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로 기억이 남을 것 같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올해가 가장 시원한 해로 기억된다는 얘기다. 기온의 변화가 이제 피부로 와닿게 되었고 환경을 보호하지 않고서는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차라리 청신호이지 않을 싶다.
이제 환경은 보호의 대상을 넘어 지켜야 할 성역이 되어버렸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자연이 살아야 하고 자연이 살기 위해서는 생물의 다양성이 보존되어야 함을 학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이제는 깨닫게 되었다.
아롬주니어에서 참 시기적절한 그림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알테아 빌라의 글과 프란체스카 수다노의 그림은 서로 협업을 이루어 어린 독자에서 어른 독자에 이르기까지 그림책을 통해 자연을 생각하고 미래의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데 충분하다고 본다.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는 동물부터 생소한 동물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과 먹이, 환경이 절대적으로 인간이 지켜주어야 할 것들임을 그림을 통해 호소를 하는 듯싶다.
이제는 자연이 스스로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해야 할 때다. 사람이 나서서 자연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 단계가 아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놔 둘 때 가장 이상적인 자연이 된다. 사람은 이제 절제해야 한다. 아니 최소한 가까이하지 않아야 한다.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생물들이 서로 다양하게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자연에게 맡겨야 한다. 저자는 간곡한 부탁을 그림책의 제목으로 독자들에게 다시 외치고 있다.
"소곤소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자연 앞에 인간은 소곤소곤 목소리를 낮추고 마음을 낮추고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할 때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자연으로 다시 되돌아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