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선 바오로 신부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다니엘 5,1-6.13-14.16-17.23-28 루카 21,12-19
베트남의 순교성인들을 기리는 오늘 미사의 말씀은 믿음을 촉구하십니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루카 21,13-14)
에수님께서 제자들이 앞으로 겪게 될 박해 상황을 감추지 않고 설명하십니다.
회당과 감옥에 넘겨지고 끌려갈 것이며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죽임을 당하게 될 수도 있다고요.
이때 제자들이 명심할 점은 미리 인간적으로 뭔가를 하려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증언의 기회에 자기 언어로 섣부르고 장황한 변론을 준비하기보다, 바로 그 순간 주님께서
담아 주실 그분의 말씀을 기다리라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 즉흥보다 사전 준비에 철저한
성향이라면 다소 긴장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제 이 문제는 성향의 문제에서 믿음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8-19)
박해와 죽음 이야기까지 나왔는데도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거라 하시니 모순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머리카락"이라는 말을 쓰실 때는, 우리 힘으로 희거나 검게 할 수 없는
하느님 주권을 의미하고(마태 5,36 참조), 또 이미 아버지께서 우리 머리카락까지 다 세두실 만큼
우리가 그분께 귀하고 사랑스런 존재임을 가리킬 때입니다.(마태 10,30 참조)
설령 육체적으로 고통과 시련을 겪게 되더라도, 주님을 믿음으로써 온전히 구원되리라는 뜻입니다.
제1독서는 어제 등장했던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의 아들 벨사차르 임금 때의 일화입니다.
"하느님께서 임금님 나라의 날수를 헤아리시어 이 나라를 끝내셨다는 뜻입니다. ...
임금님을 저울에 달아 보니 무게가 모자란다는 뜻입니다. ... 임금님의 나라가 둘로 갈라져서,
메디아인들과 페르시아인들에게 주어졌다는 뜻입니다."(다니엘 에언서 5,26-28)
다니엘은 적대국에 끌려간 유배자 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지혜가 출중하고 신통력이 있어도
목숨과 안위를 부지하기 위해서는 할 말, 안 할 말은 가려야 하는 처지지요.
하지만 다니엘은 주님의 집 기물로 술을 마시고 피조물을 신으로 찬양하던 임금에게
하느님께서 내리신 말씀을 있는 그대로 풀이해 줍니다. 난데없이 글씨가 나타난 이유는
벨사차르 임금이 인간의 목숨을 손에 잡고 계시며 모든 길을 쥐고 계신 하느님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면서요.
다니엘은 임금에게 하느님께서 이 나라를 끝내셔서 메디아인들과 페르시아인들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또 임금은 구원받기에 모자란다고 숨김없이 아룁니다.
다니엘은 독서를 듣는 우리가 가슴 졸일지언정,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하느님께서 떠올려 주신 말씀을 숨기거나 감추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 속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바라시는 바가 다니엘 예언자의 태도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 담대함과 용기는 언변과 지혜를 주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의 크기이고 신뢰의 무게겠지요.
이 믿음과 신뢰가 충실함으로 표현되는 것일 테고요.
사랑하는 벗님!
우리 각자가 지닌 믿음의 무게를 살피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미리 앞당겨 두려워하지 말기를,
그리고 권력이나 재산, 신분 등의 인간적 자원에서가 아니라 바로 그 믿음 덕분에 담대하고
용기 있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고 살아가길 바라십니다.
주님께서 사람과 사건, 말씀과 자연으로 우리 각자에게 써 보내시는 권고에
늘 깨어 있는 벗님을 축복합니다.
작은형제회 오상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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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루카 신부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다니엘 5,1-6.13-14.16-17.23-28 루카 21,12-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9)
'위기는 곧 기회!'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이어지는 '재난에 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2.13.17-19)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박해(위기)를 예수님을 증언할 좋은 기회로 삼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열두 사도들'은 그렇게 박해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교회의 첫 순교자인 스테파노'와 '이방인의 사도인 바오로' 역시 박해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수많은 순교자들, 역시 '박해를 복음이신 예수님을 증언하는 기회'로 삼은 분들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나를 찾아오는 고통과 시련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증언할 기회이며,
그 너머에 있는 부활을 증언할 기회입니다.
하느님의 완전한 드러남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믿고,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는, 고통과 시련이라는 박해 앞에서 쉽게 넘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어야 하고, 예수님 말씀처럼,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야 합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화이팅 합시다!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르코 13,13)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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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다니엘 5,1-6.13-14.16-17.23-28 루카 21,12-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이어 계속해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신 담화,
곧 종말에 대한 말씀으로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줍니다.
먼저 박해와 박해 가운데에 있을 증언에 대한 말씀입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그러나 언변과 지혜를 내가 주겠다.”(루카 21,12-15)
박해가 오히려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깨우치십니다. 곧 박해를 당하게 되면
오히려 하느님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보호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하느님께서
눌변인 모세의 입과 함께 계셨듯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탈출기 4,11-12.15-16).
그러니 박해를 통하여 오히려 우리는 신앙이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위기의 순간은 가장 좋은 기회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7-18)
이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미움이나 배척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미움과 배척을 통하여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곧 미움과 박해를 벗어나게 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보호해주고 지켜주실 것이니
인내하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는 미움 받거나 배척받게 되면 힘들어 합니다. 고난과 시련, 어려움이나 귀에 거슬리는
말이나 힘든 것은 피하고, 편하고 좋고 즐거운 것, 듣기 좋은 말에 더 맛들이고 쉽게 기울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움과 인내를 통하여, 구세주와 협력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신기하게도 어려움과 인내에는 고통을 변화시켜 하느님과의 만남이 되게 하는 묘한 이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고난을 그리스도인의 특권이라고 말합니다. 곧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위하는
특권을, 곧 그리스도를 믿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위하여 고난까지 겪는 특권을 받았습니다.”
라고 말합니다.(필리피서 1,19)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9)
성 베네딕도 역시 ‘인내’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통로요, 그리스도의 수난에 참여하는
한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곧 “그리스도의 수난에 인내로써 한몫 끼어
그분 나라의 동거인이 되도록 하자.”라고 말합니다.(수도규칙 머리말 50)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는다면 그리스도와 함께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고 있으니 영광도 그와 함께 받을 것입니다.”
(필리피서 3,10 / 로마서 8,17)
<오늘의 샘 기도>
주님!
고난과 시련이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되게 하소서.
그 속에서 당신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하소서.
오히려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이 위기의 순간이 아니라 기회의 순간이 되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도 배척도 당신과 함께 받고 당신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아멘.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토 수도회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에서 참조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