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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근(리챠드)
- 오늘의 묵상 글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무디어 다른 사람의 아픈 처지를 외면하는 것도 영적인 장애입니다.”는 구절인데 많은 것들이 가슴에 느껴집니다. 물리적으로 듣지 못하는 것만이 장애가 아니라 들리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외면하는 것도 장애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니 문득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평소에 타인들과 대화하면서 듣기 좋은 것만 골라듣고 관심 없는 내용이나 듣기 싫은 것들은 듣지 않고 흘려보낸 일들이 진심으로 반성이 됩니다. 그렇게 흘려보낸 말들 중에는 제게 유익한 내용이 되는 말도 많이 있었을 것이고 도움을 청하는 말이나 어려움을 상담하려 한 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인간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 등을 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는 것은 소홀히 한 채 말하는 것만 좋아하는 가 봅니다. 하지만 말하기만 좋아하고 정작 듣는 것은 소홀히 해버린다면 올바른 대화의 소통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 육체적인 장애를 가진 분들을 보면 불행하다고 생각했는데 영적인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지금 보면 불해해 보입니다. 주님이 벙어리 이방인을 고쳐 주셨듯이 영적인 장애를 지닌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주님 품안에서 치유됐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언제나 주님의 말씀을 잘 듣고 올바른 소통을 할 수 있게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아울러 세상의 모든 이들이 하느님 아버지와 소통할 수 있도록 크나큰 은총을 영원히 베풀어 주십시오. 아멘.
- 3년 전 처음으로 교도소에 들어오게 된 시기가 생각납니다. 죄책감, 후회, 걱정, 자유의 박탈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시기였습니다. 무엇을 하여도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단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하여 폭식을 하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폭식을 하는지 충분히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1년여를 보내던 어느 날 책꽂이에 놓여있던 성경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곤 아무 생각 없이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을 읽으며 자연스레 학창시절에 성당 다니던 제 모습이 떠올랐고 잊어버렸던 주님의 가르침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참 후 책을 덮고 저의 지금 모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걱정, 불안, 죄책감등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의욕을 잃은 채 폭식으로 몸이 엉망이 된 채 내일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제가 너무나 한심스러웠습니다. 비로소 결심하였습니다. 다시 주님 품안으로 돌아가서 보람된 삶을 살도록 노력하자고 말입니다. 미련하게 지내던 그때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뒤돌아서면 어느새 허전함이 밀려왔지만 주님을 모시는 지금은 적게 먹어도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압니다. 이게 바로 주님이 항상 베풀어 주시는 영적인 양식의 힘인 것 같습니다. 주님, 제게 다시 살 수 있는 용기와 영적인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영적인 힘이 넘쳐흐르고 사랑을 실천하며 살 수 있도록 주님의 크신 자비로 보살펴 주십시오. 아멘.
-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한때는 제가 지은 죄의 대부분을 제 주변 때문이라며 원망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죄를 짓게끔 몰아간 것도 아버지 책임이 크다며 아버지께 분노를 터뜨린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한심하기만 한 철부지였습니다. 옛날의 저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게 잘 나가는 청년이었습니다. 모두가 동경하던 대기업 호텔 출신의 요리사에다가 300평이 넘는 음식점의 조리실장. 연매출 60억이 넘는 프랜차이즈 지점의 본부장까지 승승장구하며 반짝이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성공가도를 걸으며 어느 사이 저는 독선과 자만심으로 가득차고, 남들의 장점은 묻어버리고 결점만 지적하며 사는 못 된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곁에는 언젠가부터 쓴 소리를 하거나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하나 없고 잘 보이려 아부만 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제 주위를 둘러보니 직장 동료들의 사이는 물론이고 제 친구들과의 사이도 전부 다 멀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더 나은 성공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어쩔 수없는 일이라며 스스로 자위하였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때 진심으로 반성하였다면 지금 이곳에 갇힌 현실도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후회가 됩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을 읽어보니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교만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인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지금은 주님의 곁에서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면서 살게 되어 다행입니다. 언제나 착한 마음으로 행동하여서 착한 삶을 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인자하신 예수 그리스도님, 크신 은총으로 돌보아 주십시오. 아멘.
