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신곡 연옥 1곡】 "천국에 오를 준비를 하는 이 두 번째 왕국"
1곡 연옥 입구
더 좋은 물 위를 떠가려고
내 재주의 작은 배는 그리도 끔찍했던
바다를 뒤로하고 돛을 활짝 펼친다.
연옥에 있는 별은 아름다운 별(금성)로 새벽녘에 볼 수 있는 별입니다. 단테는 부활절 일요일 새벽, 어떤 희망도 사라진 지옥에서 영혼이 씻음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이 있는 연옥(천국으로 가기 위한)으로 가기 위해 돛을 활짝 폅니다.
이제 나는 인간 영혼이 정화되고
천국에 오를 준비를 하는
이 두 번째 왕국을 노래하려 한다.
이 두 번째 왕국, 연옥에 대한 정의입니다. 연옥은 기도와 겸손으로 죄를 뉘우치고 정화하면 죄가 씻길 수 있고 천국으로 갈 희망이 생깁니다. 희망이 생기는 이 점이 지옥과 다릅니다.
아, 성스러운 뮤즈들이여, 그대들에 복종하는
내 죽음의 시를 이제 삶으로 오르게 하소서!
이곳에서 칼리오페를 잠시 일으켜
칼리오페는 뮤즈들 중 으뜸가는 여신으로 서사시를 수호합니다. 단테는 뮤즈를 불러내며 글을 시작합니다.
나의 눈과 가슴을 슬프게 만들었던
죽은 공기에서 벗어났으니,
나의 눈에는 기쁨이 되살아났다.
지옥에서 벗어나니 단테의 눈에 기쁨이 되살아났습니다.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다른 극을 바라보니 네 개의 별이 보였습니다. 분별, 절제, 정의, 용기입니다. 이 네 개의 별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별빛을 즐기는 하늘에서 눈길을 돌려보니 긴 수염에 백발 머리인 노인이 보였습니다.
긴 수염에는 백발이 섞였고
엇비슷하게 자란 머리카락은 두 갈래로
가슴까지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카토였습니다. 단테는 카토를 위엄서린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카토는 원래 림보에 있었는데 그를 연옥에 끌어 올려 입구를 지키게 한 것은 그가 목숨을 걸고 정치적 자유를 지킨 것은 연옥에서 죄인들이 궁극의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는 것에 상응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카토는 견실한 공화주의자였뎐 로마의 정치가로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야망에 맞섰으나 내전이 일어나자 폼페이우스 편에 섰습니다. 카이사르가 승리하자 투항하기보다 정치적 자유를 지키고자 우티카에서 자살을 하였습니다.
“깜깜한 강을 거슬러 영원한 감옥에서
탈출한 너희는 누구인가?“
의젓한 수염을 움직이며 그가 말했다.
그러자 나의 길잡이는 나를 붙잡아서
말과 손짓, 눈치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도록 했다.
그리고 대답했다. “나는 스스로 오지 않았소.
하늘에서 내려오신 한 여인의 청으로
이 사람을 여기까지 데리고 왔소.
베르길리우스가 말했습니다.
“나는 죄지은 온갖 무리를 이 사람에게 보여 주었소. 이제 당신의 치하에서 스스로를 정화하는 영혼들을 보여주고 싶소이다. 이 사람은 자유를 찾아서 가고 있소. 자유를 위해 삶을 포기한 당신이 잘 알 것이니 당신의 일곱 왕국을 지나가게 해 주시오.“라고 합니다.
연옥은 일곱 개의 단계로 이루어진 산으로 죄를 정화하여 천국에 오를 자격을 얻게 됩니다.
카토는 하늘의 여인께서 너희들 다스린다면
그러니 가라! 이자에게 미끈한 갈대로
띠를 매어 주고 얼굴을 씻어 주어
모든 때가 말끔히 가시도록 해 주어라!
지옥의 안개로 가려진 눈으로는 연옥을 지키는 문지기 천사 앞으로 갈 수 없으니 이섬 주변 가장자리, 가장 낮은 곳에는 부드러운 흙 위에 갈대가 자라고 있으니 그 갈대로 띠를 매어주라 하였습니다.
이는
그 외의 다른 초목은 생명을 유지할 수 없으니
잎을 피우거나 단단하게 자라면 파도에
굽히지 못하고 부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카토가 갈대의 구부러지는 성질을 비유하여 연옥이 겸손으로 죄를 뉘우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후에 이 사람이 이곳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라고 합니다.
그는 사라졌습니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따라 아무도 없는 벌판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습니다.
이슬이 있는 너른 풀밭에서 젖은 얼굴을 그분께 돌리자 지옥의 안개를 씻어 내고 원래 내 얼굴로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없는 해안에 도착했다.
그 앞바다는 아무도 항해한 적 없고 아무도
얘기한 적 없는 곳이었다.
‘아무도 항해한 적 없고 아무도 얘기한 적 없는 곳’은 단테의 상상에서 나온 곳이지만 지옥편 26곡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연상시킵니다. 나는 26곡의 단테의 오딧세이아를 아주 재미있게 읽고 26곡에 썼는데 다른 분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은 듯합니다.
오디세우스는 금지된 헤라클레스의 기둥들 사이를 지나 미지의 남대서양을 항해하다 폭풍을 맞았습니다. 그는 산으로 높이 솟은 섬에서 멀지 않은 바다에서 침몰합니다. 넓은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 있는 산이 칠층 정죄산입니다. 그 섬의 산이 연옥의 칠층 정죄산인데 지금 순례자는 그 섬의 산 기슭에서 지옥의 안개를 걷어 내고, 겸손의 갈대를 맨 채 위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신세계를 향해 바다를 항해하고 단테는 시인으로서 상상의 세계를 모험한다는 면에서 둘은 똑같이 하느님으로부터 재능을 부여받았으나 오디세우스는 재주를 남용하여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 등,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일을 저지른 결과)벌을 받은 것이고 단테는 이제 겸손의 갈대 끈을 매고 자신을 조절하며 영광스러운 구원의 길을 오르고 있습니다.
거기서 다른 분(카토)이 바란 대로,
선생님이 내게 띠를 매어 주었다. 놀랍게도
그가 그 겸손한 식물을 꺾자 식물은
곧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솟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