. 내 또래 남자 영어교사Z와 구내식당에서 시골 농사일이 흥미를 보이는 내게 밭일에 초대하기에 막걸리 한 잔을 사줄 거냐고 농담 한 마디했다가 시작된 것이다. 그의 얼굴이 핏기가 가시며 살인적 시선으로 쏘아보는 것이다. 이후 교사 모임에서 교사Z는 ‘혼자 사는 것들은 이상해(혼자 살지도 않는데, 도간전출로 자취하고 있었던 당시 상황), 카톡에 가족사진도 없어, 내가 지난 여자 교감도 내가 작살을 (중얼중얼~~)’ 등 화가 난 채 입술을 부르르 떨며 이후 전교조 모임에서 묻는 것도 아니고 뭣도 아닌 독백을 하였다. 이는 이후 6년간 집단괴롭힘의 예고였다.
하늘이 도와준 것인지 이후 OO교사 Z는 고교동창 학교장 2명이 연속해서 발령받아 오는 통에, 배후에서 집요한 괴롭힘이 수월했다. 그가 타지역에서 발령받아온 여자 교감을 어떻게 초죽음에 이르게 했을 거라는 상상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예를 들면 업무분장에서 나이든 남자동료 셋이 아예 계획서에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을 한 여교사가 이를 찾아내었고, 젊은 여교사들이 담임과 각종 업무에 치이는데다가 가정에서 양육부담과 가정살림으로 힘이 든 시기이니 나이든 사람이 좀 더 일을 하자고 했던 말을 남자동료 F에게 과장되게 전해서 “뭣이 어쩌고 어째? 나이 든 것들은 일을 안 한다고?”라는 공격을 아이들과 함께 공동식사는 자리에서 윽박지르기와 폭언 등으로 현상하였다.
동성의 교장감을 충동질해서 업무부장에 깊숙이 개입하여 신규이자 딸 나이대의 상담교사와 갈등을 부추기며 이간질을 하는데 그의 의중은 교장감이 실천하는 고도의 집중력과 재능을 보였다. 마이크 한 번 잡지 않고 평소 없는 듯 지내는 그의 소행은 여성혐오적 문제를 가진 소시오패스였다. 당시 알지 못했다. 알았다 해도 그의 가정적인 어려움 즉 아내가 나와 같이 근무할 적에도 1년 넘게 투병하다가 하늘나라로 갔기에 그에게 전적으로 동정감과 연민을 갖고 있었다. 같은 상황을 여러 번에 걸쳐서 복기해 볼 때마다 이러한 그의 개인적인 어려움과 성향의 중첩은 여전히 어려운 난제이다.
아내 편에서 말하는 법을 보지 못했고 단 하루 간병 휴가를 받지 않은 채 ‘내가 밥상 차리고 있어’ 등으로 가사일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사망 후에는 ‘아 이젠 처녀 장가만 가면 된다’라는 둥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보이던 그는 상처한 홀아비이니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도교육청 거점도시에서 3시간 걸리는 출퇴근 거리에 관사를 사용하는 고등학교 동창들이 연거푸 발령을 받으면서 그은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으로 뒤에서 조종하에는 뛰어난 선수인 것이다.
학교 인근 지역에서 연고지 교사인 그는 학교장감이나 나이든 남자교사들에게 담근 술로 쉽게 유인해서, 상호간 술마시고 싸우면서도 술이 깨면 죄책감의 화살을 보건교사이자 도간 전출자인 내게로 향하곤 하였다. 위계적 · 수직적 · 여성혐오적인 학교내 문화가 술담배를 활용한 마초적 연고주의로 응집력을 발휘하는 반면에 보건교사는 기계적 · 공적인 관계로 왕따 아닌 왕따가 되었다. 같은 교과 후배인 인성인권부장을 통하여 인근 지역의 학교로 옮겼지만 괴롭힘이 인계되었다. 터줏대감들인 그들은 지역연고교사들의 인맥이 두텁게 형성되어 비지역교사, 소수자 여성이 때론 위험해지는 것이다.
학교장에게는 학교내외 정보가 집중되고, 실행을 위한 채널을 가동할 수 있는 무한한 자원이 주어져있다. 이러한 권한과 권위로 인하여 개인적 유익을 도모하는 구성원에게는 집중적인 로비의 대상이자 관심의 표적이 되는 위험성도 상존한다. 이를 공공적 권한으로 인식하는 역량이 없다면, 학교 운영에 대한 책임 부담과 두려움을 벗어나고 수월성 담보하기 위해 서 너명과 밀착된 덩어리로 상층부 권력층을 형성해서 패거리문화를 주도하곤 한다.
