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레드 라인], [병사의 시]에 이어서, 가장 최근에 개봉한 2차대전 영화인 [퓨리]를
'아주 간략하게' 포스팅해 봅니다.
이 영화는 그 유명한 브래트 피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더욱 인기가 많았던 영화인데요?
주인공은 '흔하디 흔하게도' 미군이며, 배경 역시 '흔하디 흔한' 유럽 전선입니다.
브래드 피트 하사(영화 중 캐릭터의 이름을 까먹어서 배우 이름으로 대체하겠습니다)는 북아프리카
에서부터 롬멜의 독일군과 이탈리아군에 맞서 싸운 분대장이며, 북아프리카 작전이 끝난 이후,
허스키 작전,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참전하여, 수많은 이탈리아군과 독일군을 잡은 영웅 부사관이며,
전선을 종횡무진하다가 1945년 4월에 드디어 독일 본토로 미군이 진입하였을 시점에
노먼 이등병이라는 신참을 만납니다.
그 노먼 이병이라는 놈이 아주 골때리는 놈인데, 원래 행정병이였다가 갑자기 기갑사단으로 배치되어
전차병이 되었고, 또 절실한 개신교 신자라, 살생을 매우 혐오하는, 전시 중의 군인으로써는 최악의
조건을 가진 놈입니다.
그래서 피트 하사가 독일군 포로를 죽여보라고 할 때에도 항명을 하면서, 하극상까지 저지르려다가
진압되었고, 겁에 질린 채, 온갖 기행만 일삼는 폐급으로 전락합니다.
그 때문에 선임들의 괴롭힘도 매일같이 당하죠..;; (미군도 국군 못지 않다 라는 걸, 퓨리 보고서 대충 느낌..)
그러나 노먼도 점점 전쟁의 광기에 물들었는지, 나중에는 살생을 나름 즐기는 평범한 전시 중의 병사가
되며, 독일군들이 기습하여, 주인공의 전차가 위험에 처하였을 때, 가장 많은 독일군을 사살한 공으로
브래트 피트와 선임들에게 칭찬을 받으며, 순식간에 특급 병사가 됩니다..;;
막판에는 독일산 대전차지뢰에 기어코 주인공의 탱크가 부숴지는데, 그 때 하필 독일군의 기습을 또 강하게 됩니다.
그 전투로 인해 주연들 대다수가 사망하고, 노먼 이등병의 선임들도 전멸하며, 심지어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았던
브래트 피트 하사마저 죽습니다.
생존자는 노먼 이병 하나 뿐인데, 결국 다른 연대의 도움으로 인해, 의무병들에게 구출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퓨리 같은 경우, 여느 2차 세계대전 및 미군 영화와는 다르게, 간부들의 눈이 아닌 병사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본다는
것도 흥미로우며(보통 다른 세계대전 영화나 미군 영화에선 병사들은 그냥 고기방패로만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또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중간중간에 미군의 가혹행위와 부조리가 등장하였다는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영화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노먼 이병의 선임병들이 툭하면 노먼에게 욕을 하고, 때리고, 수치심을 안기면서
영창갈 짓을 하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데(보는 이가 1303에 신고해주고 싶을 정도..;), 미군들도 그렇게 마치
국군이나 인민군, 그리고 일본군 등처럼 가혹행위가 있었고, 생각보다 수위가 높다는 사실을 알았고,
일본군, 소련 및 러시아군, 그리고 국군과 인민군만 폭행과 욕설을 포함한 부조리와 가혹행위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퓨리를 보고서야 뒤늦게 알았습니다.
(역시 군대는 어딜 가나 도찐개찐인듯)
그리고 미국에서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가혹행위를 그리는 것은 물론, 미군의 잔인한 모습도 꽤나
나왔는데, 이를테면 주인공인 브래드 피트는 "무기를 든 독일 놈이면, 빵칼을 들고 있는 갓난아기라 해도 다 죽여라!"
