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D기자단] 어른 늑대의 파란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U-15 광성중 선수단이 대망의 왕중왕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 이후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제 한 번만 더 이기면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게 된다. 인천 광성중은 8일 일요일 오전 10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친 ‘2015 대교눈높이 전국중등축구리그 왕중왕전’ 4강전서 경북 포철중과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 정규시간 및 연장전을 1-1의 스코어로 마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승자로 우뚝 서면서 대회 결승에 안착했다.
우성용 감독은 왕중왕전 출항을 앞두고 ‘AGAIN 2013’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권역리그 우승, 금강대기 우승, 소년체전 준우승 등의 승승장구를 이어 왕중왕전 결승까지 올랐던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고, 당시 아쉽게 목전에서 우승컵을 놓쳤던 한을 풀겠다는 심산이었다. 야심차게 출발에 나섰지만 사실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 들어 3학년 선수들이 여러 이유로 팀을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왕중왕전과 같은 큰 대회에서는 선참의 역할을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소식은 팀에 작게나마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우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스포츠라는 점과 축구공은 둥글다는 사실을 선수들에게 몸소 일깨워주며 차근차근 내실을 다졌다. 선수들 역시 훈련장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우 감독을 믿고 따르겠다는 의지를 몸과 마음으로 표명했다. 인천 광성중은 이번 왕중왕전을 준비하면서 체력, 기술, 전술적인 부분을 다듬기 보다는 자신감을 충전하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했다. 또 철저한 계산에 의한 코칭스태프의 판단으로 선수단의 컨디션 조절 및 정신력 가다듬기도 함께 병행되었다.
선수단은 ‘주장’ 김현수를 토대로 하나로 뭉쳤다. 졸업 전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3학년 선수들의 희생이 2학년 선수들에게까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천 광성중의 모든 선수들은 한 경기, 한 경기를 결승전과 다름없이 생각하며 죽을힘을 다해 상대와 맞서 싸웠다.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말이 있듯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실력 이외에 어느 정도 운도 따라야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대진운이다. 인천 광성중은 64강 부산 동래중, 32강 경남 토월중, 16강 평택 수원삼성 U-18, 8강 서울 용마중을 차례로 격파했다.
대진을 살펴보면 4강에서 경북 포철중을 상대하기 전까지 프로 산하팀을 만나지 않는 행운이 따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승에서 만나게 될 울산 현대중이 8강에서 서울 오산중, 4강에서 수원 매탄중을 차례로 상대한 것과 비교하면 행운이 따른 대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큰 고비는 아무래도 4강전이었다. 상대 경북 포철중은 중등축구의 최강자로 불리는 전통 강호였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경북 포철중의 낙승을 예상했다. 인천 광성중의 패기가 제아무리 들끓는다 해도 경북 포철중의 관록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없는 살림에 전력 둘이 결장해야 하는 추가 변수가 팀을 덮쳤다. 직전에 치른 8강전에서 미드필더 손재혁이 발목 부상을, 측면 날개 김채운이 퇴장을 당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복잡한 상황이 얽혔지만 우 감독은 냉정함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하는 법. 우 감독은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주말리그 및 각종 대회에서 2학년 백업 요원들이 경험을 쌓게끔 무수히 많은 기회를 줬다. 고병범이 김채운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최세윤이 전진 배치되어 중원을 구축하는 임무를 각각 부여받았다.
우 감독은 열세는 인정했지만 결코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그는 선수들에게 “늑대 축구를 앞세워 승승장구를 잇고 있는 프로팀 형들처럼 운동장에서 간절함을 품고 싸우면 제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물리치고 환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누차 강조했다. 언제나 그랬듯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도전자가 아닌 경쟁자로서의 자세로 경북 포철중과 당당히 맞서 싸웠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가 이어지면서 체력이 방전됐지만 넘어지면 또 다시 일어서서 싸우는 등 희생을 감행했다.
그리고는 결국 승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수문장’ 박성빈의 맹활약에 힘입어 인천 광성중은 ‘최강’으로 불리는 경북 포철중을 당당히 누르고 대회 결승에 안착했다. 선수단은 물론이며 학부모 및 학교 관계자까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였다. 결승 상대인 울산 현대중은 인천 광성중에게 앙숙과도 같은 존재다. 지난 2011년 우성용 감독 부임을 기점으로 수차례 만나 모두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2012년 왕중왕전 8강, 2013년 소년체전 및 왕중왕전 결승전, 2014년 춘계연맹전 4강전에서 모두 연거푸 패했다.
하지만 우성용 감독은 2년 만에 펼치는 리벤지 매치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우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올해 소년체전에서 지긋지긋한 현대 징크스를 깼기 때문이다. 인천 광성중은 지난 5월 제주서 열린 소년체전 16강전서 울산 현대중에 2-1 승리를 거뒀다. 우 감독은 “울산 현대중은 좋은 팀이다. 공교롭게도 대진이 2013년과 똑같이 되어 신기하다”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늘 현대에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소년체전에서 현대 징크스를 깼다. 흐름을 이어 꼭 승리해서 이번에는 우승으로 끝마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출사표였던 ‘AGAIN 2013’이 기어코 눈앞에 현실로 다가왔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2년 전에 아픔을 안겨주었던 울산 현대중이다. 결단코 두 번의 눈물은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인천 광성중이다. 소년체전 16강전 승리의 기운을 되살리며 꼭 다시 꺾겠다는 포부다. 운명의 맞대결은 오는 14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맞서 싸우며 기어코 마지막 결승 무대에 오른 인천 광성중이 과연 ‘앙숙’ 울산 현대중을 보란 듯이 꺾고 2년 전의 아픔을 되갚아 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되는 바다. 글-사진 = UTD기자단 유소년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