- 이곳에 와서 처음 성체 성사를 접하던 기억이 납니다. 성체를 모시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갔지만 가슴속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믿음이 부족하였던 시절이어서 주일 미사 후 성당에서 나오면 그 후로 1주일간은 주님을 잊고 살았던 때였습니다. 만약 그때 제 믿음이 충만했다면 지금쯤 나는 이곳에 있이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때는 지역 명문고생이란 이유로 토요일까지 반 강제적으로 11시 넘어서까지 학교에 붙들려있었고 그런 생활 속에서 주님을 떠올린다는 것은 머나먼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비록 늦기 했지만 주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주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사랑 안에서 살아갔으면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리석은 제가 늦게나마 믿음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인도하여 주셔서 주님께 크나큰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역시 ‘믿음’입니다. 이기심만 채우고 기적은 잊어버린 채 의문만 가지는 어리석은 유다인이 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며 믿음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과 영적인 힘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아멘.
- 작업시간에 일을 하기보다는 무더위와 실랑이를 하며 기나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방에 들어오니 편지 한통이 와 있었습니다. 누가 보낸 편지일까 궁금해 하며 살펴보니 석 달 전쯤에 출소한 지인에게서 온 편지였습니다. 기쁜 마음에 읽어보니 조선소 쪽에 일자리를 얻어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며 성당에도 열심히 다니고 있고 더불어 제 안부를 묻는 편지였습니다. 다 읽고 나니 그분의 마지막 모습이 편지지위로 오버랩 되었습니다. 많은 말을 나누지 않고 그저 두 손을 꼭 잡고 눈으로 모든 것을 대화하며 인사를 대신하였습니다. 그분과 저는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지는 않았지만 친형과 동생으로 지내며 짧은 시간이나마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며 지낸 사이였습니다. 자연스레 그분은 저를 따라서 미사에도 참석을 하게 되었고 저와 약속한대로 출소 후에도 주님을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조만간 시간이 허락되면 가족과 함께 세례를 받기 위해 교리 공부도 받으신다니 주님의 은총이 교육 끝까지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편지를 읽고 나니 새삼스레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랑으로 상대방을 대하니 상대방도 마음을 열고 저를 믿어 주었고 결국엔 좋은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문득 이 성경구절이 생각납니다. ‘나무가 좋으면 그 열매도 좋고 나무가 나쁘면 그 열매도 나쁘다.’ 언제나 주님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며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주님의 크신 자비로 보살펴 주십시오. 아멘.
- 어느덧 무더웠던 한 달간의 방학 기간이 지나가고 내일부터는 하반기 종교 생활이 시작됩니다. 언제나 따뜻하신 신부님, 수녀님과 자매님들 그리고 형제님들도 다시 보게 된다니 내일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오늘 낮에 책에서 아프리카 의료봉사단에 대한 글이 제 가슴에 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분들의 살신성인의 자세와 박애주의가 마음을 뭉클하게 하였고 저 또한 평소에 생각하던 대로 출소 후에 이웃들을 위해 항상 봉사하며 살자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다지며 계속해서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가서만 하려하고 지금 이 순간에는 실천하지 않으려고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저도 모르게 부끄러워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시키는 이가 없어도 이웃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봉사를 하곤 하지만 내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과 귀찮다는 생각으로 하지 않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조장이라는 자리를 이용하며 제가 하기 싫은 일들은 다른 사람에게로 돌리는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말로만 봉사하며 살아야지라고 한 제가 더욱더 부끄러워집니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들도 하기 싫다.”라는 간단한 명제도 잊은 채 지냈던 지난날들을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더 이상 늦지 않게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인도하여주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아멘.