라고 말을 하고 다니며(미국판 빅토르 레즈노프 중사?), 미군 병사들도 독일 민간인들을 놀리고, 모욕을 주며,
독일 여성들을 겁탈하려 하거나, 수치심을 안기려는 장면도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노먼의 선임병들..ㅡㅡ; 아주 가관임)
이는 지금까지 대부분 "미군은 전세계인의 친구, 미군은 정의를 위해서만 싸우고, 제네바 조약 겁나게 잘 지킴,
미국 만세!" 성의 다른 미군 영화와는 큰 차이를 보여주며, 더군다나 이상하리만큼 2차 세계대전 서부 전선 영화에선
미군의 잔혹행위 장면이 잘 등장하지 않는데, 퓨리에서는 그것이 노골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여느 영화들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보통 잔혹한 행위, 겁탈 장면, 민간인 능욕 장면은 독소 전쟁 영화나, 태평양 전쟁 영화, 중일 전쟁 영화에서 등장을
하는데, 2차대전 서부전선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퓨리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또 퓨리의 흥미로운 점은, 등장하는 독일군이 죄다 SS인데(영화 보시면서 독일군 군복 잘 보시면 암),
이것이 퓨리 제작사 측에서 국방군의 군복을 구하지 못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나쁜 놈들은 SS이지, 국방군이 아님"
이라는 '국방군 신화' 성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퓨리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하면, 바로 탱크 안에서 탱크를 사수하는 목적으로 싸운다 라는 매우 신선한 소재의
전투를 그렸다는 점입니다.
브래드 피트 하사가 대전차지뢰를 밟아서 망가진 탱크라 할지여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끝까지 병사들에게
탱크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처음에는 병사들도 하도 황당해하며, 하극상 적인 말까지 하며, 따르지 않으려
하다가, 피트가 자진해서 탱크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노먼도 따라서 탱크를 지키겠다고 하니까,
모두가 마지못해 따르게 됩니다.
그러나 막상 SS 군대가 주인공들의 탱크를 보고 빼앗으려고 하자, 열심히 사력을 다해 싸우며, 결론은 무참한
패배이지만, 꽤나 잘 싸워서 수많은 친위대들을 사살합니다.
지금껏 탱크 한대를 사수하기 위해서 피를 흘린다는 전쟁 영화는 없었는데, 그 점이 엉뚱하기도 하면서,
또한 신선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퓨리... 최근에 나온 2차 세계대전 영화 치고, 보기 드문 명작입니다.
특히 브래드 피트 팬 분들이 보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첫댓글 음? 저도 그 영화봤는데 신병에게 한 행동이 그리 가혹하진 않을텐데요. 다만 사람들이 죄다 못볼꼴을 계속 봐왔던 상태라 ptsd가 심해서 문제.
애초에 그 사람들이 했던 행동은 진간접적으로 전쟁의 가혹함을 가르쳐주고 궁극적으로 애가 살아남기 위해서 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가혹행위가 아니라 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그러한 가혹행위의 유무는 실제 역사에서의 가혹행위의 유무를 판가름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만든 일본 영화에서 일본군을 군기좋게 묘사한다고 해서 이게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처럼요.
중간중간에 선임들이나 피트가 노먼의 머리를 때리거나, 결정적으로 어떤 독일 민간인 여자 집에
들어가서, 노먼에게 '저 독일 년이랑 했냐?ㅋㅋ' 이러면서 깐족댔던 것은 전쟁의 잔혹함을 가르치는 거랑은 아무 상관 없는 행위라 봅니다만?
@티거6호 대표적인 아군 복장을 입고 있던 독일군을 쏴죽이도록 하는 행위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애초에 거기에 있던 양반들 대부분은 PTSD을 앓고 있는데다가 시대상도 PTSD가 뭔지도 잘 모르던 시기임을 고려하면 그정도의 괴롭힘이야 어느정도 당연하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선임들이 노먼에게 엎드려뻗치도록 하거나 의도적으로 굶기게하는 행위등을 하지 않진 않았잖습니까? 피트만 해도 엠마네 집을 찾아온 것도 근본적으론 노먼에게 여자를 가르쳐주겠다는 의도였구요.
어째 제가 본 퓨리랑 다른 것 같기도.......마지막 전투씬은 그 SS가 진입해 들어오는거 막으려고 위치사수한거 아닌가요?
위치 사수 겸 탱크를 지키려 한것이지요~
브래드 피트가 '이 탱크가 내 집이야' 라고
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티거6호 아무리 생각해도 위치사수가 주목적이고 탱크는 수단이었지요;;;
여기를 지킨다→어떻게요?→저거타고→궤도나가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요?→어차피 여기서 도망쳐도 쟤네 들어오면 죽음→이런 ㅅㅂ 어디 뒤져봅시다!
대충 이런 흐름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요.....