성평등 인권감수성, 책임의식을 지닌다면 평화로운 에너지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그러지 못할 때 반대급부의 취약한 한 사람의 희생과 고립으로 게토화를 만들어 학교를 운영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말 듣지 않는 학급내 아이의 왕따를 주도하는 교사의 생활지도 방식은 힘 약한 아이의 게토화를 주도하는 위세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유비적인 권위주의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2. 동료들의 동조화 현상
교직원 34명 정도의 크지 않는 학교조직사회의 전체교직원회의에서 처음 만난 날, 학교장과 한 부장의 다중적 폭력의 전시는 코로나19와 보건업무 수행에 대한 학교생활을 치명적으로 어렵게 만들었다. 2020년 아니나다를까 첫 날부터 학교장과 인성인권부장의 노골적인 공격성 발언은 나이 어린 교사들은 물론이고 내 나이 또래의 2명의 여자 전입교사의 은근따가 시작되는 근거가 되었다. 인사를 건네도 멀뚱히 바라보며 얕잡아 보는 시선이 느껴지기에 4월 경에 이르러서는 나 또한 고개를 돌리고 냉담을 가장하게 되었다. 이는 말 할수 없는 고통의 연속인 것이다. 이러한 태도의 변화에 얻을 것이 없다고 느꼈는지 그녀들의 태도가 다소간 부드러워졌다. 다른 여교사 C의 중개에 의하여 주고받는 대화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역시나 6월 어느 날 위의 동료교사 A는 회복불능의 모멸감을 상기시키며 상처를 헤집어대고 건들인 것이다.
이는 사회학이나 집단심리학의 저자들이 설명하는 암시나 마술같은 현상으로 집단의 크기가 크든 작든 지도자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직적 · 위계적 학교문화에서 학교장의 소수자에 대한 분리와 고립을 주도하는 공연성 전시는 첫 날 첫 인상이 전체 학교분위기에 초집중해 그 공간에 머물러있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전체교직원을 향한 시그널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집단의 암시적인 영향력이 모방 경향에 복종할 수 밖에 없게 해 우리에게서 감정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Frued, 1921).
여동료교사 A는 신바람나는 사적인 동아리의 모임을 주도하며 콧노래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들이 학교의 좋은 분위기를 원하고 책임을 느낀다면 ‘학교장-나’에 대하여 한 번이라도 얼마나 마음 아프냐고 묻거나 화해를 시도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학교장이 장마에 눅눅해진 교실을 둘러보며 에어컨을 가동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학교장 방문 사실을 기뻐하며, 빛을 발하는 환한 미소로 중재는 커녕 동아리를 신설하는 것이다. "바보같이 왜 그자리에서 참고 있지?"라는 말에 꾹꾹 참고 있었던 억울함과 분노의 심리가 여동료교사 A로 인해 촉발된 것이다. 6월 중순경이었다. 학교장의 폭력 전시는 대부분의 동료들에게는 긴장감 해소용 분풀이가 명확해지고 자신의 안전지대를 확인하는 안도감으로 불구경하는 재미를 누리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층 더 긴장된 위계적인 조직문화는 학교장의 부정적 에너지와 관심이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방향과 표식이 구성원 개개인에게는 상호배타적인 2등 시민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여지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치가 유대인을 공개 처형한 뒤, 실없는 사람이 시체마다 ‘코셔 고기’라고 쓴 종이를 붙여놓으면, 이 광경을 본 거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즐겼다 한다(Wiesenthal, 197, 97). 구경꾼들은, 나치가 여전히 유대인 박해에 정신을 쏟는 한, 이곳(폴란드) 시민들은 무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개인 사이의 상호암시와 가부장적 지도자의 위세 탓이라고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양균(2021. 02. 05.), 쿠키뉴스, 얘를 어떻게 죽이지".. 강의 중 동료 교수 뒷담화한 교 수들 https://news.v.daum.net/v/20210205000705094
송명숙(2020) 흡연예방·금연실천학교 교육과정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질적사례연 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Freud, s.a.(1921). 이상율(역) Massenpsychologie und Ich-Analyse. 이책.
Simon Wiesenthal(1997). 박종서(역), 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뜨인돌.
Reinhold Niebuhr(1932), Moral Man and Immoral Society,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