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주인이 되면 있는 곳마다 참되다
"어디를 가든 주인으로서 일을 행하면, 처한 곳 모두다 극락이 된다." 중국 당나라 시대를 살았던 선의 거장 임제(臨濟)선사가 수행자들에게 한 가르침입니다. 새겨볼수록 인생의 깊은 의미가 배어나오는 선어입니다. 자기가 처한 곳에서 전심전력을 다하면 어디서나 참된 생명을 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서 혼란스럽게 이리저리 떠다니며 불안과 불만족으로 찌들어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주인으로서 일을 행한다(作主)"는 것은 곧 어떤 상황에서도 주체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는 것입니다. 어디에서든 자신을 투입하여 자기 일처럼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게 되면 어디에서나 진실 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삶의 보람이며, 진정한 애정을 가지고 자신을 전력투구한 이만이 느낄 수 있는 참된 기쁨입니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유학자 육상객(陸湘客)은 바람직한 삶의 자세로 여섯 가지를 들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육연(六然)입니다.
자신을 초연한 가운데 두고 (自處超然) 사람을 대함에도 초연히 (處人超然) 유사시엔 칼을 둘러 베듯 하고 (有事超然) 일이 없을 때는 초연히 (無事超然) 뜻한 바를 이루어도 담담하게 (得意澹然) 뜻한 바대로 안되어도 태연히 (失意泰然) 육상객이 인생의 좌우명으로 제시한 이 여섯 가지 마음가짐을 하나로 묶어 얘기하면 바로 임제선사의 가르침인 "어디서나 주인답게 일을 다 하면 있는 곳 어디나 참되다(隨處作主 立處皆眞)"라는 말이 되며, 주체적인 삶을 가르치는 이 선어를 풀어놓으면 그것이 바로 '육연(六然)'이 됩니다. 대학 다닐 때 교육학을 배운 적이 있는데, 그 교수님이 어느 날 흑판에다 자기가 신봉하는 기독교의 교육이념이라면서 썼던 글귀가 내 가슴에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각자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본다 (隨人觀美)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요 하느님의 뜻이므로, 모름지기 바로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것입니다. - 임제록(臨濟錄)- [출처] 어디서나 주인이 되면 있는 곳마다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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