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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건너온 봄 기운이 중부권 이남의 들녘과 산에 봄꽃잔치를 펼치고 있다. 봄꽃 산행하기에 알맞은 때다. 가족이나 가까운 벗들과 함께 봄 산에 올라 연분홍 진달래와 철쭉으로 수놓은 하늘정원에 파뭍혀서 상큼한 봄 향기에 취해볼까? 한국등산중앙회 강영일 회장이 추천하는 봄철 산행지를 소개한다.
고려산 20만평 꽃자수
강화도 고려산(436m)은 봄마다 진달래 축제를 열 만큼 진달래로 잘 알려진 산이다.
고려시대 때 몽고의 침략을 피해 강화도로 도읍을 옮긴 뒤 고려산이라고 불리게 됐는데 송도의 고려산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산 꽃등산의 백미는 능선을 따라 펼쳐진 진달래 군락지. 특히 낙조봉까지 4킬로미터 능선 20여만평을 진달래 꽃밭이 수놓는다. 강화군청은 이달 20일쯤 진달래꽃이 활짝 필 것으로 내다봤다.
해거름에 낙조봉에 서면 석모도 앞 잔잔한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해넘이를 볼 수 있는데 강화 8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또 날씨가 맑으면 한강과 임진강은 물론이거니와 동쪽으로 강화대교와 김포, 서쪽으로 석모도, 남쪽으로 마니산과 서해바다, 북으로 개성까지 봄빛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려산에는 천년고찰 백련사와 적석사를 비롯해 북방식 고인돌 군락지가 있어서 역사탐방도 할 수 있다. 산행 후에는 외포리항 등에서 싱싱한 횟감과 강화특산물인 인삼과 순무, 밴댕이회, 조개구이, 바지락 칼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산화휴게소-미꾸지고개-조망바위-진달래 군락지-낙조봉-고인돌군-고려산 코스가 3시간30분쯤 걸린다. 문의 강화군청 (032)930-3114.
화왕산 억새와 진달래 사잇길
경남 창녕군 창녕읍 고암면에 자리잡은 화왕산(757m)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군락, 가을에는 황금빛 억새밭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봄철 화왕산의 진달래는 정상 분화구에 펼쳐진 10리 억새밭과 어울려 독특한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특히 화왕산성 주위의 사면과 관룡산으로 이어진 능선 일대가 진달래 꽃산행의 백미로 꼽힌다. 가야시대의 성으로 추정되는 둘레 2600m의 석성인 화왕산성은 홍의장군 곽재우의 의병 근거지로 잘 알려져있다.
화왕산 꽃산행은 산 정상의 10리 억새밭과 남서쪽 능선길을 따라 진달래꽃을 헤치며 걷는 맛이 일품이다. 진달래꽃들은 관룡산 정상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주능선 위를 걷는 것이 좋다. 주변에 부곡온천과 영산호국공원, 만옥정공원(진흥왕척경비), 우포늪 등 볼거리가 있으며 특산물로 옥천송이와 고암면 감리 청정미나리 등이 있다.
자하곡매표소-도성암-환장고개-화왕산 정상-허준 세트장-진달래 능선-관룡산 정상-관룡사-옥천리 코스가 잘 알려져 있는데 4~5시간 정도 걸린다. 문의 창녕군청 (055)530-2479~2481.
선운산 미륵불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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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의 선운산(336m)은 예부터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이라는 뜻의 도솔산으로도 불리웠다.
경수산, 개이빨산, 구황봉, 청룡산, 비확산 등 300m급의 나즈막한 봉우리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호남의 내금강’으로 일컬어질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봄에는 동백, 여름에는 울창한 수림, 가을에는 단풍으로도 유명하다. 북쪽 기슭에 백제 위덕왕 때 검단선사가 창건한 명승고찰 선운사가 자리하고 있다. 춘백으로도 불리는 선운사 동백은 가장 늦게 피는데 특히 4월부터 5월 초순까지 선운사 대웅전 뒤편 5천여평에는 평균 6미터 높이와 수령 500여년을 자랑하는 동백나무 3천그루가 활짝 펴 장관을 이룬다.
미당 서정주는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니다”라고 선운사 동백을 노래했다.
선운산에는 낙조대, 선학암, 봉두암, 사자암, 용문굴, 만월대, 천왕봉, 여래봉, 인경봉, 구황, 노적봉 등 많은 명소를 간직하고 있다. 해거름에 낙조대에 오르면 해가 하늘과 서해바다를 붉은 빛으로 물들이며 물 속으로 빠져드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복분자술을 곁들인 풍천장어구이가 고창의 별미이며, 모양읍성과 고인돌 유적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생가, 석정온천 등을 들러볼 수 있다.