@마지막황제 영화에서 '퓨리'가 북아프리카에서부터 함께 해왔다는 언급을 한 걸로 압니다. 이제는 거의 가족이자 자신들의 집이죠. 절대 탱크를 버리지 못할 정도로. 그런 의미도 들어있을 겁니다.
@Robert Edward O. Speedwagon 고마워요 고속구루마!
@마지막황제 사실 탱크를 지키는 것보다는 제대로된 전력이 후방에 없는 상태에 독일군이 그대로 진격하면 보급병들이 몰살당할게 뻔하기에 최대한 오래 버텨서 시간을 벌자는 의도또한 들어가있다고 합니다.
전부 친위대는 아니었을 겁니다. 시가지에선 다른 편제도 있었던듯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떤거요?
@티거6호 등장하는 독일군이 죄다 SS단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연막탄 피우고도 후방으로 안 돌아가고 기관총 달려있는 전방으로만 달려드는 영웅버프성 영화
하늘을 찌를 것처럼 쌓여있는 수많은 베트남 전쟁 반전영화들은 다 어떻게 되었길래 '미군의 부조리를 다루는 점이 인상깊음'이라는 평이 생기는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탱크가 클레모아를 밟아서 망가졌다는 건 무슨 말씀이신가요? 설마 크레모아...?
네, 크레모아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하는 부조리는 병영부조리를 말하는 것이며, 저는 '2차대전 서부 전선' 배경을 한
영화에서 미군의 잔혹행위가 나온게 특이하다고 했던 거지, 모든 전쟁 통틀어서라고까진 안했습니다.ㅡㅡ 님 말씀대로 월남전이나 태평양전쟁 영화
에선 미군의 잔혹함이 자주 나왔죠
@티거6호 크레모아는 월남전 이후에 사용했는데요.....아마 대전차지뢰 말씀하시는듯
@티거6호 인터넷에 크레모아를 찾아보시는 편이 빠르겠군요. 크레모아가 전차의 기동도 무력화하는 최종병기였을 줄이야...
미군들도 그렇게 마치
국군이나 인민군, 그리고 일본군 등처럼 가혹행위가 있었고, 생각보다 수위가 높다는 사실을 알았고,
일본군, 소련 및 러시아군, 그리고 국군과 인민군만 폭행과 욕설을 포함한 부조리와 가혹행위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퓨리를 보고서야 뒤늦게 알았습니다.
(역시 군대는 어딜 가나 도찐개찐인듯)
미군이 부조리가 전혀 없는 이상적인 군대인 줄 알았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별로 특이할 것도 없는 내용을 두세 번 강조하시는 게 의아스러워서 그렇습니다.
@인생의별빛 님 말씀대로 대전차지뢰라는 것과 크레모아는 비슷해보여도, 전혀 다른 무기가 맞군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글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군이 부조리가 거의 없는 군대로 알고 있었던 이유는, 한때 임병장, 윤일병 등 군대의 가혹행위 사례가 한창 문제가 될 때에
국군과 미군을 비교하면서, 국군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었고, 군 문제에 대해 "인민군과 국군 등이 구 일본군의 병영악습을 물려받아서 그렇다.
구 소련군이나 현재의 러시아군 또한 병영악습이 심했다. 미군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들이다" 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하도 많아서 제가 그렇게 믿었었던
것이였습니다
@티거6호 솔직히 말해서 영화내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하자면 부조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선비욜롱 저는 미군에서 선임이나 간부가 후임병을 때린다는거 자체만으로도 놀라서요..
@티거6호 그런 짓을 하지 않는 군대가 더 비현실적으로 들립니다;; 특히 21세기도 아닌 40년대인데 지휘관들이 거칠 여지가 매우 많죠.
60년전에랑 지금이나 미군은 똑같다라는걸 깔고가시는 것부터 이미 오류...
글 본문 어디에 나와있나여?
(질문)
쿵퓨리인줄...
어..음... 부조리 진짜 그정도였으면 애교수준이죠. 전쟁 경험 없는 내무반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판에...
아아!..ㅠㅠ 역시 부조리로는 따라갈 자가 없는 국군과 인민군인가요?..ㅠㅠ 한민족이란 참..;;ㅠ
@네트 역시.. 닛뽄, 로씨야..ㅠㅠ.. 병영문화만큼은 답이
없습니다. 반도도 마찬가지지만
@티거6호 그런 의미에서 모두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