강재명(세례자 요한) - 찬미예수님! 이곳은 포항교도소 안에 있는 성바오로 공소 ‘종교거실’입니다. 어느새 일 년이 넘는 교리 공부를 끝내고 세례를 받아 열심히 기도 생활하고 있는 두 형제들과 이 방에 온지 얼마 안 되어 옹알옹알 기도를 따라하는 귀여운 막내의 모습을 보니 처음 종교 거실을 만들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종교 거실을 만든다고 신청자를 모집하는데 신청자가 달랑 두 명. 관에서는 두 명이면 방을 못 만들어 준다고 하여 그냥 아무나 설득하여 만들어진 ‘천주교실’입니다. 저야 종교 거실이 만들어 지기만 하면 아침 저녁기도, 주일엔 ‘공소예절’ 식전기도, 식후기도 함께 드리고 취침 후에는 다만 몇 구절이라도 성경을 함께 돌아가며 읽고 가능하면 묵주기도도 드려야지 하는 나만의 계획이 있었는데 기도는 커녕 서로 마음 맞히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배방에서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신자도 아닌 사람을 배방 시켜서 저는 그때 정말 많은 흔들림이 있었습니다. 그때 포기했더라면 아마도 이런 예쁜 모습의 방을 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힘들수록 기도드리고 계속 예수님께 청하니 하나하나 해결해 주셨습니다. 공소예절, 아침, 저녁기도, 묵주기도, 식 전, 후 기도.. 처음 마음먹고 계획했던 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저희들이지만 기도하면 들어주시는 예수님을 확연히 깨달았으니 종교거실 안에서만이 아닌 공장 생활은 물론 삶 안에서 귀감이 되고 본이 되는 신앙인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이 미천한 죄인의 소리까지 들어주시는 하느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김민석(라파엘) - 기적은 믿음의 결과라 하였습니다. 주님을 만나기전 저는 늘 기적을 바라며 살아왔습니다. 그저 기적만을 믿으며 살았지요. 그런 제게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믿음이 없는 여느 사람들처럼 기적이 일어나야 믿는다고 생각하며 기적을 찾아 방황했습니다. 결국 절망 속 벼랑 끝에서야 주님을 만나 더 이상 방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난 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늘 기적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살아 숨 쉬는 것,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주님의 기적인 것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믿음이 없었기에 늘 일어나는 기적들을 전 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바보 같은 제가 신앙의 삶을 살고 있음에도 또 후회스런 행동을 하였습니다. 최근 심한 허리통증으로 인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를 핑계로 매일 밤 바치던 묵주기도를 소홀히 하였습니다.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묵주 알을 돌리며 기도하는 게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진통제를 먹고 고통을 잊으려 잠들기만 바라던 제가 이틀 전 새벽에 통증이 심해 잠이 깨어 저도 모르게 묵주를 쥐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 중에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순간 후회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냥 주님께 맡기고 아파도 치유의 은총을 바라며 기도를 드렸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믿음의 기적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신앙의 삶에서 제 믿음이 잠시 흔들린 듯합니다.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마태 15,28) 앞으로 기적을 바란다면 어떠한 현실에서든지 믿음을 굳건히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주님, 늘 제 곁에서 기적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제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어떠한 역경도 견딜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시어 늘 주님 안에 머물도록 허락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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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리챠드 형제님 ^L^
요리도 잘 하셨군요.
글도 잘 쓰시고,
무엇보다 마음이 따스한 분 같습니다.
소망하시던 대로 이루어 지실 겁니다.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충실한 아드님이셔요.
건강하시고... 뜻 한 바,
이웃과 나누는 이쁜 삶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되어요.
힘 내시고, 글도 많이 써 보는 건 어떨지!
@^^@
주님! 저 형제님들에게 늘 마음의 양식과 은총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