선운사-수리봉-국사봉-낙조대-용문골-천마봉-도솔암(4시간) 코스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선운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063)563-3450.
황매산 세송이 수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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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을 대표하는 황매산(1108m)은 소백산과 바래봉에 이어 철쭉 3대 명산으로 꼽힌다.
황매산은 합천호 푸른물에 하봉, 중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같다고 수중매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해마다 5월이면 북릉인 떡갈재부터 정상 사이, 정상에서 남릉 상의 베틀봉(946.3m봉) 사이, 그리고 베틀봉에서 모산재 사이에 철쭉으로 꾸민 하늘정원이 펼쳐진다. 철쭉이 활짝 필 무렵이면 황매산 철쭉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5월7일부터 2주 동안 산 일대에서 벌어진다.
황매산 정상에 서면 잔잔한 합천호와 이웃 악견, 금성, 허굴 3산, 산청군 차황면쪽의 산과 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황매산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고찰인 연암사지와 쌍사자석등, 귀부, 삼층석탑 등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주변에 합천댐, 황계폭포, 해인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와 텔레비전 드라마 <서울 1945>의 오픈세트장으로 유명한 합천영상테마파크, 오도산 자연휴양림, 합천박물관, 바람흔적 미술관 등을 찾아볼 만하다. 특산물로는 송이버섯과 송지떡, 고사리, 고가송주 등이 있다.
둔내리-황매정사-무지개터-모산재(정상)-철쭉 자생지-황매산성터-순결바위-황매산 정상-국사당-영암사지 코스가 가장 알맞으며 3~4시간쯤 걸린다. 문의 합천군청 (055)930-3114.
지리산 바래봉 꽃대궐
3도 5개 군에 걸쳐 있는 광활한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의 전북 남원 운봉에 자리한 바래봉(1167m)은 이름 그대로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으로 이뤄져 삿갓봉이라고도 불리는데 4월 말부터 활짝 핀 철쭉꽃을 보려는 상춘객으로 붐빈다. 유난히 붉고 잎이 작은 바래봉 철쭉은 정상부근에서 팔랑치까지 약 1.5km 구간의 능선과 사면 일대가 허리 정도 높이로 드넓은 군락을 이룬다. 팔랑치에서 부운치 세걸산 고리봉을 거쳐 정령치로 이어지는 꽃대궐의 산행은 사람의 마음을 진분홍으로 달뜨게 만든다. 바래봉 정상에 오르면 지리산의 노고단과 반야봉, 촛대봉,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까지 바라다 보인다. 주변에 실상사와 화엄사, 천은사 등 천년고찰과 뱀사골, 백무동계곡 등 명소가 많다.
운봉읍 축산시험장-노천매점-갈림길 좌측-목장산판로-샘-주능선 삼거리-바래봉(정상)-주능선 삼거리-서남쪽 능선-철쭉군락-팔랑치(하산지점)-동쪽(좌측) 내리막길-팔랑마을-도로-내령리 코스가 약 13킬로미터에 이르며 4시간~5시간쯤 걸린다. 문의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관리사무소북부지소 (063)625-8911.
비슬산 꽃물 든 기암괴석
대구 달성군과 청도군에 걸쳐 산자락을 드리운 비슬산(1084m)은 기암괴석과 철마다 피어나는 야생화와 가을단풍 관광명소이다.
비슬산 진달래는 주봉인 대견봉(1084m) 부근, 988봉 부근 아래, 대견사 터 산자락 등 크게 3군데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대견봉에서 남쪽 조화봉(1058m)까지 4킬로미터 능선에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으며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억새로 뒤덮힌다. 4월 중순부터 진달래가 붉게 물들기 시작해 4월 말께 절정에 이르는데 참꽃(진달래)제가 열린다.
신라고찰 유가사를 비롯해 용연사, 소재사, 용천사 등의 많은 사찰과 비슬산 자연휴양림, 약수터가 있다. 주변에 용봉동 석불 입상, 달성 조길방 가옥, 현풍 석빙고, 도동서원, 인흥서원 등 문화재와 앞산공원, 정대계곡, 남평문씨 세거지, 화원동산(유원지), 약산온천 등이 볼거리다.
유가사-도성암-도통바위-대견봉-진달래 군락지-대견사터-소재사 코스는 꽃산행으로 인기있으며 5시간쯤 걸린다. 문의 비슬산관리사무소 (053)614-5481.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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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