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박찬호는 올시즌 시범경기에서 3승무패를 기록했고, 21점대까지 치솟았던 방어율도 6.98까지 끌어내렸다. 특히 초반 2경기에서 11실점을 하며 개막전 선발등판 기회까지 빼앗긴 박찬호는 갈수록 안정된 구위를 회복,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재기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박찬호는 대부분 2진급이 나선 이날 캔자스시티 타선을 맞아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는 악습을 다시 드러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회까지는 완벽했다. 3회 2사후 9번 다마소 에스티뇨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것이 첫 안타. 박찬호는 1번 론트레스 존슨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3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순항했다.
문제는 볼넷이었다. 4회 선두타자 로페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박찬호는 갑자기 흔들렸다. 3번 라울 이바네스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 무사 2·3루에 몰린 박찬호는 4번 하비를 삼진으로 솎아내고도 5번 브라운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린 박찬호는 마이크 디펠리스를 짧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루빈 고타이에게 다시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 1점을 헌납했다.
박찬호는 5회에도 1사후 로페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박찬호는 텍사스가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의 모든 경기 일정을 마침에 따라 29일 팀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했다가 30일 새크라멘토를 거쳐 개막전이 벌어지는 애너하임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